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명한 투자자 May 19. 2021

주식시장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미스터 마켓과 안전마진

진정한 투자자는 주식의 시장 가격이 자신의 장부가치에 맞을 때에만
관심을 보이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
-현명한 투자자, p.264-


미스터 마켓은 누구일까?


주식시장은 매일 요동치며 왜 이렇게 우리를 심리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일까? 주식시장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에서 주식시장을 의인화한 미스터 마켓(Mr. Market)을 등장시킨다. 미스터 마켓이라고 부르니 뭔가 대단해 보인다.(나만 그런지도.) 나는 머리가 좋지 않으므로 이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 회사에 매일 오시는 '녹즙 아주머니'로 바꿔서 상상해보았다.


나는 최근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양배추 녹즙을 먹고 싶다. 다만, 녹즙 100ml에 2000원이면 적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녹즙 아주머니는 도라지즙 샘플도 주시면서 나와 친분이 생겼다. 그러다가 내가 양배추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아셨다.


하루는 아주머니가 영업력을 발휘해 "양배추의 설포라판 등의 성분은 위염 및 위암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을 박멸하고 위 점막의 손상을 보호해줘요.(출처 : 나무 위키)"라면서 하나만 사 먹으라고 하셨다. 싸게 주는 거라면서 양배추 녹즙 하나에 4000원이라고 하신다.


다음 날, 아주머니가 다시 오셨는데 양배추 녹즙 재고를 다 처리해야 한다며, 녹즙을 1000원에 팔겠다고 하신다. 내가 느끼기에 녹즙 아주머니는 변덕스럽다.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은 매일매일 새로운 가격을 제시하는 변덕쟁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 녹즙을 사야 할까. 아주머니가 1000원을 불렀을 때다. 나는 녹즙의 가치를 2000원으로 계산하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1000원을 불렀을 때 사면 50% 폭탄세일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게 전부다. 나는 아주머니가 제시하는 가격에 맞춰서 계속 녹즙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가치보다 가격이 낮을 때 녹즙을 사면 되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투자자가 주식에 대한 판단을 미스터 마켓에 맡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투자자는 자신이 생각한 기업의 가치를 기준으로 시장이 제시하는 가격을 언제든지 무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변덕스러운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고 기업의 가치에 집중하면 투자자는 시장을 하인으로 삼을 수 있다.

'현명한 투자자'가 주는 교훈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주식을 기업 일부에 대한 소유권으로 생각하라.
2. 시장을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나의 하인으로 삼아라.
3. 항상 안전마진을 확보하라.
-워런 버핏 라이브, p.282, 군중심리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전마진이란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워런 버핏 라이브, p.260, 찰리 멍거의 답변-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 뭘까?


나는 고민 끝에 녹즙을 1000원에 샀다. 앞으로 아주머니가 녹즙 가격을 1000원보다 낮게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원가를 따져 보았을 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나는 내가 지불한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었다. 만약에 내가 1000원에 산 녹즙을 다른 사람에게 2000원에 판다면, 1000원의 마진을 남기게 된다. 이것이 안전마진이다.


그럼 안전마진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을까? 현명한 투자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안전마진이란 주가에 대한 이익 비율과 채권에 대한 이자비율의 차이를 말한다.
안전마진은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흡수할 수 있는 차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현명한 투자자, p.633, 주석-

안전마진 = 이익수익률 - 채권수익률

이익수익률은 PER의 역수(1÷PER)다. 만약에 어떤 회사의 이익수익률 9%(PER 11배), 채권수익률은 4%라고 하면 그 차이는 5%가 된다. 채권수익률을 제외하고 5% 마진이 남은 것이다.


숫자가 나오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워런 버핏 할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내가 잘 이해하는 회사를 내재가치의 40%에 사면 안전마진이 확보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워런 버핏 라이브, p.283-

비슷한 의미에서 '현명한 투자자'에도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중략) 유형 자산가치(장부가치)에 거의 근사한 가격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최선일 것이다. 여기에서 근사치란 유형자산가치의 3분의 1을 넘지 않은 수치를 말한다.
-현명한 투자자, p.260-


결론이다. 기업의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하든 간에, 미스터 마켓이 기업 가치보다 크게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면 투자자는 그 주식을 사면 된다. 안전마진이 확보된 싼 주식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설명하는 미스터 마켓과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을 대충 이해했다. 가격과 가치의 차이에 중점을 두는 가치투자의 중요한 개념을 알게 된 것이다이를 통해 나는 침대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투자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레이엄의 또 다른 책인 '증권분석'을 읽고 미국 주식 한 종목을 장부가치의 40%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였다. 그 종목은 21년 5월 현재, 5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안전마진 확보! 그레이엄 만세!

(참고 : 장부가치 = 유형자산가치 = 자본총계 - 우선주 자본금 - 무형자산. 증권분석 p.601)


뭔가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주의할 점이 있다. 나는 워런 버핏처럼 기업의 내재가치를 구할 능력이 없어서 장부가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그리고 나는 3000만 원을 잃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이전 06화 손자병법에서 얻은 5가지 투자원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