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힘을 믿어보자
뾰루지에서 얻은 뜻밖의 깨달음
턱에 또 뾰루지가 났다.
빨갛게 성이 나서 손만 닿아도 아프다. 이럴 때는 스팟 패치를 붙이고 익을 때까지 가만히 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여서 결국 손을 댔다. 피를 볼 때까지 짰다. 눈물이 찔끔 나면서 순간 후회를 한다. 좀만 참을걸.
결국 제대로 짜지도 못했는데 피만 보고 상처만 생겼다.
삶을 살아가며 생기는 감정이나 관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가만히 두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굳이 건드려서 후회할 일을 만들거나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그저 시간을 들여 지켜보는 것이다.
순간의 감정 때문에 관계를 섣불리 끊어내지 말고 시간의 힘을 믿고 기다려보자. 시간이 지나 끓어올랐던 감정이 식고 진정되면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일 것이다. 감정이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빠져 눈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이는 일을 처리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도 적용된다.
우리는 모호한 느낌이 싫어서 섣불리 일을 처리할 때가 많다. 하지만 결정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것도 결정이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극단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유예기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급하게 내린 결정으로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으려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생각해보자. 그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제3의 방법이 나올 수도 있다.
문득 확실한 게 좋다는 이유로 안 사귈 거면 그만 만나자고 통보했던 인연이 생각난다.
개인마다 생각하는 적당한 '썸'의 기간은 다 다르겠지만 당시의 나는 석 달이 넘는 이도 저도 아닌 만남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지나고 나서 '사람마다 마음을 여는 기간이 다를 수도 있는데.. 너무 일방적인 통보였나? 좀만 더 기다려볼걸 그랬나?' 하고 잠시 후회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의 힘을 믿고 섣불리 선을 긋지 않았다면 꼭 사귀지 않더라도 좋은 관계로 남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나는 역시 우유부단하고 너무 재는 사람보다는 태도가 확실한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