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대하는 방법

귀한 손님처럼 여기자

by 글짓는약사

"자네는 가족이 있나?"


쓸쓸한 눈빛이었다.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가족들에게 평생 모질게 굴었네. 너무 후회가 돼. 이제 만나더라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질문에 대답하려 애썼다.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일까 무어라 말이 터지질 않았다. 내가 씁쓸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 하자 그는 괜한 말을 했다는 듯 손사래를 치고 컵라면 그릇과 함께 몸을 돌렸다.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불쑥 튀어나온 말에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손님한테.... 친절하게 하시던데..... 가족한테도......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그럼.... 될 겁니다."

"손님에게라..... 그렇군. 여기서 접객을 더 배워야겠네."


곽 씨가 고맙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뒷모습을 보였다.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늘 거기 있을 거라 생각하며 마치 물과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긴다.


또한 가깝고 편하다는 이유로 타인에게는 절대 하지 않을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가족이라면 그것조차 다 이해하고 받아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소중하게 대해야 할 가족을 타인보다 함부로 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타인을 대할 때는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만, 가족을 대할 때는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이 쌓이다 보면 관계 속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진정한 소통이 어려워진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아이러니한 관계가 된다.


가깝다고 해서 예의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가족을 대할 때도 적절한 예의를 갖추고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자.


또한 집에 와서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며 바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가족들에게 풀려고 하지 말자. 가족은 내가 충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안식처이지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가족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끔 가족을 '귀한 손님처럼' 여기는 것이다.
우리 곁에 잠시 머물다 곧 떠나게 될 손님.
한 번 떠나면 다시는 못 만날 귀한 손님처럼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진다.

이민규 <생각의 각도>


우리는 손님을 대할 때 진상 손님이 온다고 해도 막말을 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는다. 기분이 좋지 않아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기 마련이다.


가족 또한 '귀한 손님처럼' 여긴다면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을 가리게 될 것이고,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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