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비즈니스 차원보다 이 딜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간의 역학 관계와 정치적 관점을 분석해보자.
처음 한국에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한다는 기사가 났을때 사람들은 놀라고 우려했다.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하면 넷플릭스가 미디어 산업에서 제국을 완성하고 독과점하는게 아닐까? 그럼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곧바로 스카이파라마운트가 나타나면서 다들 의아해 했다. 작년에 겨우 CBS와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스카이댄스라는 작은 회사가 무슨 돈이 있다고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하겠다고 넷플릭스에 맞서나?가 첫 반응이었다.
스카이댄스가 바이어컴CBS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도 시장은 놀랐다. 스카이댄스는 미션임파서블과 탑건 등 톰 크루즈 영화를 주로 제작하는 영화 제작사로 알려졌다. 주로 파라마운트라는 바이어컴CBS 계열의 배급사를 통해 미션임파서블 시리즈가 개봉되었기 때문에 일종의 파라마운트의 하청 제작사로 여겨졌던 회사가 미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기업인 CBS와 계열 회사를 인수한다는 뉴스는 정말 말 그대로 뉴스였다.
CBS의 Columbia Broadcasting System의 약자로 Columbia라는 용어에 미국의 대표성과 정체성을 담고 있다. 실제 CBS는 미국 방송의 시초다. CBS는 NBC와 미국 방송을 시작했고 뉴스 부문은 월터 크롱카이트와 같은 유명한 기자와 앵커로 얻은 명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60 minutes는 탐사 보도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다. CSI, NCSI, FBI같은 프로그램은 시즌이 20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 장수 프로그램이 많아 방송시청률도 수년째 1등을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로 인해 기세는 잃었지만 여전히 방송의 맹주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바이어컴CBS는 스트리밍 대전환 시기 오너 가문의 집안 싸움으로 디지털전환에 실패했고 시장에서 존재감이 낮아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카이댄스가 바이어컴CBS를 인수한다는 것은 쇼킹했고 그 대표가 데이비드 앨리슨이라는 젊은 CEO라는 점은 더 쇼킹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앨리슨이 오라클의 CEO 래리 앨리슨의 아들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서히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놓치면 안되는 뉴스가 하나 있다. 트럼프의 틱톡 강탈과 오라클의 인수다. 25년 9월 트럼프는 오라클에 틱톡을 강제매각하라 하고 오라클 콘소시엄에 넘겼다.
바이어컴CBS가 매각될때도 “파라마운트와 CBS는 그동안 '가짜 뉴스'의 온상이었지만, 이제는 진짜 비즈니스맨의 손에 들어갔으니 대대적인 청소가 일어날 것이다." <2025년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게시글> 라며 칭찬하며 합병이 빠르게 승인됐다.
그리고 앨리슨 가문은 워너브라더스를 다음 타겟으로 나선다. 넷플릭스-워너 기사가 나오기 두어달 전부터 WBD에 인수 오퍼를 하기 시작한다. 이미 디스커버리가 워너 브라더스를 매각하고자 한다는 소문이 나있었고 앨리슨 가문이 먼저 나선 것이다. 합병설이 나오기 전 WBD의 시가총액은 350억 달러 수준으로 최종 인수가인 1110억원에 비하면 1/3밖에 안되는 수준이었으니 인수를 검토할 때는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앨리슨 가문이 WBD까지 인수한다면 트럼프의 골치거리인 CNN까지 처리가 끝나게 된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전통적으로 미디어와 언론은 친 민주당 성향이었다. 뉴욕타임즈를 필두로 CBS, ABC, NBC가 모두 친 민주당 성향이었고 CNN과 NBC의 정치 전문 방송인 MSNBC는 가장 친 민주당성향을 보여왔다.
친 공화당 성향을 내세운 방송은 FOX가 유일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친 공화당성향이지만 경제지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지형 자체가 친민주당 우세 구도속에 FOX 혼자 고군분투한거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기존 신문과 방송들을 가짜뉴스라고 폄훼했고 자신이 직접 트루스소셜이라는 SNS 서비스를 만들어 기존 언론을 통하지 않고 직접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다.
1기 트럼프 정부 이후 기존 언론들은 트럼프의 비정상적인 행보에 비우호적인 보도와 방송을 계속했고 중간선거 패배 이후에는 선거 불복과 의회 폭동으로 기소되는 상황에서 트럼프를 크게 비판했다. 2기 트럼프 정부에서도 트럼프는 CBS 뉴스 보도에 대해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고발을 계속했다.
트럼프가 직접 만든 트루스소셜 만으로 정보의 유통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는 아예 정보 유통의 구조를 바꾸기로 작정한것은 아닐까?
틱톡부터 대표 지상파방송 CBS, 대표 뉴스채널 CNN을 인수함으로써 미국의 언론지형을 구조적으로 바꾸기로 했고 그 선봉장을 엘리슨 가문에 맞긴게 아닐까? 그 시작인 틱톡과 오라클은 너무 뜬금없지 않은가? 클라우드 회사에 서비스를 맡기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 보려해도 이상하다.
하지만 사람으로 본다면 이해가된다. 본인의 믿을맨 래리 앨리슨에게 미래 미디어 서비스의 이미 성공 모델인 틱톡이라는 캐시카우 선물을 주고 그 돈으로 CBS와 CNN을 처리하라고 맡긴 거라면 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카이파라마운트는 시가총액 350억달러의 WBD를 M&A 이슈화로 600억대까지 점프업했고 넷플릭스 참전으로 827억으로 다시 한번 뛰고, 최종 제안가 1110억 달러(순부채 400억 달러 포함) 까지 치 솟아 모두가 승자의 저주를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워너 CEO 자슬라브를 소송까지 하고, 래리 앨리슨이 개인보증까지 해가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시장에 포효하며 딜을 성사시킨것은 아닐까?
매번 화룡점점은 트럼프다. 워너 브라더스가 스카이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계속 거절하자 트럼프가 나서 넷플릭스 이사회 멤버인 수전 라이스의 퇴출을 요구하자 결국 넷플릭스는 물러난다.
트럼프-앨리슨 연합군의 승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음모론의 시각이지만 숫자 계산이 맞다면 트럼프라는 태생적 비즈니스맨과 래리 앨리슨간의 딜이라는 밝혀지지 않을 합리적인 의심이 아닐까? 그럼 다음 글에서는 틱톡과 워너브라더스 딜의 이코노믹스를 한번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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