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틱톡 주고 CNN, CBS 정리

by 이창훈

넷플릭스가 워너 브라더스 딜의 뉴스가 나왔을때 업계는 넷플릭스가 워너의 프렌즈와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라이브러리를 확보해 미디어산업의 독점기업이 될거라고 예측했다.


뭔가 이상하다. 워너브라더스에는 CNN이 있는데 CNN에 대한 정리방안이 명확치 않다. 일부 채널과 CNN을 분사해 넷플릭스는 CNN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2018년 AT&T가 워너를 인수할때 트럼프 대통령은 CNN 처리방안 없이는 합병 승인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실제 법무부가 소송까지 했다. 그런데 분사 정도로 딜이 성사되고 정부가 승인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넷플리스와 워너 두 당사자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를 살펴봐야 한다.


스카이파라마운트가 이미 2-3달 전부터 워너에 인수를 제안하고 있었다. 스카이파라마운트는 작년 스카이댄스라는 제작사가 CBS와 바이어컴, 파라마운트까지 썸너스톤 가문이 소유해온 미디어 자산 전체를 스카이댄스가 80억 달러에 인수한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덩치는 크지만 인수가는 80억 달러로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제안한 인수가 827억 달러는 100조도 넘는다. 스카이댄스가 넘 볼 사이즈가 아니다.


물론 스카이댄스 뒤에는 CEO 데이비드 앨리슨의 아버지인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이 있지만 그럼에도 827억 달러는 AOL-워너 딜의 1650억 달러에 이은 역대 두번째 규모의 엄청난 사이즈의 M&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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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어를 스카이댄스에서 오라클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회사다. 클라우드 회사가 왜 갑자기 미디어 기업들을 사들일까? 큰 돈이 되거나 AI 같은 성장 비즈니스도 아닌데 AI 투자로 갈 길이 바쁜 오라클이 왜 미디어 기업들을 사들일까?


오라클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걸까?


25년 미디어 관련해 크게 두개의 딜이 있었다.


첫번째는 스카댄스의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 두번째는 오라클의 틱톡 미국 자산 인수다. 모두 앨리슨 가문의 딜이다. 오라클이 왜 틱톡을 인수했을까?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 이슈라는명분으로 중국의 바이트댄스로부터 사실상 뺏어 오라클 콘소시엄에 넘겼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틱톡이라는 숏폼 서비스는 미디어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서비스인데 비딩도없이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오라클에 떠 안겼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게다가 사업가 트럼프에게 더더욱더 공짜는 없을 것이다. 무슨 딜일까?


먼저 틱톡의 이코노믹스를 따져보자. 얼마짜리를 줬나 보면 무엇을 받을지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틱톡을 장부가 140억달러에 강제 매각했고 오라클은 콘소시엄의 일원으로 단독으로는 15%의 지분으로 20억 달러를 장부상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평가받는 틱톡의 밸류에이션은 대략 400~600억 달러로 오라클의 시장 가치는 약 60-90억 달러로 평가될 수 있다. 추후 틱톡샵까지 추가되면 향후 밸류에이션은 1000억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틱톡은 당연히 클라우드서비스는 오라클을 쓰고 클라우드 호스팅 수익(OCI)은 연간 약 15억~20억 달러다. 틱톡인수를 통해 오라클이 얻는 이득은 크게 지분가치 상승과 클라우드 수익으로 약 10년간 330억달러의 선물을 받았다. 물론 수수료로 100억 달러를 트럼프가 받아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틱톡은 누구나 받고 싶은 큰 선물이다.


트럼프가 받을 선물의 대가는 뭘까?


설마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를 통한 CBS의 공화당화, 워너 인수를 통한 CNN의 공화당화가 아닐까?


틱톡이라는 선물은 약 310억 달러 밸류다.


파라마운트가 발표한 내용들을 보면 워너인수로 인해 900억 달러라는 엄청난 빚을 감당해야 하지만 합병회사의 광고수익과 스트리밍 수익을 통한 FCF는 800억에 달하고 중복자산 매각을 통해 200억도 절감 가능하다.


매년 40~50억달러에 가까운 이자를 내야되지만 틱톡을 포함해 보면 FCF에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이고 10년 후 통산 손익은 약 400억 달러로 순 부채도 190억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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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25년 10월 경에 제안한 600억 달러 수준으로 딜이 됐으면 부채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너 인수 단독으로만 보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지만 틱톡과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통합한한 캐시플로우 관점에서 보면 부채가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구조다. 틱톡이 재무적 마중물이 돼 시간만 지나면 부채는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앨리슨 부자의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 후 CBS는 이미 공화당 성향으로 바뀌었고 CNN까지 바뀌게 되면 미국의 방송 언론지형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틱톡(MZ타겟)+CNN(보도채널) + CBS(지상파)이 모두 친 트럼프, 공화당 매체가 된다. 이 딜은 단순한 미디어 기업 M&A가 아니라 미디어와 언론지형의 판을 바꾸는 거대한 설계다.


그럼 왜 넷플릭스가 참전하게 된 것일까? 이 거대한 설계에 불청객이 끼어든 것이다.


초기 워너 브라더스 이사회의 반응을 보면 스카이댄스가 워너를 인수하게 되면 리니어채널부터, 영화, 스트리밍까지 거의 모든 BM이 중복돼 피인수사인 워너 브라더스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해 WBD 자슬라브 대표와 이사회는 지속적으로 합병에 반대했다.


중복 BM이 적은 넷플릭스를 참전 시킨게 아닐까? 넷플릭스의 참전으로 인해 워너브라더의 몸값은 넷플릭스가 제안한 827억 달러에서 1080억 달러까지 폭등했했다. 자슬라브는 워너를 팔고 CNN등 분사한 회사를 운영하려고 했을수도 있다.


갑작스런 불청객이 나타나자 마자 본 선수들이 등장한다.


트럼프는 CNN을 '디스커버리 글로벌'로 떼어내 독립시키는 것에 대해 "부정직한 집단(CNN 경영진)이 계속 회사를 운영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거부권을 시사했다. "CNN도 다른 모든 자산과 함께 매각되어야 한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힌다.


의회도 나선다. 미 상원 사업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는 청문회를 열고 테드 사란도스 CEO를 불러놓고 유료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점유해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된다는 점. 이후 구독료인상 및 시청자의 선택권 축소로 인한 소비자 후생 감소를 문제 삼으며 간접적으로 반대의견을 표한다.


일론 머스크도 등장한다. 자신의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넷플릭스의 전액 현금 제안을 '재무적 자살 행위'라고 비판했다. "넷플릭스가 100조 원의 현금을 빚으로 조달하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혁신 기업이 아닌 '채권자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또 " 아이들의 건강을위해 넷플릭스를 해지하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마침표는 트럼프가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는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트럼프에 미친'(Trump Deranged) 수전 라이스를 즉시 해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 소셜 포스팅> 이라며 노골적으로 넷플릭스가 빠지라고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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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것은 설계대로 완성이 됐다.

만약 이 소설이 사실이라면 너무 소름끼치는 일이다.

부디 그들의 설계대로 되지 않기를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한 회사들마다 겪는 승자의 저주를 앨리슨 가문도 겪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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