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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Dec 03. 2018

평범한 일상,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영화처럼 프러포즈

영화 같은 프러포즈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영화에는 결정적 순간들이 있다. 낭떠러지에 떨어진 줄 알았던 주인공의 손이 배경음악과 함께  나타난다거나, 결정적인 순간의 박력 있는 키스와 함께 해결되는 애정라인 등. 이런 것들은 우리가 영화에 더 몰입하게 해 줄 수 있는 장치들 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극적인 장면들이 영화적인 요소라고 부르며 일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로 여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사실 이런 극적인 이야기를 꿈꾼다. 살면서 우리가 낭떠러지에 떨어질 일은 거의 없겠지만,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일상에서의 영화 속 한 장면의 기회는 종종 있다. 그것은 바로 결혼 프러포즈. 당신들이 결혼 날짜를 이미 잡아 건, 어제 싸워 건 상관없다. 낭만적인 프러포즈는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볼 것이고, 이런 순간들이 당신의 인생에 큰 추억으로 남아 아름다워질 수 있으니.


1. 늘 그대로 지금 이 옆에 있기를 약속합니다. - 국화꽃 향기


결혼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약속은 무엇일까. 아마도 앞으로 남은 인생을 함께 하자는 마음일 것이다.  그렇기에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상대방을 기다렸던 시간은 앞으로 올 날을 위한 인내심, 그리고 변치 않음에 대한 증명일 것이다. 국화꽃 향기의 주인공 인하(박해일 역)는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희재(장진영 역)가 아픈 시련으로 세상과 담을 쌓아가고 있을 때 묵묵히 그 자리에 있어 주었던 사람이다. 라디오 PD였던 인하가 꾸준히 라디오로 이야기하던 그 사랑이야기는 희재의 마음을 돌리기엔 충분했다. 물론 라디오에 꾸준히 투병기에 대한 사연을 보내던 애청자가 희재였다는 것은 관객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 충분하다. 당신의 배우자가 20년 후에 40년 후에 먼저 아프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결혼을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 인하는 그것이 20년이 아니라 2년 이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인하는 희재가 좋아하는 요플레를 쌓아놓고 자신이 없을 때 옆을 지켜줄 곰인형과 함께, 아름다운 국화꽃 환을 준비하고 희재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인하는 희재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국화꽃 향기가 나는 사람이여,

나는 매일 온전히 당신의 그리움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오늘도, 어제도, 엊그제도 나는 매일 당신이 사는 집 근처에서 서성거리며 하루 해를 보내고 왔습니다. 당신이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기를 벌써 석 달이 넘어갑니다. 사람들은 대개 말할지 모릅니다. 어리석다고.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고. 아니 당신까지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지만 내 삶이 살아 있는 시간은 당신과 함께할 뿐입니다. 나만의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당신 집 근처에서 일고여덟 시간을 서성이며 기다리면 당신을 겨우 한두 번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일하다가 슬리퍼를 신고 필요한 것을 사 가지고 돌아가거나 어딘가로 외출하는 시간입니다. 바보처럼 숨어 버린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행복에 겨워 돌아옵니다. 내가 당신 앞에 나서거나 더 이상 전화하기를 주저하는 것은 나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부담을 느낄까 봐 두려워해서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이 글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까 두렵습니다. 나는 당신을 은혜하고 고와하며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쉼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국화꽃 향기가 나는 사람이여, 내 마음을 받아 주십시오. 나와 결혼해 주십시오.



"국화꽃 향기" 프러포즈를 꿈꾸는 그대들의 준비물 

요플레 10~15팩/ 그리 크지 않은 곰인형(인형 뽑기에서 뽑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 국화꽃 환(다발도 훌륭하다)/ 그대의 마음을 담은 시(+출중한 글솜씨-아니라면 부탁이라도 하자)/ 박해일 같은 촉촉한 눈망울


출처: http://najaechul.tistory.com/entry/미주와-승우의-아름다운-사랑-이야기


2. 세상 모든 것들을 줄 순 없지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게 - 귀여운 여인


요즘처럼 팍팍한 세상에 배우자의 조건이 중요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조건을 따진다고 하더라도 그 조건들이 결혼생활 내내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실 사랑한 사이로 결혼한다고 해서 결혼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기에 조건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 큰 반감을 갖지는 않는다. 다만 중요한 것은 조건이 맞지 않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당신이 행복하지 않을 거란 추정도 웃길 뿐이다.


이 영화가 말한 것은 “어떻게 만났느냐”보다 중요한 건 “어떤 마음이냐”였다. 길거리 인생 비비안(줄리아 로버츠)과 성공한 사업가 에드워드(리처드 기어 역)의 신데렐라 스토리이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 프러포즈 장면은 진부하지 않다. 우리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결혼이지만,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소중한 것들이 아닌, 한 사람의 두려움이나 욕심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화려한 리무진, 하루에 몇백 불씩 하는 호텔, 오페라 VIP석도 비비안을 잡아놓지 못했다. 에드워드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용기는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포기하고 극복한 것을 보여준다. 에드워드는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비비안이 있는 창가로 가기 위해 아파트 비상 사다리를 오른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곳에 가면 동공이 확장되고, 다리가 풀리면서 손발에 나도 모르는 땀들이 가득 찬다는 것을. 하지만 이런 것들은 상관없다. 내가 포기해야 할 것들은 사회적인 지위나 돈이 아닌, 내가 가진 두려움이니까.



에드워드 - 공주를 구한 왕자는 그다음에 어떻게 되는 거지?

비비안 - 그다음엔 공주가 왕자를 구해줘요.


그렇다. 그렇게 서로를 구하며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귀여운 여인" 프러포즈를 꿈꾸는 그대들의 준비물

그녀를 닮은 아름다운 장미 한 다발/ 리무진(꼭 리무진일 필요는 없다. 요즘 렌터카나 쏘카에서 선루프가 달린 차들을 하루 정도는 빌릴 수 있으니.)/ 공포증(사람은 누구나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잘 찾아보면 하나쯤 있지 않을까?)/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한 용기(그 와중의 억지웃음은 상대방이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있게 해 준다.) 


3. 프러포즈를 위해 필요한 3가지. 진심, 진심, 그리고 진심 - 브리짓 존스의 일기


사실 이 영화는 32살 노처녀가 주인공인 이야기이다.(이 영화가 2001년도에 개봉했다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오늘날로 따지면 42살? 의 느낌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특별히 이쁘지도 않고 잘 나가지도 않는 브리짓(르네 젤위거 역)의 독백으로 영화는 시작되는데, 잘생기기는 영국에서 손꼽히는 두 배우 콜린 퍼스와 휴 그랜트가 상대역으로 나온다. 이것을 보고 또 말도 안 되는 영화라고 손가락질하지 마라!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분명 브리짓의 매력에 푹 빠질 테니까. 



사실 약혼녀가 있는 다니엘(휴 그랜트 역)을 사랑했던 브리짓과 또, 집안에서 정해준 정혼자가 있는 마크(콜린 퍼스 역 - 맞다! 킹스맨의 그 콜린 퍼스! 여기에선 우유부단한 남자로 나온다.)의 속 터지는 삼각관계를 다룬 이야기지만, 브리짓의 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되짚어 볼 수 있다.


이런 속 터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모두가 알고 있는 방법으로 해소된다. 자신을 험담하고 오해했던 것들이 쓰여있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본 마크가 집을 나가는데, 자신의 일기를 봤다는 것을 알게 된 브리짓이 진심을 전하러 뛰어 나간다. 그 날은 눈이 내렸고 브리짓은 얇은 옷만 걸치고 있었다. 브리짓은 마크를 발견하고 뛰어가고 마크의 손에는 새로운 일기장이 들려있다. 


마크 : 새 일기장을 사 왔어. 너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매력적이다 눈 오는 날, 프러포즈를 위해 겉옷을 안 입고 뛰어온 여자. 어느 남자가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다 브리짓의 진심을 본 마크나 마크의 진심을 본 브리짓. 프러포즈는 아마 아무리 아름다운 상황보다 더 중요한 것을 묻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진심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마크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달려 나온 브리짓의 얇은 옷이나 맨발에 꾸겨신은 운동화는 그것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남자가 프러포즈를 하면 어떻고 여자가 프러포즈를 하면 어떤가. 어쨌던 당신의 영화적 순간은 당신의 진심이 다 닿은 순간일 것이다. 



“브릿짓 존스의 일기” 프러포즈를 꿈꾸는 그대들의 준비물

추운 날에 얇은 옷(더운 날에 두꺼운 옷도 한번 시도는 해보자.)/ 양말을 신지 않고 금방 뛰어나갈 수 있는 운동화(착장이 편하던가, 아님 싸던가.)/ 그리고 진심




혼자 준비하지 말아요. 같이해요!

즐거운 결혼 준비를 위한 한 걸음, 웨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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