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놓고 웃어도 가장 최상을 담아낼 테니 괜찮아요.
우리는 웃었다. 마주 보고도, 코를 맞대고도, 그냥 계속 웃느라 정신없었다. 아니, 빵빵 터졌다. 그것도 경직되기 쉽다는 리허설(웨딩) 촬영에서 말이다. 스튜디오 선택 시, 고민이 많았지만 첫 느낌대로 결정한 ‘메이든 스튜디오’는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셀렉한 사진 대부분은 서로 마주 보고 웃는 사진들이었다. 측면 사진이 너무 많아 정면 사진을 일부러 넣어야 했을 정도로 우리가 선택한 사진 중엔 마주 보는 사진들이 많았다. 그냥 그런 사진들의 느낌이 좋았다. 평소 우리 모습이었으니까. 웨딩촬영은 결혼 준비 중에 가장 재미있던 추억의 조각이 되었다. 유쾌한 현장 분위기 속에서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장 우리 다운 모습을 담아준 메이든의 전문가들 덕분이리라.
혹자는 말한다. ‘살면서 웨딩앨범 몇 번 보겠냐고.’ 물론, 공감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바삐 살며 언제까지 추억에만 잠겨 살진 않을 테니. 그렇지만 에디터는 생각한다. ‘평생 웨딩앨범을 보면서 두고두고 기억할 거라고.’ 사진 속에 담긴 행복한 눈빛이 좋아 오래오래 보고 싶다. 혹시 아나? 간혹, 부부싸움이라도 하게 된다면 ‘우리 이때는 이랬는데... 변한 거 아냐?’라며 엄포를 놓을지도, 혹은 초심을 다잡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얼굴은 저 멀리, 배경만 나오게 해 주세요”
스튜디오 촬영 날, J(남자친구)는 사진작가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어찌 배경만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웨딩앨범에 얼굴은 최대로 희미하게, 저 멀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요청하는 J를 보며 에디터는 그저 하하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J는 웨딩촬영 특유의 작위적인 연출이나 오글거림을 못 견뎌하는 성격이다. 에디터는 사진 찍기 좋아하지만, J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됐기에 우리는 세미 촬영(2~3시간 정도의 웨딩촬영으로 촬영 컷 수가 리허설 촬영에 비해 적다. 시간과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이 적은 웨딩 촬영)까지 고려했다. 세미 촬영을 한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만족도는 높았지만 일생에 한 번 제대로 찍어볼 걸이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했다. 또한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로 구성 시, 금액적인 메리트도 별로 없었기에 우리는 여러 샘플 중 가장 인상에 남았었던 메이든을 선택했다.
J에게 ‘의식하지 않으면 돼. 그냥 환하게 웃어. 애써 연기하지 않아도 돼.’라는 이야기로 다독 거렸다. ‘웨딩촬영 잘하면 용돈 올려 줄게.’라는 우스갯소리도 하며.
우리의 촬영은 새해 첫 주말에 시작됐다. 두 뺨에 서리가 내릴 것 같은 한기를 느꼈다. 얇은 드레스를 입으니 온몸이 사르르 떨려왔다. 헬퍼 이모님이 준비해주신 웨딩 퍼를 입고, 먼저 상담을 진행했다. 우리 촬영을 맡은 유현태 대표님은 전직 개그맨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유머와 재치가 있으신 분이었다. 목젖이 보일 듯 웃고 있는 상당 수의 사진이 그 사실을 반증하고 있었다. 대표님은 J의 감성까지 톡톡 건드려 주신 게 분명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촬영을 잘하고 있던 J에게 잠깐의 시련이 닥쳐왔다. 들러리 촬영으로 부른 내 지인들이 도착하면서 경직되기 시작한 것이다. 초면이지만, 호기롭게 다가가 재기 발랄한 리액션을 보여주는 내 지인들에게 작은 두려움을 느꼈으리라.
결과적으로 우리의 웨딩촬영은 성공적이었다. 그 이유는
1. 표정과 포즈 취하기 덜 부담스러운 배경 위주의 사진인 줄 알았으나, 셀렉한 사진 대부분은 배경 속 우리의 표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2. 유쾌한 현장 분위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많았다.
3. 5~7층까지의 넓은 공간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다양한 콘셉트로 촬영이 가능하다.
4. 하루 2팀만 프라이빗하게 촬영하기 때문에 다른 팀과 촬영이 겹치지 않았다.
5. 별도의 조명을 쓰지 않고, 자연 채광을 최대로 활용하여 아름다운 배경을 만든다. 이 점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사진 좀 아는 독자라면, 채광의 중요성을 알 것이다. 메이든의 창문 신과 옥상의 야외신은 이러한 장점이 아주 잘 녹아져 있다.
“당신은 자연스러울 때 가장 아름다워요.”
웨딩촬영에 정해진 법도가 어디 있겠냐만, 자연스러운 표정 만큼은 정말 중요하다. 몸매와 얼굴은 보정이 가능하지만, 내추럴한 표정은 뽀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웨딩촬영을 앞두고 있다면 일부러라도 ‘웃는 연습’을 많이 해보자. 또, 사진을 찍는 작가들은 전문가이다. 쑥스러워할 필요도, 의식할 필요도 없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면 된다. 실제로 웨딩촬영 때 많이 찍는 코를 맞대거나 눈을 마주 보고 웃는 연습을 해도 좋다.
찍기 전, ‘나 오늘 너무 예뻐.’, ‘혹은 내가 최고야!’ 등의 자기 최면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런 준비물이 있다면 분명 최상의 결과물을 불러오리라. 기대되지 않는가?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의 인생 사진이. 두고두고 볼 앨범이 생겼다는 것이.
에디터. HJ
Special Thanks to
촬영_메이든 스튜디오 유현태 대표, 셀렉_박봉춘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