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엄마에게 집중되는 고달픈 30대 기혼 여성을 위하여
집안 어르신들과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요즘 부쩍 자리가 불편해지는 일이 늘기 시작했다. 어른들의 ‘아이 낳으라’는 말씀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아이들은 이미 다들 부모가 됐다더라’, ‘아이 낳으면 우리가 봐주면 되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애를 가져야 체력 측면에서도 좋은 거야’ 등등. 물론 하신 말씀은 다 맞다. 부모님 지인을 포함해 우리 부부 지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부모가 됐다. 심지어 지난해에 결혼한 부부마저 출산을 앞둔 이들도 상당하다.
모든 신혼부부가 그렇듯 우리 둘의 자녀계획도 같았다. 신혼 1년은 둘만의 생활을 즐긴 뒤 아이를 생각하기로 한 것. 다만 현재의 계획은 사뭇 다르다. 우리 나이 마흔 살 즈음엔 ‘한 이불 침대 속 두 사람 외에 아이 한 명 정도는 있겠지’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마저도 일 년 뒤엔 바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왜 그리 유난스럽게 구느냐며 도끼눈을 뜨고 우리를 바라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가정의 구성원을 이루는 것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 하물며 작은 기업이 팀을 만들 때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 않나.
해당 글은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 냄새 같은 거라고 말해요>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