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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pr 17. 2020

불륜, 눈 감아 줄 거야?

다른 사람의 불륜을 알게 된다면 말할 수 있을까.

요즘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엄청난 인기다. 이미 필자 주변에선 안 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친구들 사이에선 ‘본방 시청 준비’라며 대화가 시작된다. 부부 사이의 불륜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가 주제인 이 드라마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불편한 주제인 불륜을 파격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 현실은 이보다 더한 지옥이라는 씁쓸한 뒤끝까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급기야 이 드라마는 주변 이웃의 숨겨진 어두운 면도 이끌어내고 있다. 기혼 여성이 모여 있는 맘 카페, 여성 커뮤니티 등지에선 그들이 알고 들은 이야기가 시간마다 쌓여가는 중이다. 필자의 주변도 비슷하다. 사돈의 팔촌이 겪은 불륜,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목격된다는 사내 불륜에 이르기까지 자극적인 이야기가 사방에 가득 찬다. 


출처 :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스틸 컷


그 부부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며칠 전 일이었다. 친구 A가 고민되는 이야기가 있다며 필자에게 털어놨다. 그는 아무래도 배우자의 지인이 불륜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그가 의심하는 지인은 업무 특성상 해외출장이 잦았다. 우연히 배우자의 해외 출장에 동행한 A는 배우자의 지인 2명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났다. 그 둘은 현지 거래처 친구라고 하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단다. 찜찜한 기분을 느끼던 그는 그들의 SNS 계정을 우연히 들어가 보게 되었고, 거기서 그들의 미묘한 기류를 확신했다고 했다.  


“확실한 건 아냐. 하지만, 이 사실을 그 언니한테 말해주고 싶어.“ 


A의 주장이었다. 자기라면 괘씸해서 못 살 것 같다는 것. 그 부부는 마침 아이도 없으니 갈라서도 문제없는 상황 아니냐며 이미 말해주리라 결심을 한 것 같았다. 정말 그럴까. A의 결심에 도통 시원하게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출처 :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스틸 컷


가정사 개입하지 말라 vs 진짜 가족이어도 숨길 수 있나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한 번의 잘못을 했다 한들 이혼하지는 않겠다'는 대사가 나온다. 수십 년 간 함께 한 세월을 지낸다는 것과 아이가 있다는 건 그들의 결심에 큰 요소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랬다. 당사자가 그렇게 결심하면 그 가정은 유지되는 것이다. 배우자 회사 친구의 은밀한 사생활. 분명 옳지 않은 행동이지만, 이는 당사자가 직접 해결할 일이 아닌가 싶다. 괜히 어른들이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지 말라’고 왜 말했겠는가.  


문제는 가족이나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과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끝내 모르는 척을 하다 나중에 알게 된 당사자에게 ‘너 알았어?’ 할지, 아니면 애초에 내밀한 조력자가 될지 결정해야 한다. 답은 모르겠다. 다만 불륜 죄가 폐지된 세상이다. 신의보단 로맨스가 우선이라 손 들어준 나라에선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아아, 우리 부부에게서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쩌지? 주변 사람들이 알고도 모른 척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뻔하다. 최악이고 절연이다. 사람은 간사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내로남불’이다. 필자는 3년째 부부로 살아가는 중이다. 상대방과 본인, 주변 모두에게 안 좋은 꼴 당하지 않게 서로에게 예의를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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