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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pr 24. 2020

3년 열애 끝에 프러포즈하다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셀프 프러포즈 준비 하기

내게 의미가 컸던 30살에 만난 여자 친구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어느새 서로의 집에 스스럼없이 놀러 가기 시작했고 부모님과 식사도 간혹 가지곤 했다.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상견례와 결혼식 날짜를 정하게 되었다. 


막상 결혼 날짜를 정하고 나니 ‘언제 어떻게 시작하지?’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곧 만난 지 1,000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 1,000일에 프러포즈 하자!’ 

‘결혼 준비하기 전에 꼭 프러포즈를 해야지’ 


요즘은 결혼 준비를 하는 도중에 프러포즈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여자 친구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결혼 준비를 시작하고 싶었다. 


출처 : 롯데 시그니엘 호텔 홈페이지
출처 : 롯데 시그니엘 호텔 홈페이지


프러포즈 장소부터 정해보자


여자 친구와 나는 왁자지껄하고 정신없는 분위기를 선호하지 않아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찾았다. 프러포즈를 준비하며 여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었다. 


‘프러포즈를 회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정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프러포즈 장소를 우리만의 특별한 시간과 공간으로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에 조용한 ‘호텔 룸’으로 정했다. 호텔에서 프러포즈를 많이 하기에 몇몇 호텔에서는 프러포즈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웨스턴 조선 호텔, 스위스 그랜드 호텔, 레스케이프 호텔, 롯데 시그니엘 호텔의 프러포즈 패키지를 알아봤다. 


웨스턴 조선 호텔에서는 룸과 이벤트 선물 등이 포함된 'Only One Moment 호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스위스 그랜드 호텔은 별다른 프러포즈 패키지는 없었지만, 다양한 혜택이 있어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었고, 레스케이프 호텔은 Be My One 패키지라는, 와인과 객실 데코, 꽃다발 등이 포함된 패키지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는 객실 데코와 와인, 초콜릿이 포함된 'Eternal Promise 패키지'가 있었다.


이렇게 패키지를 찾아보니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똑같은 이벤트보다 직접 준비하는 게 의미가 있어 보였다. 결과적으로 뷰가 좋은 ‘롯데 시그니엘 호텔’을 선택했다. 롯데 시그니엘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층에서 숙박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프러포즈를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하다. 장소를 정할 때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던 건 여자 친구와의 첫 데이트가 롯데월드 타워였기 때문이다.


프러포즈 이렇게 준비했다


장소를 정하니 여자 친구의 마음을 떠보는 게 다음 코스였다. 호텔 룸에서의 프러포즈가 어떨까 하던 찰나에 여자 친구와 내가 자주 보는 유튜버가 마침 시그니엘 호텔에서 프러포즈를 받는 게 아닌가? 그래서 바로 저런 프러포즈는 어떤 지 넌지시 물어봤더니 긍정적이었다.


장소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다. 프러포즈 당일 1,000일이라는 핑계로 맛있는 저녁을 롯데타워에서 먹자고 하고 서프라이즈로 룸에 데려와 사진과 풍선 그리고 초로 뒤덮인 공간에서 편지를 읽어주며 프러포즈를 하는 것. 마지막에는 무릎을 꿇고 다이아 반지를 내밀며 결혼해달라고 하자. 이것이 나의 시나리오였다. 


예상했던 호텔 룸 구조


대략 호텔 룸은 아래와 같이 생겼다. 후기로 올라온 다양한 사진들을 참고하며 내가 예약한 룸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한쪽 벽은 통창으로 되어있고 욕실은 한강뷰를 추가하면 좋다는 후기를 보아 바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막상 직접 가보니 반대의 공간이었다. 들어오는 통로에 꽃가루와 전자 초를 놓아 환하게 비추고 테이블에는 꽃과 프러포즈 링을 놓고, 방 안에는 우리의 사진으로 도배를 하는 게 계획이었다. 


손으로 그려 스케치한 내용


LED초와 컵 세트를 주문하고 사진을 인화했다. 사진 인화는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업로드해 인화받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퍼플 로그라는 어플을 이용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우수하다. 인화 사진을 비치해둘 수 있는 액자와 사진 걸이도 주문했다. 배송이 들쑥날쑥 오니 꼭 3주 전에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대망의 프러포즈 링까지 준비했다. 나의 프러포즈 링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 을 참고하시라.  


고속터미널에 있는 꽃 시장


프러포즈 당일,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꽃 시장으로 출발했다. 처음 가보는 꽃 시장은 정말 신세계였다. 1시간은 말없이 구경만 하며 돌아다녔다. 꽃 시장에 처음 가는 초보자라면, 꼭 사전에 공부를 하고 가길 바란다. 특히, 어떤 꽃을 구매하고 싶은 지 미리 체크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1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어떤 꽃을 구매하는지, 어떻게 거래를 하는지 구경만 했다. 신선하고 예쁜 꽃은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 되어 빨리 동나기 쉬우니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수작업 해야 했던 장미 조화


꽃시장에서는 크게 2가지 준비물을 준비했다. 꽃병과 꽃병에 비치할 꽃, 반지와 함께 줄 꽃다발과 바닥에 뿌릴 조화였다. 조화는 이런 장미 조화 몇 송이를 구매해 일일이 가위로 잘라내는 작업을 했다. 잘라져 있는 꽃은 찾기도 힘들고 가격이 비싸 손수 작업했다.


자,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호텔로 향했다. 오후 3시에 체크인하고, 룸을 꾸미고 나니 여자 친구 도착 시간 20분 전이었다. 쉴 틈 없이 정리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을 나섰다. 


이때부터는 눈치 싸움이었다. 여자 친구는 ‘그래서 우리 어디 갈 거야?’라고 재촉했고 나는 내가 예약해뒀으니 나만 따라오면 된다고 이야기하며 앞장섰다. 시그니엘 89층에는 STAY라는 식사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호텔 룸으로 가려면 8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갈아타야 했기에 89층에서 내려 예약된 룸인 97층에 올라갔다. 사실, 여자 친구는 이때부터 눈치를 챘다고 했다.



“나랑 결혼해 줄래?” 

“좋아” 


룸에 데려와서는 내가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며 폴 킴의 ‘너를 만나’ 노래를 틀고 편지를 읽었다. 그리고 예정대로 결혼해달라고 프러포즈했다. 대답은 Yes! 드디어 승낙을 받아냈다. 


프러포즈를 끝내고 현실로 돌아와 여자 친구에게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썼냐며 혼났다. 벌써부터 내 지출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하하)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다독여주며 프러포즈 링을 리사이징 했다. 여자 친구가 결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게 보이고, 이제 프러포즈도 했으니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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