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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pr 29. 2020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야외 웨딩

부산 결혼식을 넘어 야외 결혼식이라는 산

“난 야외 결혼식이 하고 싶어” 


다른 곳에서는 자기주장을 펼치지 않는 나의 남자 친구는 왜 이럴 때 확고할까? 여러 이유를 들어 일반 예식장을 이야기해봤지만 이미 야외 결혼식에 꽂힌 남자 친구의 마음을 쉽게 바꿀 순 없었다. 결국 부산 결혼식에 ‘야외’라는 조건을 추가했다. 한동안은 ‘부산 결혼식장’, ‘야외 웨딩홀’, ‘부산 야외 웨딩’ 등을 네이버, 카페, 인스타로 계속 검색했다. 검색하다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기도 부지기수였다. 


검색… 또 검색… 매일 데이트가 카페...


오늘은 나처럼 야외 결혼식을 준비하는 커플을 위해 야외 결혼식장을 선택할 때 고려했던 점들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참고로 우리는 야외 결혼식을 선택했지만, 스몰웨딩이 아닌 일반 예식으로 진행했고 하객 수 역시 300명 정도로 적지 않은 하객이 왔다. 비슷한 조건의 야외 결혼식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한정적인 야외 웨딩 날짜 


웨딩홀 상담을 받아보니 4월은 벚꽃이 펴서 조경이 예쁘나 비가 올 확률이 높았고, 5월은 벚꽃이 다 떨어지기는 하지만, 4월보단 비 올 확률이 낮고 날씨도 적당했다. 아무래도 6월부터는 여름의 시작이다 보니 더운 날이 꽤 있다고 했다. 날씨 탓으로 7월과 8월, 한 여름에는 예식을 추천하지 않았고 9월쯤부터 예식이 시작됐다. 


우리는 5월로 예식을 하기로 정하고 실장님께 가능한 날짜를 모두 받은 뒤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온 날 바로 책상에 앉아 기상청 사이트에 들어갔다. 야외 결혼식은 날씨가 변수다. 그 무엇보다 비가 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했고, 날씨는 음력 날짜를 따라간다는 말에 가능한 예식날의 3년 치 음력일의 날씨를 확인했다.  


고민 끝에 5/11로 날짜를 확정했다!


3년 치를 모두 확인했지만 실망스럽게도(?) 다들 엇비슷한 확률이었는데, 그나마 마음이 좀 더 가고 비가 좀 덜 왔던 날로 선택했다. 2019년 5월 11일, 드디어 날을 잡았다. 


실제로 결혼을 해보니 Tip.  우리가 결혼했던 날은 5월 11일 오전 11시 예식. 비는 오지 않았고 바람도 간간히 부는 좋은 날씨였지만, 밖에서 오래 앉아있기에는 조금 더운 날씨였다. 원래는 그다음 주와 고민했는데, 미루지 않아 다행이었다. 주변을 보니 날이 너무 더울 것 같으면 아예 저녁 예식으로 잡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결혼식이었기에 시간은 선택지에 없었지만, 어둑해지는 시간에 노을이 지는 곳에서 결혼하는 모습에 마지막 예식의 여유가 더해지는 결혼식 또한 아름다웠다. 


결혼식장을 정하는 3요소 + a 


하객 수, 예식장 위치 그리고 식사. 대부분 결혼식장을 정할 때 고려하는 3가지다. 단, 야외 결혼식에는 거기에 고려할 것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날씨'다. 다른 3가지는 내가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있으나 날씨는 내가 선택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신의 영역. 그래서 난 야외 결혼식이 두려웠다. 


정말 유명한 어바웃타임의 비 오는 야외 결혼식, 이것은 영화, 우리는 현실


야외결혼식장 선택 시 고려사항 ① 

우천 시 대체 가능한 예식홀 존재 


다행히 우리의 이런 두려움을 예상한 것인지, 야외 웨딩을 진행하는 호텔이나 예식장에서는 우천 시 대체 가능한 예식홀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메인홀이라기 보단 서브 홀 개념으로 소규모 웨딩이 이루어지는 느낌의 홀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실내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 어디인가!  


계약 시 우천 시에는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보자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한 예식장의 경우 실내 예식장 또한 예뻤기에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꼭 야외가 아니더라도 실내 결혼식 자체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는 곳일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 만약 비가 와서 여기서 결혼한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 조금은 편한 상태로 야외 결혼식을 결정할 수 있었다. 


실제로 결혼을 해보니 Tip.  우천 시도 문제지만, 여름이다 보니 더운 날씨도 문제다. 계약 시 우천 시에는 어떻게 되는지, 햇빛이 강할 때는 파라솔 등을 펴는지 등을 확인하자. 인스타그램 등에 태그를 검색해서 실제 결혼식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사진으로 확인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야외결혼식장 선택 시 고려사항 ② 

하객들의 식사 장소 


결혼식은 야외에서 하더라도 밥은 실내에서 먹었으면 했다.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봄볕 아래 밥을 먹기에는 조금 덥지 않을까 염려됐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스몰 웨딩이 아닌 우리처럼 하객수가 100명 이상인 규모의 야외 웨딩의 경우, 대부분 실내에 식사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다만 우리 커플은 뷔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갈비탕 혹은 앉아서 세팅해주는 형태를 희망했는데 부산의 경우, 뷔페가 아닌 예식장은 찾을 수 없어서 이 부분은 포기했다.

 


야외결혼식장 선택 시 고려사항 ③

예식장 위치, 교통 편의성 


높은 곳에 있어 사방이 뚫려있고 바다를 볼 수 있다.


여러 예식장을 알아보고 방문한 끝에 우리가 결정한 곳은 ‘부산 영도 목장원’으로 바다가 보이는 예쁜 곳이다. 서울에서 우리를 위해 부산까지 온 손님들도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교통 편의성을 생각했을 때, 도심에 있는 예식장들만큼 좋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남편 쪽 지인들은 대부분 차를 가지고 올 예정이었고 나의 지인들은 주로 KTX를 타고 올 것이라 생각되어 부산역과 가까운 곳으로 택했다. 따로 버스는 대절하지 않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지인들에게 개인적으로 소정의 교통비를 전했다.



예식장을 선택하고 예식일을 정하자 진짜 결혼한다는 실감이 났다. 서울의 어느 결혼식장에서 ‘빨리’ 인생 이벤트를 해결해버리고 싶었는데 연고지도 없는 ‘5월, 부산, 야외 결혼식’이라니… 키워드만 봐도 너무 화려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재밌게, 제대로 결혼식을 준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케터답게 여러 가지 버전으로 결혼하는 날을 상상했다. 5월, 부산까지 와주는 친구들을 위해 :D 


아참, 참고로 우리 결혼식에 비는 오지 않았고, 무척 맑은 하루였다. 그해 운은 다 쓴 기분이었다. 그만큼 행복했던 결혼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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