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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ug 05. 2020

우리의 신혼 여행지,
어차피 정답은 하와이!

하와이 가기 전에 돈가스 먹으러 도쿄 들리기

어렸을 때 읽었던 소설에서 하와이를 만났다. ‘하와이에 간다’는게 삶의 목적처럼 느껴질 정도로 ‘하와이’로 시작해서 ‘하와이’로 끝나는 소설이었는데, 그 소설에서 ‘하와이’가 내게 준 임팩트는 꽤 강렬했다. 불행한 현실의 도피처이자 행복의 섬, 파라다이스의 느낌. 어떤 걱정도 섬에 발을 딛는 순간 사라질 것 같은 곳.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속에는 ‘콩국수는 설탕’, ‘돈가스는 소금’처럼 ‘신혼여행은 하와이’라는 공식이 완성되어 있었고 드디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


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야자수와 파란 하늘


하지만, 정작 신혼여행지를 결정할 때가 되니 고민이 생겼다. 모처럼 긴 휴가를 내고 갈 수 있는 여행이니 평소 가기 어려운 유럽을 가거나, 평생 가기 어려울 것 같은 휴양지를 가는 게 어떻겠냐는 주변의 이야기에 얇은 귀가 펄럭였기 때문이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유럽 신혼여행 후기부터 베스트 신혼여행지를 검색하던 중 옆에서 남편이 말했다. 


“그래도… 역시 신혼여행은 ‘하와이’ 아닐까?” 

그래, 남편! 신혼여행은 역시 하와이지, 하와이로 가자! 


직항이 좋을까? 경유가 좋을까? 


목적지를 정하고 나니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토요일에 부산 결혼식을 마치고 여유 있게 일요일 오전 출발로 일정을 잡았다. 하와이의 경우, 직항 편과 경유 편이 있었는데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다 보니 일본을 경유하면 꽤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우리는 도쿄 경유로, 도쿄에서 약 7시간을 스탑 오버하는 ANA 항공을 선택했다.  



도쿄 경유 항공이 좋았던 이유 


① 직항 대비 저렴한 항공권 가격 - ANA항공을 이용했고 당시 가격은 왕복 2인 140만 원 정도였다(2019년 1월 구매). 직항과 약 70만 원 정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그 돈을 아껴 도쿄 스탑오버에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아직도 생각한다. 


② 김포 공항 출발 - 출발지가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이었다는 점 또한 큰 메리트였다. 시내와 가까운 공항이고 인천공항보다 한산해서 여유 있게 체크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돌아오는 루트 역시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루트라 늦은 밤 도착했지만 시내와 가까운 공항이라는 이점 덕분에 택시를 잡는 것도 어렵지 않았고(가격 또한 덜 부담됐다) 편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③ 도쿄 하네다 공항 경유 -  도쿄 공항 역시 하네다로 한국의 김포공항과 비슷한 지리적 위치를 갖고 있어 시내로 들어가는 게 나리타 공항보다 편했다. 덕분에 7시간의 애매한 경유 시간도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7시간이 여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밥 먹고 아슬아슬하게 커피를 마시니 끝나는 시간이었다.) 


하와이 가기 전에 도쿄 찍기 


7시간의 도쿄 스톱오버. 여러 번의 일본 여행이 있었지만 도쿄는 처음이었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돈키(とんき)라는 일본 돈가스 먹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마침 브레이크 타임을 마치고 4시 오픈이라 시간이 잘 맞아떨어졌다. 


돈키의 돈가스


오후 4시 정확한 시간에 오픈한 뒤,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하는 팀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며 먹었던 돈키의 돈가스! 돈키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메구로 강 옆의 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 올라가다 블루보틀을 발견했다. 후식으로 아이스 라떼 2잔을 시키고 머물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다. 오후 10시 출발 비행기라 늦어도 8시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7시간 스탑오버라고 해도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약 4시간 정도였다. 만약, 우리와 같은 스케줄로 경유할 예정이라면 너무 많은 일정을 세우기보다 맛있는 음식 하나 꼭 먹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겠다 정도의 계획이 무난하다.


비행기 안에서 새파란 하늘을 보니 하와이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도쿄 경유를 마치고 다시 탑승한 비행기의 느낌은 조금 달랐는데, 김포공항에서 도쿄로 향하는 느낌이 정적이었다면 (비행시간이 짧기도 하고) 하와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는 승무원도 승객도 다들 조금 들떠있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하와이는 하와이인가. 비행기는 늘 그렇듯, 자고 먹고 또 자고 먹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비행기에 타고 있는 게 조금 지겨워질 때쯤, 승무원들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주었다. 그러고 보니 기내가 조금 부산해졌다. ‘HAWAII’ 괜히 ‘하와이이이’하며 ‘이’를 길게 끌게 되는 귀여운 이름을 가진 섬으로 우리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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