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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ul 30. 2020

스드메에 돈을 써야 할까?

결혼 준비 중 일어나는 결정장애 이야기

“언니! 저 궁금한 거 있어요~ 고민되는 게 있어요.” 


내년 상반기에 결혼을 앞둔 후배 A로부터 궁금한 게 있으니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만나자마자 그녀는 결혼 선배인 필자에게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결혼 준비는 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기도 하고 준비할 항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다. 물론, 요즘은 검색만 하면 많은 정보가 쏟아져 쉽게 궁금증을 풀 수 있지만, 정보의 파도 속에서 결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 '결정장애'를 경험한다. 후배도 같은 상황이었고, '결정할 것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부담된다'라고 했다. 결정이라, 그 마음 정확히 무슨 마음인지 백분 이해했다.


“그래, 요즘 어떤 점이 고민인데?” 

“스드메에 돈을 쓰는 게 맞을까요?”


예비부부라면, 아니 ‘예신’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고 결정해야 할 일인 '스드메'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3가지의 줄임말이다. 스드메 결정, 어떻게 하면 좋을까? 3년 전에 결혼한 선배 입장에서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출처 : 아트버스터픽쳐


음식 사진도 귀찮아서 안 찍는데…'드메'만 할게요


3년 전, 한창 결혼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때였다. 필자 부부는 사진 촬영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주변인들이 ‘유튜브를 하겠다’며 동영상까지 도전하던 시절에도 늘 회의적이었다. 사진 찍는 것에 관심 없는 우리가 스튜디오 촬영이라니. 당연히 수고스러울 게 뻔했다. 드레스를 2~3벌씩 갈아입고 몇 시간 동안 촬영을 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예 스튜디오 촬영을 생략하기로 했다. 그런 우리의 결정을 듣고 당시 웨딩플래너는 ‘세미 스튜디오 촬영’을 추천했다. 인생 딱 한번 하는 결혼인데 사진 촬영하지 않으면 후회하려나? 갑자기 마음이 흔들렸다. 4~5시간의 리허설 촬영이 부담스럽다면, 2시간 정도 짧게 촬영하는 세미 촬영은 괜찮지 않을까. 우리는 결국 강남 모처의 스튜디오에서 세미 촬영을 했다. 


출처 : 영화 <결혼전야> 스틸 컷


메이크업은 최고로, 드레스는 예산에 맞게


우리 부부는 결혼 준비 당시 스드메 예산을 미리 정해둔 상태였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주변 친구들에게 스드메 예산대를 물어 어느 정도 비용을 감안해 알아보았다. 메이크업엔 욕심을 많이 부리고 싶어 비용을 아끼지 않았고, 드레스는 몸매 자신이 없어 적당히 좋은 곳을 추천받아 본식 드레스 1벌, 2부 드레스 1벌을 대여했다. 결혼식 이후, 주변에서 ‘그 날 예뻤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드레스와 메이크업 모두 만족했지만, 3년이 지난 우리 부부는 리마인드 웨딩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놀랍지 않은가? 갑자기 웬 리마인드 웨딩이라니. 준비할 때는 몰랐지만 결혼하고 나서보니 아쉬움이 남았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모두 만족하는 업체를 선택하자니 정해 놓은 예산을 훨씬 초과했고,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다 보니 아쉬움이 남았던 것.


출처 : 영화 <어쩌다 결혼> 스틸 컷


 스드메엔 ‘적당히’가 없다 


결정 장애는 다양한 곳에서 일어난다. 후배는 비즈가 화려하게 수 놓인 수입 웨딩드레스를 꼭 입고 싶다고 했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비즈가 촘촘히 박힌 웨딩드레스를 입으려면 비용이 천정부지로 올라 결국 남자 친구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다. 결혼 준비는 서로 맞춰가야 하며 보다 두 사람에게 이롭고 현명한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후배가 꼭 원하는 드레스를 입었으면 한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스튜디오와 드레스, 메이크업은 비용을 최소화해서 진행하면 100만 원에도 해결할 수 있지만, 2천만 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 더욱이 결혼 준비할 땐 만원도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가. 새는 돈이 없을까 눈에 불을 켜고 예민해지고, 스튜디오에서 예쁜 드레스를 입고 촬영하는 건 사치처럼 느껴진다. 결혼식을 치러보고 나니 그 비용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다만 ‘아쉽다’하는 항목은 꼭 있다. '그때 돈 아끼지 말걸, 100만 원~200만 원 차이는 지금 보면 티도 안 나는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왕 결혼한다면 눈 앞의 예산에 너무 신경 쓰지는 말자. 하고 싶었던 걸 못하는 건 아쉽지 않은가. 우리 부부를 보라. 결국, 그때 못했던 것을 지금이라도 다시 하게 된다. 그러니 너무 아끼려고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한다. 그때 한번 기분 내는 데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써?라고 면박을 주지도 말자. 말 그대로 두 사람의 일생 중 하나의 큰 이벤트를 기념하는데 이왕이면 여유롭게 진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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