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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ul 17. 2018

회사에서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으로 살아남기

난 걱정이 너무 많은 내성적인 사람이야.

사람들마다 개인이 가진 고유의 성향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외부에 나가거나 설문을 할 때면 2가지로 구분 짓고는 한다.


"외향적이다. / 내향적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인가? 아마 구본재를 아는 사람들은 매우 외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구본재를 매우 잘 아는 사람들은 아마... 내향적인 친구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매우 걱정이 많고 생각이 많고 24시간 깨어있는 시간을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



일자 샌드(Ilse Sand) 의 저서 '센서티브' 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민감한 것과 내향적인 것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다섯 사람 중에 한 사람은 남들보다 민감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단지 남들보다 민감한 성향을 더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내향적이다.' 로 구분할 뿐이다.


책에서는 매우 민감한 사람과 그렇지 않고 회복력이 빠른 사람이라고 구분 지었다. 처음 아티클을 보았을 때는 이해가 잘 안되었다. 민감과 회복력이 어떤 조건으로 구분을 지은 것인 가?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이렇게 생각을 해본다.


모든 것이 불편하다. 특히 사람 많은 공간을 가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나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는 것 아닌가?", "너 왜 나에게 피해가 되는 것 같지?", "불편하다." 이런 잡다한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민감하다 = 아주 예민하다.'로 생각한다.


매우 민감한 사람들은 회복력이 누구보다 더디다. 물론 정상적인 활동에서는 쉽게 잊고 해결하는 타입이나, 특수한 상황에서는.. 그러니까 내 상황 자체가 불안정할 때에는 전혀 회복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빠지게 된다.


이런 경험해보았는가?

"친척들이 많이 모인 생일 파티에 참석하면 나는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거울로 내 얼굴이 괜찮은지 수시로 확인하고, 뜨거운 물과 비누로 손을 마사지한다. 누군가 잠긴 화장실 문을 열려고 하면 진정되지 않은 내 마음 때문에 안절부절못한다. 계속 화장실에서 나오라고 하는 것 같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신문 뒤로 내 얼굴을 숨기려고 했다. 구석에 앉아 신문을 들려 내 얼굴을 남들이 못 보게 가렸다. 신문 뒤에서 나는 안정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장난이 심한 삼촌이 신문을 낚아채며 '너, 여기 숨어 있었구나!'라고 소리쳤다. 모두의 웃음소리가 정말 끔찍하고 불쾌했다." -에릭, 48세



나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나의 생김새가 이 파티에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고, 나로 인해 호스트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무의미한 걱정을 한다.


물론 이런 사람이 나쁜 단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나의 세계에서 위안을 얻는 것에 익숙하고 내 세계에서 더 큰 기쁨을 얻곤 한다. 훌륭한 미술 작품 속에서 위안을 얻을 수도, 음악이나 새소리로 힐링을 할 수도, 내가 좋아하는 향을 맡았을 때, 엄청난 경치를 구경했을 때 등 우리는 더 큰 위안을 얻고 누구보다 즐거운 상상으로 행복을 얻는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마주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게 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구본재를 내향적인 사람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게 좋게 말해 내향적이지, 매우 소심한 성격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소심하다? 그렇다고 내향적이지만은 않다. 누구보다 사람 상대하는 일에는 자신 있다. 회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으며 1:1 미팅도 자신 있게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근데 말함과 동시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곤 한다. 내 머릿속에 지배하는 상대방의 표정 변화와 어조의 변화 그리고 떨림 등등 많은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매우 에너지 소모가 큰 것이 사실이다. 


회사에서 매우 민감한 사람으로 살아남기. 민감하다는 것은 내성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외향적인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민감해서 상처를 받으면 회복이 느리고, 너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매일매일 하다 보니 생긴 습관은

1. 칭찬을 아끼지 말자.

2. 험담을 하지 말자.

3. 나의 룰에 벗어날 경우, 이를 알리고 이해를 요구하자.

4. 혹시 상대방이 불쾌했다고 신호하면 바로 멈출 것.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좋다는 생각이다. 

오늘 상대방과 이야기 이후에, 아니면 식사 이후에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A씨 오늘 회의 유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오늘 의견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식사 너무 맛있었어요, A씨랑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물론 모든 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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