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혼집 꾸미기는 계속되고 있다!
결혼식만 끝나면 행복한 신혼여행이라는 생각에 모든 고된 일들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더 큰 게 남아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남녀가 평생을 같이 살 ‘신혼집’을 함께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 결혼한 지 2년 반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신혼집 꾸미기를 해가고 있는 경험자(?)로서 신혼집 선택부터 어떻게 맞춰나갔는지 이야기해본다.
언제 이런 곳에서 살아보겠어, 지금이야!
결혼 준비에 있어서 스드메만큼, 어쩌면 더욱 중요한 신혼집 구하기. 나의 경우는 남편이 결혼 전 살던 아파트가 있어서 다행스럽게 크게 고생하지 않고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좀 더 신혼집스러운 곳에서 잠깐이라도 살아보면 어떨까라고 물었고, 그렇게 우리는 멀쩡히 있는 아파트를 세를 주고 새로운 신혼집을 찾게 되었다. 무언가를 도전해보기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타이밍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거나, 직장을 옮기게 되면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할 것 같아서 둘의 생각만 맞으면 크게 문제가 없는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아파트보다 특이한 구조를 가진 신혼집을 찾았고 결과적으로는 계단과 테라스가 있는, 신혼집에 대한 로망이 모두 담긴 곳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둘이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을 정해보자
신혼생활에 있어서 부딪힘이 없으려면 서로의 생활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지,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편인지, 거실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게 익숙한지 등. 나와 남편은 둘 다 거실이 주 활동 공간인 생활패턴을 가졌고, 자연스레 거실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게 익숙했던 터라 어렵지 않게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인테리어를 할 때도 자연스레 거실에 포인트를 주게 되고 그 많은 가구를 살 때도 소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만약, 누군가가 매우 독립적인 성격이었다면 서재든 개인 작업실이든 하나의 공간을 더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혼집은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이 집에서 어떻게 공간을 활용할지에 정리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혼의 특권, 함께 가꾸어 가는 재미
언젠가는 원래 가지고 있던 아파트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꼭 이 집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그 고민은 더 깊어졌다. 그리고 아파트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트여있는 테라스를 좀 더 가꾸어보기로 했다. 우리의 신혼집은 테라스가 층별로 있었지만 모두 시멘트가 깔린 평범한 테라스였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꾸며주는 작업이 필요했다.
인조잔디를 구매해서 직접 재단해서 깔아주고 카페에서 볼 법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기타 인테리어 소품을 가져다 놓으며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어나갔다. 올여름에는 텃밭 꾸미기에도 도전해서 직접 씨를 심고 매일 들여다보며 결국에 수확까지 성공했는데 이 모든 시간들이 신혼의 알콩달콩함이 가득했다. 신혼부부라면 신혼부부답게, 신혼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재미를 찾아가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특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