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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ug 31. 2018

디테일이 클래식을 만든다.
수트 그리고 클래식

내 남자의 결혼식 수트 part.2

내 남자의 결혼식 수트 part.1

전 편에서는 남자 예복이 왜 클래식한가에 대해 고찰해보았다면, 이번 편에서는 수트의 디테일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수트의 시작이자 끝: 자켓

수트 자켓은 수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바지의 색이나 핏을 리드하는 것도 자켓이고, 실질적으로 수트핏에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것 또한 자켓이기 때문에 재단이나 수정에 제일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디테일 또한 자켓에 많이 숨어있다. 그 디테일을 살리는 것이야 말로 수트를 제대로 입는 방법이다. 재단 시 꼭 알아야 하는 자켓의 요소들이다.


자켓 디테일


1.라펠 & 고지라인(lapel & gorge line)

고지라인의 높이에 따라 자켓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수트의 깃은 기본적으로 칼라(collar)와 아랫깃 라펠(lapel)로 이루어진다. 그것들을 이은 봉제선을 ‘고지 라인'이라고 하는데, 이 위치가 수트의 인상을 가장 많이 좌우한다. 어떤 라인으로 들어가는지, 라인의 높낮이, 라펠의 크기에 따라 수트를 입은 사람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또한 이 깃의 모양이 트렌드를 제일 많이 결정하기도 한다. 또 기본적으로 라펠이 이루는 v라인의 깊이는 상대방의 격식을 느낄 수 있는 제일 좋은 지표이기도 하다. v라인이 높을수록 조금은 답답해 보이더라도 클래식한 느낌을 줄 수 있고, 깊은 v라인은 클래식한 느낌을 주긴 어렵지만 활동감이나 캐주얼함을 나타낸다.

다크나이트에서 크리스찬 베일은 낮은 고지라인의 수트를 입는다. 이는 차분한 그의 캐릭터를 잘 설명해준다.


기본적으로 라펠이 크면 포인트가 더 생긴다. 라펠이 커질수록 고지라인이 더 길어지고 이는 뭔가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굴이 크거나 덩치가 커서 고민인 신랑들은 어떤 형태든 큰 라펠을 사용해서 자신의 상체 콤플렉스를 라펠이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tip 피크드 라펠(peaked lapel)

피크드라펠은 화려하면서도 격식을 보여줄 수 있는 라펠이다. 결혼식에 격조와 화려함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많은 종류의 라펠이 있지만 에디터는 기본적으로 피크드 라펠을 선택하기를 권한다. 

피크드 라펠은 브리티시 수트(영국식 수트, 조금 격식을 차려야 하는 룰들이 많고 조금은 덜 붙는 핏을 보여준다.) 스타일에 낮은 고지 라인에 적당히 넓은 피크드 라펠은 당신에게 무게감을 가져다주고 일상 슈트에서 많이 보이는 전통적인 깃 모양인 노치드 라펠보다 더 격식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또한 얼굴형에 맞춘 적당히 높은 v라인은 고풍스러움을 더하기 때문에 결혼식 슈트로 아주 적합하다. 한때 캐주얼한 느낌으로 라펠이 작고 깊은 v라인의 원버튼 재킷들이 유행했었는데, 만약 그게 맘에 든다고 하더라도 꼭 에디터의 팁을 들어줬으면 한다. 취향은 자유이지만 옷이 전하는 이야기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지금 결혼을 준비하는 80~90년대 생들의 과도하게 작은 라펠과 깊은 v라인은 ‘날티'를 말하고 있다. 맙소사.




2.프론트 다트(front dart)

수트의 종합세트와 같은 007 시리즈. 로저무어는 넓게 잡은 프론트 다트의 수트를 입고 나왔다. 저렇게 뚝 떨어지는 자켓라인이 저 당시 유행이던 정장형태이다.

“수트의 입체적인 실루엣을 내기 위해 가슴 아래에서 앞주머니에 거쳐 좌우에 한번 꿰맨 세로선.” 이는 프론트 다트의 정의인데, 평소에는 잘 모르지만 자켓을 재단할 때 중요한 부분이다. 프론트 다트는 상체의 선을 따라 자켓을 잡아주면서 몸이 느끼는 핏감(몸에 잘 붙고 편한 느낌)을 살려주고 스타일을 샤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제임스 본드역을 하고있는 다니엘 크레이그. 로저무어처럼 큰 몸을 가지고있지만 조금은 더 핏한 느낌을 준다. 프론트 다트는 이렇게 핏을 잡아준다.

tip. 프론트 다트는 기본적으로 핏 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자신의 상체를 아무리 더 뽐내고 싶다 하더라도, 적당히 박스형으로 떨어지는 라인을 구축하는 게 좋다. 너무 스타일리시하고 트렌디한 핏은 격식을 품을 만한 그릇은 아니고 조금은 여유 있지만, 프론트 다트를 잘 조절한다면 핏한 듯한 느낌을 내는 정도로 결정할 있다. 만약 한껏 조여 자신 있는 가슴 근육을 돋보이게 할 생각이라면 당신은 트레이닝복으로 예복을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다. 적어도 버진로드에서 환호는 받을 수 있으니까;;;



3.암 홀(arm hole)

암홀/ 다른 곳보다 눈에 띄진 않지만 착용감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몸통과 소매를 연결하는 둥근 부분을 칭한다. 흔히 진동 둘레라고도 부른다. 입체적으로 소매가 붙는 부분에 딱 맞으면, 소매를 올리거나 내려도 수트의 형태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결국 어깨선으로 연결되는 부위의 착용감을 죄 지우지 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어깨선의 기봇 핏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요즘 정장에는 몸통 쪽으로 패드가 들어가고 그 입체감을 그대로 받아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암홀을 가진 자켓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부위는 사실 브랜드마다, 스타일마다 많은 부재료와 고도의 봉재 기술로 아름다운 어깨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tip. 평소에 정장이 아닌 옷을 자주 입어 후리(?)한 착용감을 좋아하거나 피한 옷에 거부감 있는 신랑들이 더러 있다. 금방이라도 개량한복을 입을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쁜 옷을 만들려는 재단사와 착용감을 보장받길 원하는 신랑의 신경전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어깨선은 자연스럽게 어깨의 끝에 맞추면 된다. 상두 박근보다 너무 들어가 있으면 착용감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당당하게 버진로드를 걸을 때마다 술집에서나 추던 어깨춤이 본인 어깨와 상관없이 들썩거릴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밖으로 나온 어깨선을 잡으면 당신은 그대로 mc해머의 토끼춤과 어울리게 된다. 또한 입체감을 살리려 했던 몸통의 패드들이 당신의 어깨를 해바라기 모양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런 불상사는 당신이 조금만 양보하면 막을 수 있다.



4.프론트 커트(front cut)

앞 판에서 서로 겹치는 가장 아랫부분에 보이는 둥근 커팅. 이 곡선의 각도 차이만으로도 슈트의 인상은 v존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크게 좌우된다. 요즘 싱글 슈트들은 큰 활 모양을 그리고 있는 것이 스탠더드로 여겨진다. 또 더블 브레스트에 많이 보이는 직각 모양을 ‘스퀘어 커트’라고 불리는 등 두 앞판이 만드는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들이 보이고 있다. 이 모양은 주로 포켓의 개수를 기준으로 나뉘는 자켓의 종류로 결정되기도 하는데 이는 대표적으로 4가지 형태가 있다.


one button jacket

어바웃 타임의 웨딩신에 케쥬얼한 수트를 입은 도널 글리슨. 케쥬얼하고 톡톡 튀는 결혼식을 잘 보여준다.

v존이 깊고 동시에 프론트 커트를 라운드로 잡을 경우 나오는 각도도 깊다. 말 그대로 한 개의 버튼으로 자켓을 잡아줘 좀 더 캐주얼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자켓형 태이다. 라인들이 깊다 보니 키가 크고 마른 사람들에게 더 잘 어울리고 팬츠 또한 스키니 한 팬치와 잘 어울린다. 사실 예복으로 사용하기엔 조금 가벼운 느낌이 있다. 그래서 베스트(조끼)까지 세트인 3피스 수트로 그 가벼움을 보완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격식을 갖추는 자리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two button jacket

정장의 클래식을 말할때 절대 빠지지 않는 닉 우스터. 그는 2버튼 수트를 클래식하게 소화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정장을 입을 때 사용되는 형태이다.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클래식을 연출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수트이다. 솔리드(단색)도 잘 어울리지만 패턴이나 체크가 어울리지 않는 원버튼에 비해 스트라이프나 다른 패턴들도 잘 어울리는 편이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타이가 너무 많이 보여 색 배치에 예민한 원버튼에 비해 v라인이 적당하기 때문에 같은 색 배치나 아니면 포인트를 주는 타이를 착용하여도 잘 어울리고 포켓치프(정장 앞주머니) 또한 잘 어울린다. 원 버튼이나 뒤에 이야기할 쓰리 버튼에 비해 얼굴이 동그랗고 넙적한 동양인에게 잘 어울리는 수트이며 어깨가 좁은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프론트 커트와 v라인을 가지고 있어 한국에서는 가장 애용되는 형태이다. 또한 배가 나온 단점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어 가장 무난하고 실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실 쓰리 버튼 자켓은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짧은 v라인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 매력을 라이언 레이놀즈는 아주 잘 살려냈다.

three button jacket

클래식함과 중후함을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수트의 형태이다. 기본적으로 버튼이 많이 들어가면 v라인과 프론트 커트로 이뤄지는 라인이 짧기 때문에 앞 판이 많이 노출이 되면서 과거 수트의 근원이었던 중세 영국 귀족의 전통복을 연상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좀더 고전적인 중후한 젠틀함을 보여줄 수 있다. 짦은 라인들은 목부터 팬츠의 밑위까지 오는 라인들을 정리해주기 때문에 키가 작은 남자들의 결점을 보완해준다. 또한 턱이 각진 사람들은 v라인이 얼굴에 가까워지고 각도가 커지기 때문에 조금 더 갸름해 보이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고, 두꺼운 질감의 수트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투버튼 자켓에 비해서는 많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double breasted jacket

더블 브레스트는 많은 패셔니스타들이 사랑한 자켓이다. 그 중 에디터는 콜린퍼스를 단연 으뜸으로 뽑고 싶다.

과거 패션 셀럽의 원조 윈저 공부터 현대의 라포 알칸과 닉 우스터에 이르기까지 많은 멋쟁이들이 즐겨 입던 더블 브레스트 자켓이다. 한국에서는 영화 ‘킹스맨’에서 콜린 퍼스가 멋지게 소화해 더 인기를 끄는 자켓이다. 싱글수트보다 조금 더 정중하고, 착용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진하게 표현하는 수트이다.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는 날카로운 라인과 넓고 두터운 어깨, 피크드라펠 옷깃으로 과거 예복 옷깃에서 유래되었다. 때문에 싱글 브레스티드보다 드레시하며 다소 무거운 느낌을 준다. 특히 상의의 앞이 겹쳐지면서 스퀘어 커트로 날렵하고 강한 이미지를 가진 연출을 하게 되므로 어깨가 넓거나 몸이 큰 체형을 보완한다. 


다음 편에서는 수트를 완성시키는 팬츠와 구두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당신이 엄청 맘에 드는 자켓을 입었는데 태가 안 산다면, 그것은 팬츠 탓이니 꼭 읽어봐야 한다.


수트의 디테일, 디테일이 클래식을 만든다 /출처: 매거진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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