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본재 Sep 04. 2018

수트가 마무리되는 순간,
수트팬츠 그리고 구두

내 남자의 결혼식 수트 part.3


내 남자의 결혼식 수트 Part.2

많은 사람들이 수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켓을 꼽는다. 하지만 팬츠의 핏은 수트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편에서는 팬츠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보고, 수트의 작은 디테일을 추천한다. 또 남자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구두를 알아보자. 이것만 안다면 이제 당신은 웨딩드레스 옆에 설 수 있는 훌륭한 예복을 고를 수 있다.


자켓에서 시작된 수트를 마무리하다 ‘수트 팬츠’


핏을 내는데 자켓이 중요한 만큼 팬츠의 핏도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바지를 입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히 요즘 들어 밑위의 길이와 밑단의 길이를 짧게 하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는 굉장히 트렌디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결혼식의 분위기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 물론, 수트 팬츠 핏에 정답은 없다. 다만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멋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낼 필요는 있다.


밑위(rise)


팬츠 가랑이부터 허리선까지의 길이를 말하며 상체와 하체의 비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오비(허리띠)에서부터 가랑이 아래 교차점까지의 길이는 팬츠를 입는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잡힐 수 있는 허리 위치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밑위의 길이가 맞지 않다면 착석 시 바지의 지퍼 부분이 올라와 민망한 형태를 하거나, 엉덩이골이 보이게 내려와서, 앉았다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셔츠를 팬츠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 

밑위가 긴 팬츠는 캐쥬얼한 정장에서도 격식있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중심을 잡아준다.

tip

밑위가 길 경우 흔히 말하는 배바지 느낌을 주며 하체의 비율을 늘려주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밑위가 짧을 경우, 골반바지로 불리며 허리가 짧거나 엉덩이가 큰 사람들의 단점을 커버해 줄 수 있다.

평소 캐주얼한 스타일을 입었다면 대체로 긴 정장 팬츠의 밑위에 어색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셔츠와 같이 놓고 봤을 때 즐겨 입던 캐주얼보다 조금 더 긴 밑위가 격식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플리츠(pleats)

출처 : Lussoso 맞춤정장 1위 브랜드 루쏘소 blog

바지 부분에 만들어진 1개 또는 2개의 주름으로, 허리 주위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해 고안된 디테일이다. 바깥을 향해서 열려있는 주름을 아웃플리츠라고 하고, 안쪽으로 향해 있는 것을 인플리츠라 한다. 하지만 실용적인 부분에서 발전한 디테일인 만큼 스타일리쉬한 멋을 내지는 않기 때문에 요즘에는 노플리츠가 주류가 되었다. 만약 허리에 비해 골반이나 허벅지 윗 근육이 발달돼 있다면 가봉단계에서 재단사에게 요구할 수 있다. 플리츠로 인해 엉덩이와 골반 부분의 착용감이 한층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지통 & 기장(pants legs & length)

바지통의 중요함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두말해 잔소리다. 다만 평상복보다 조금은 신축성이 떨어지는 수트의 원단을 고려했을 때 핏뿐만 아니라 착용감도 많이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체형을 고려하여 슬림핏, 레귤러핏, 와이드 핏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슬림핏을 추천하지만 엉덩이가 특출 나게 이쁘거나, 허벅지의 튼실함이 매력이라면 레귤러핏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 와이드 핏은 결혼식을 앞둔 신랑이라면 제발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와이드 핏을 선택하는 순간, 자신의 신부와 손을 잡고 입장하신 장인어른보다 못나 보일 태니. 

바지 밑단의 기장은 요즘 들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다른 치노팬츠(면바지)나 진(청바지)들이 롤업(말아 올리는 디테일)으로 양말과 함께 디테일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이후, 수트도 그 트랜드에 맞게 변화하였다. 과거에는 양말을 가리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다면, 요즘 결혼식에는 양말이 살짝 드러나는 기장도 보인다. 바지 기장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출처 : http://www.gqkorea.co.kr/

노 브레이크

말 그대로 바지 밑단이 구두에 걸리지 않고 일자로 떨어지는 기장으로 일반적으로는 복숭아뼈에 걸치는 기장을 말한다. 앞서 말한 트렌디한 핏이자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켓이나 기타 디테일들과 적절하게 배치가 된다면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결혼 예복에서 센스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쿼터 브레이크

바지 밑단이 구두에 희미하게 꺾이는 기장을 말하며 수트 팬츠, 특히 예복으로서의 기장에 가장 이상적인 길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신랑들이 쿼터 브레이크를 많이 하는데 이는 재단사의 정확한 실측과 재단이 있지 않으면 자칫 이도 저도 아닌 기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프 브레이크

요즘은 덜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프 브레이크가 예복의 대부분이었다. 바지 밑단이 구두에 한 번 정도 꺾이는 기장을 말하며 구두의 앞 끈을 어느 정도 가릴 정도의 길이다. 어느 정도 보수적이고 정석적인 느낌을 주긴 하지만 이제는 조금 올드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예복에서 추천하지는 않는다.

풀 브레이크

대충 읽어내려 오면서 느꼈겠지만, 풀 브레이크는 더 이상 설명하기 싫다. 에디터로서, 아니 당신의 조언자로서 말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투피스 정장의 자켓과 팬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여기에 우리 신랑들은 조금 더 나아가 디테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옆에 있는 나의 신부는 드레스를 입고 있단 말이다! 그 어떤 옷보다 아름다운 드레스 말이다!


한끗 차이, 그것이 격식을 만든다. 수트의 작은 디테일


행커치프

행커치프는 대부분의 격식 있는 자리에서 자켓 앞판에 있는 포켓에 스카프를 넣는 것을 말한다. 가끔 조금 더 클래식한 느낌을 주기 위해 코르사주 형태의 디테일을 다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당신의 가문이 영국 귀족처럼 꽃으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디테일은 디테일이라는 말처럼 사소하지만 포인트를 주고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신랑의 가슴에 달린 꽃은 절대 사소하지 않다.

행커치프는 여러 가지 접는 방법이 있지만, 그 방법보다는 색상에 의해 조금 더 좌우된다. 대부분 자켓의 색과 어울리는 색으로 매치한다. 하지만, 대부분 넥타이 색을 셔츠와 맞추는 결혼식 예복에서는 셔츠의 색상과 매치하는 것도 멋스럽다. 혹은 당신이 노브레이크 기장을 선택했다면 양말의 색과 매치하는 행커치프는 당신의 패션센스를 한껏 발휘하게 해 줄 것이다.



커프스

커프스 링크는 생각보다 작은 부분이지만, 생각보다 더 격식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커프스는 흔히 와이셔츠의 소매 부분을 말하는데 자켓에서 언급했듯이 1cm 정도 보이는 와이셔츠 소매에 디테일을 잡을 수 있다. 커프스 링크는 기존 셔츠가 단추로 마감되어있는 것과 달리 단추가 없으며 그 두 소매를 연결하는 악세사리로 소매를 잠근다. 그렇게 되면 소매 모양이 단추로 잠근 것과 달라지게 되는데 이는 색다르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된다.



그 사람이 신은 신발을 보면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다
- 포레스트 검프 -  



당신을 버진로드 끝으로 데려갈 클래식, 구두

영화 킹스맨을 봤다면 수트의 고고한 아우라를 풍기는 해리(콜린 퍼스 역)의 대사를 기억할 수도 있다. 바로 “브로그 없는 옥스포드(Oxfords not Brogues)"다. 격식과 무게감 있는 정장을 선호하는 영국에서, 수트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콜린 퍼스가 추천한 구두. 여기서 옥스포드는 무엇이고 브로그는 무엇일까.

브로그는 옥스포드화(끈으로 묶는 구두)의 가죽에 구멍을 뚫은 장식이나 날개 무늬 사선 장식, 박음 장식, 개더 빼기 장식 등 구두에 들어가는 장식의 총칭을 말한다. 주로 남성들이 신는 두꺼운 옥스퍼드 구두의 일종으로, 스티치나 구멍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앞부리가 뾰족하면 윙 팁스(wing tips) 라고 부르기도 한다. 브로그의 어원은 털이 붙은 채로 무두질하지 않은 카프제의 아일랜드 민족화를 이르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는 현재 개량되어 클래식한 영국식 신사화로 통칭되고 있다. 저러한 장식들이 어떻든 당신은 끈이 있는 옥스포드화에 브로그를 매치시킨 구두를 신게 될 것이다.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고 캐주얼보다는 정도와 격식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많은 장식들이 새롭게 개발되고 사용되지만, 그 와중에도 옥스포드 with 브로그라는 카테고리 자체로 가진 고전의 매력이 존재한다,


브로그의 종류는 이렇게 많다. 당신과 어울리는 브로그를 찾는 일은 꽤 중요한 일이다.

tip

대체로 프레인, 스트레이트 팁, 윙팁 등으로 구별되지만 결혼식에서 내는 수트의 클래식함을 얹을 수 있는 구두를 생각한다면 해리가 말했던 브로그가 단순한 옥스포드를 추천한다. 조금은 밋밋할 수 있지만 기존의 브로그들이 세련된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해 발전하는 것으로 보았을 때, 조금 격식 있는 자리에서는 단순하지만 고고한 분위기는 당신의 패션이 아닌 당신의 결혼을 돋보이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두는 기본적으로 가죽을 가공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블랙톤의 구두보다는 브라운 계열의 구두가 자연스럽고 고풍 있다. 그렇기에 많이들 입는 블랙 수트보다는 어두운 네이비나 차콜 정도의 색만 가더라도 브라운 톤 구두와 함께 클래식함을 뽐낼 수 있다.


이제 당신이 입기만 하면 된다.

이 정도만 알고 당신이 예복을 맞추러 간다면, 테일러 분들은 당신에게 인생의 결정적인 장면을 빛내줄 수 있는 수트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 글을 처음 쓰게 된 이유는 신부들이 드레스를 공부하고 입어보는 것보다, 신랑들이 자신의 예복에 대해 가지는 관심이 적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흰 드레스를 더 멋지게 밝혀줄, 그 드레스가 당신을 더 멋진 남자로 보이게 해줄 수트이기 때문에 당신은 수트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한 번만 관심을 가져본다면, 결혼식 이후에도 입을 수 있는 만족스러운 정장 하나를 얻게 될 것이다. 사람은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도 자신의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결혼식은 당신 부부를 축하해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아니해야 하는 말이 많은 날이다. 감사하고, 경건하고, 단단한 당신이 마음을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수트를 만나게 되길 빈다. 


기억해라.

classic is classic


special Thanks to 

김소영 플래너 유민지 플래너





혼자 준비하지 말아요. 같이해요!

즐거운 결혼 준비를 위한 한 걸음, 웨딩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