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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ug 28. 2018

드레스 옆,
남자의 옷은 클래식해야 한다.

내 남자의 결혼식 수트 part.1

classic [|klӕsɪk] 
1. 일류의, 최고 수준의   2. 전형적인, 대표적인   3. (스타일이) 고전적인, 유행을 안 타는


클래식은 클래식이다.


클래식,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흐름. 여기에서 사용되는 흐름이란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의 의미가 아닌 항상 주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클래식에는 ‘대표적인’이란 의미가 들어가고 

곧, 시간을 거스를 정도로 ‘최고’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많은 곳에서 클래식을 볼 수 있다. 

건축에서는 헤리티지(Heritage)란 이름으로 현대 건축물 사이에서 고고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고, 음악에서는 심지어 ‘클래식' 이름 그대로 무수한 역사를 가진 수많은 천재들의 하모니로 완성된 명작(masterpiece)들을 품고 있다.

 클래식은 기준이 되는 큰 틀과 패러다임에서 발전, 창조, 변형이 이루어진다. 누군가는 그것을 지루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럴 리 없다. 크고 오래된 기준이 묻히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 안에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클래식은 분명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하거나, 무심해 보이지만 섬세하다. 


말 그대로 클래식하다.

결혼식 남자의 예복, 수트

정장 - 수트는 분명 클래식하다.


정장(正裝)이란 정식의 복장이란 뜻이다. 정장이란 하나의 특정 문화에서 가장 대표할 만한, 격식을 갖춘 옷을 뜻한다. 재킷과 바지, 그리고 셔츠로 이루어지는 수트는 19세기 말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격식이라고 하는 것은 문화를 지지하고 있는 기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이 고리타분하거나 혹은 지루하더라도 그 기준이 서 있는 것 자체에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수트는 분명 클래식하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수트의 의미가 ‘직장인의 유니폼'에 의미로 우리에게 더 다가온다. 그렇기에 예복을 입은 신랑의 모습에서 흰 장갑을 낀 것을 제외하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의복의 기본적인 의미는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그날의 ‘상황(situation)’과 그 상황에 대한 ‘태도(attitude)’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복과 유니폼 그 사이 어딘가쯤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의 모든 옷은 결혼식 자체에 대한 예의와 하객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모든 것에 격식을 갖추고 식(ceremony)을 치른다. 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결혼식의 꽃’이라고 불린다. 결혼식을 위한 격식을 갖추고 신부를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드레스. 그래서 드레스의 존재감은 결혼식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문득 생각해보면 결혼식의 반쪽인 신랑의 예복에 대해선 많은 관심과 이야기가 없던 것 같다. 분명 그 식에서 가장 멋진 남자임이 분명한데 말이다. 

사실 남자 예복에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순백의 드레스'에 어울리는 예복을 찾기엔 색상이나 핏이 조금 좁긴 하다. 하지만 수트는 명백하게 우리의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신랑에게 줄 수 있다. 단순히 검은 정장을 넘어서서 말이다. 많은 예비부부들이 드레스를 위해 투어를 가지만, 어느 신랑이 수트를 위해 투어를 다닌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가끔 필자가 가본 결혼식에서는 세상 제일 아름다운 신부 옆에 2000년대 초반 발라드를 부를 듯한 ‘통 넓은 바지’와 그 바지가 펄럭일 때 보이는 ‘집에 굴러다니던 아무 양말’을 볼 수 있었다. 왜 많은 사람이 수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 아니 안 가져도 되는지 알 수 있는 웃픈 대목이다. 정작 신랑 본인부터 자신의 예복에 크게 관심이 없으니. 자, 이제 수트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니, 수트를 입는 방법은 사람마다 수없이 많다. 

우린 적어도 저 아름다운 드레스에 누가 되지 않는 수트에 대해서 알아보자. 


내 남자의 클래식, 수트

과거 턱시도로 대표되던 결혼 예복은 현대의 결혼식이 좀 더 모던함을 추구함으로써 세련되고 실용적인 수트의 형태로 변해왔다. 하지만 실생활이나 일상에서 캐쥬얼하게 입는 정장보다는 조금 더 격식과 무게감을 보여줄 수 있는 클래식한 색상과 형태의 수트가 더 선호되고 있다. 다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시대이니만큼, 신부의 드레스에 어울리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보일 수 있고, 디테일들을 원하는 sensitive한 층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트렌디한 추천에 디테일은 포기하나 편리성을 취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테일러샵 디자이너들과 웨딩플래너들의 가이드가 신랑을 준수한 수준으로 만들어 주지만, 분명 당사자가 ‘디테일’을 알고 있느냐는 훌륭한 예복을 입게 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수트의 기본 용어

가봉 & 반가봉

기본적으로 결혼식에 들어가는 예복 수트는 맞춤으로 이뤄진다. 결혼 시장에서 맞춤은 크게 ‘가봉'과 ‘반가봉'으로 들어가는데, ‘가봉'은 완전 맞춤으로 수트 테일러가 직접 치수를 재고 원단부터 각종 디테일까지 다 재단하는 것을 말한다. 예상하다시피 가봉은 당연히 고가의 라인에 속하고 제품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며, 사소한 디테일들을 알지 못하면 가성비 면에서 ‘반가봉’이나 기성복에 밀리게 된다. 또 신랑들의 급격한 다이어트나 급격한 ‘살찜'에 의해 그때와는 다른 착용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나에게 맞춘 수트는 당연히 최고의 퀄리티를 제공한다.


‘반가봉’은 어느 정도 수트의 틀을 잡아둔 상태에서 주요 치수들을 재단하고 그에 맞춰서 재가봉하여 나오는 제품을 말한다. 당연히 기성복보다는 나의 몸에 맞지만, 당연히 맞춤보다는 제한된 요소들이 재단되며 전체적인 핏이나 퀄리티를 많이 정할 수 없다. (예복이니만큼 기성복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대부분 많은 신랑은 고가의 드레스에 투자 하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더 실리적인 ‘반가봉’을 많이 맞추는 추세이다. ‘가봉’이든 ‘반가봉'이든 어쨌든 재단사의 손에 의해 재단되기 때문에 어떠한 요소들이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지 알아야 디테일한 요소들을 잡을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선 디테일의 수많은 요소와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 중 수트의 요소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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