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녀석이 있다

시원한 육수에 매콤 달콤한 소스까지 바로 이 맛

by 추억바라기

어느덧 2020년도 절반이 가는 시점. 6월 하면 여름에 문턱에 확실히 들어온 느낌이다. 이 계절에는 바로 이 녀석, 시원한 냉면을 빼고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오늘은 이 시원한 냉면을 함께 먹었던 동료들 얘기와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홈 쿠킹으로 쉽게 냉면을 해 먹는 방법을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가 동료가 되어 만난 것은 어느덧 9년이 조금 모자란 듯하다. 난 A 회사에 팀장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하고 나서야 새로운 팀을 만드는 곳에 팀장으로 내정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당장 새로 팀원을 뽑아 팀을 꾸리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팀을 만들고 바로 퍼포먼스를 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기술직 특성상 기존 멤버가 구심점으로 있는 그림이 좋을 듯해 보였다. 이런 팀 구조가 되면 나머지 새롭게 합류하는 팀원의 적응도 돕고, 회사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듯하여 부서장에게 기존 팀에서 기술 인원의 전배를 요청했다.


부서장의 명령(?)으로 3개의 기술팀에서 각 1명씩 기술 인력을 전배 하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지만, 공식적인 인사팀 부서 전배가 아니라 조금은 찜찜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체 기술팀장들이 회의 요청을 했고, 회의실에서 나온 이야기는 저마다 자신들의 입장만을 이야기하는 답답한 시간이었다. 3개월을 임대하는 형식의 전배라고 하지를 않나, 인원을 데리고 가니 그 인원이 담당하던 업무까지 가져가라고 하지를 않나. 정말 그 당시 회사는 덩치만 컸지 체계가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이 정도도 조율해 주지 않는 부서장의 무관심에 더 짜증이 났다. 결국은 새로운 부서로의 전배 인원들 요청을 철회하고, 새로 팀원을 받아 꾸리기로 정리했다.


이렇게 정리하고 받은 팀원들이 A 과장, B 사원이었다. A 과장은 예전에 함께 일을 해봤던 동료였고, 이렇게 팀원이 된 이후로도 함께 8년을 근무했다. B 사원은 기존에 기술팀에 해외 업무지원을 맡던 친구인데, 전배와는 상관없이 우연하게 함께 일을 하게 된 동료였다. 이렇게 3명이 한 팀을 이뤄 출발선에 섰고, 작지만 강한 팀을 표방하며 끈끈한 동료애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우리는 정말 잘 해내고 있었다.


다른 부서와는 차별화되어 있는 팀 분위기를 좋아하며 동료이자, 친구같이 즐겁게 일하며, 함께 어울려 지냈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방배동에 사무실이 있을 때 우리는 여름에 종종 갔었던 곳이 있었고, 특히 점심시간에 차를 끌고 나가 셋이서 시원하게 먹던 음식이 바로 고기쌈 냉면이었다. 한 여름에 찾았던 곳이라 밖에 더위에 실내는 시원한 에어컨으로 냉기가 가득했지만 그래도 바깥의 더위를 식히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수준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냉면과 고기 접시를 받아 들고, 게 눈 감추듯이 얼음 육수까지 드링킹 하고 나면 어느새 맨살을 드러낸 팔뚝은 닭살이 올라오고, 나도 모르게 이가 딱딱 맞부딪치며 떨리는 것을 느끼고는 했다. 너무 추워 온 육수를 한 잔씩 더 마시고 나서 우리의 즐겁던 점심 식사는 끝이 났고, 여름만 되면 그 가게와 그때 팀 동료들과 함께 먹던 냉면이 생각이 난다.


작년에 A 과장님은 퇴사를 했고, B 사원은 해외로 이민을 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B 사원의 퇴사 이야기는 다음에 글로 다시 한번 써 내려가 볼까 한다. 이젠 함께 일하는 동료가 아니지만, 그때 우리는 정말 즐겁게 일했고, 즐겁게 놀았고 그리고 즐겁게 함께 했었던 시절이었다.



오늘은 집에서 시원한 냉면을 해 먹었어요.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는데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작년에 사놨던 시판용 육수의 유통기한이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더라고요. 참고로 저희는 여름이면 이 시판용 냉면, 동치미 육수로 김치 총총 썰어 물국수도 종종 해 먹어서 쌓아놓고 먹어요. 작년 가을에 샀던 거라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요. (냉면 육수 유통기한 꽤 길어요.)


냉면 준비를 위해서는 우선 사리용 냉면을 해체(?) 하는 작업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려요. 아들이 없는 낮 시간이라 아내와 딸 그리고 제가 먹을 3인분 면을 손으로 뜯어 준비했어요. 마트에 가면 요즘 냉면용 사리 많이 파니까 입맛에 맞게 구매해서 준비하면 돼요. 이렇게 가닥가닥 뜯어낸 냉면용 사리 준비가 끝나면, 야채(오이, 절인 무)를 채 썰듯이 썰어서 준비해 놓아요. 물냉면으로 드실 거면 필요가 없겠지만 저처럼 물냉면에도 양념장을 넣어서 먹으려면 양념장(고추장 + 식초 + 설탕 + 참기름 +참깨)을 함께 준비해 주세요. 양념장은 초장 만드는 재료와 비슷하게 들어가지만 조금은 걸쭉하게 만들어 주시면 돼요. (식초를 조금 덜 넣어주시면 돼요.)

이렇게 재료 준비가 끝나면 물을 끓이고, 물이 끓고 나면 면을 삶는데 냉면은 면이 생명이라 너무 오래 삶으셔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짧은 시간에 삶아도 안돼요. 끓는 물에 약 1~2분 정도면 적당해요. 참고로 전 1분 30초를 끓이고 나서 바로 찬물에 잘 헹궈 냈어요. 찬물에 헹굴 때도 여러 번 찬물로 빨래 빨듯이 빨아야 면이 탱글탱글 잘 살아난답니다. 이렇게 잘 헹궈준 면을 예쁜 그릇에 넣고, 썰어놓은 오이, 절인 무(고기용 무 쌈을 써도 좋아요) 그리고 양념장을 올려주고 육수를 잘 부으면 맛있는 냉면이 완성돼요. 겨자와 식초는 입맛에 맞게 넣어주세요. 더 시원하게 먹고 싶으면 시판용 육수를 냉면을 먹기 30분 전에 냉동실에 넣어서 조금 얼리면 되겠죠. 냉면 만들기 참 쉽죠? 날도 더운 요즘 시원한 얼음 육수 냉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