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을 집에서 요리한다고요?

순댓국만큼이나 우리 가족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구수하다

by 추억바라기

주말 아침 아내가 산책을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어요. 하지만 아내의 산책 목적은 따로 있었고, 전 아내 산책의 이유를 알면서도 따라나섰죠. 주말이면 종종 요리하는 남편(바로 접니다)이라 주말 특별식을 위한 장도 볼 겸 아내에게 산책(?)을 갔다가 마트에 들르자고 얘기했고, 아내에게 오늘 저녁 메뉴로 순댓국을 준비할 거라고 귀띔도 했어요. 아내나 아이들도 모두 좋아하는 요리라 여러 번 해보지는 않았지만 큰 부담은 없었어요. 게다가 비 오는 오늘 같은 날에는 딱이다 싶었어요.


아내는 사실 화원에서 플라스틱 화분을 조금 구하려는 목적으로 외출을 했어요. 자주 다니는 화원이 있어서 그곳에서 쓰고, 재활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화분을 좀 얻으려는 거였죠. 아파트 베란다에 걸어놓을 걸이화분 목적으로 사용하려던 거였는데, 화원에도 플라스틱 화분은 없다고 해서 그냥 일반 화분만 사 가지고 들어왔죠. 물론 들어오는 길에 순댓국 요리를 위한 식재료도 준비해서 들어왔죠.


꼼꼼히 빼지 않고 챙긴다고는 하지만 가끔 우리 부부는 사려고 한 것들을 빼먹고 들어오는 일이 종종 있는데, 오늘은 빼먹고 온 게 아내의 스마트 폰이었어요. 집에 들어와서야 아내의 스마트폰이 없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제 폰을 확인했더니 아내의 전화번호가 찍힌 부재중 전화가 와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내는 전화한 곳이 화원인 걸 알았고, 이내 화원 사장님과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자신의 전화기를 화원 계산대 위에 두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죠.


아내는 화원에 다시 다녀왔고, 오늘이 순댓국을 먹어야 하는 날이 맞는 것 같다고 했어요. 아내 말로는 폰을 가지러 갔다가 사장님이 별일 없으면 자기랑 순댓국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내는 말씀은 감사하지만 오늘 남편이 저녁으로 순댓국을 해 줄 거라고 했더니 , 사장님이 꽤나 놀라 하는 눈치였다 네요.


"아니, 집에서 순댓국 같은 것도 해 먹어요? 그것도 신랑이 직접 요리해서."


아내는 고맙다는 인사와 다음에 함께 식사하자고 하고는 사장님의 초대를 사양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오늘의 요리를 준비해 볼까요?


우선 순댓국을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넣을 양념장을 만들어 봤어요. 입맛이나 기호에 따라 넣으면 돼서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지만, 조금 얼큰한 국물을 원하면 양념장이 필수인 건 아시죠? 우선 양념장의 재료는 다진 마늘 1스푼(마늘 3~4개), 고춧가루 3~4스푼, 새우젓 1.5 스푼, 물 1~2스푼, 후추 조금이 들어가요. 이렇게 재료가 준비되면 준비된 재료를 그릇에 넣고 잘 섞어서 양념장을 넣을 예쁜 용기에 담아요.


그런 후에 순댓국에 들어갈 야채, 그리고 이 요리의 메인인 순대와 돼지고기 앞다리살(부속 고기 대신)을 준비해 봤어요. 우선 야채(부추 조금, 양파 반 개, 대파 2개, 매운 고추 2개)는 흐르는 물에 잘 씻어서 다듬어 주고, 순대 500g은 3 센티미터 길이로 썰고, 돼지고기 앞다리 살 200g함께 썰어서 준비했어요. 순대를 조금 크다 싶게 썰어야 순대를 싸고 있는 식용 막이 버틸 수가 있어요. 음식점에서 파는 순댓국처럼 순대를 얇게 썰면 순대 속 당면이 얇은 식용 막을 버티지 못하고 밖으로 삐져나올 수 있어요. 참고로 시판용 순대(약 4천 원)의 용량은 1Kg이고, 제가 준비하는 요리의 양은 4인 기준이에요.

육수는 시판용 사골 육수를 사용했어요. 돼지 사골을 고와서 사용하면 제대로였겠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하려고 하니 시판용 오O기 사골 육수(1L)를 사용했어요. 이미 간이 된 사골 육수 1L만 넣고 끓이다 보면 조금 짤 수 있어서, 물 300ml를 함께 넣어서 끓이면 적당해요. 이렇게 육수를 끓이면서 새우젓(2 스푼) 들깨가루를 조금 넣어요.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우선 썰어놓은 앞다리 살부터 넣고 고기부터 익혀요. 앞다리 살이 익을 때쯤 순대와 파를 넣고 함께 끓여요. 이렇게 적당히 끓이고 나서 불을 끄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추와 매운 고추를 넣고 불을 꺼요.


이렇게 끓인 순댓국을 예쁜 그릇에 담고, 담아놓은 순댓국 위로 개인의 입맛에 맞게 들깨가루와 준비해 둔 양념장까지 얹었더니 구수하고, 담백한 순댓국 한 그릇이 완성되었어요. 주말(5월 9일) 비도 오고, 날씨도 서늘해 순댓국이 딱 어울리는 저녁이네요.


오늘 큰 애가 순댓국을 먹으면서 너스레를 떨더라고요.

"아빠, 난 브런치 찬성일세. 아빠 요리가 하루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아요."

주말이면 항상 그다음 주 작성 발행할 매거진(요리는 사랑을 싣고)을 위해 특별식 한 가지는 제가 직접 하거든요. 아무래도 저도 모르게 다른 분들이 읽고, 볼 거라고 생각했더니 더욱 신경을 쓰고 있었나 봐요. 암튼 제 요리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이 있어서 글도 쓰고, 요리도 하는 것 아니겠어요.


오늘 저녁으로 뜨끈하고, 구수한 순댓국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