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의 펜트 하우스(3)

습격

by 추억바라기

경기도 파주의 한 폐물류센터.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이곳은 죽은 듯 고요했다. 잡초가 무성한 마당에는 녹슨 컨테이너 박스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고, 낡은 가로등은 깜빡거리며 스산한 분위기를 더했다.

그 어둠 속에 민수가 납작 엎드려 있었다. 낡은 컨테이너 뒤편, 잡초 덤불 속에 몸을 숨긴 채 그는 숨소리조차 죽이고 있었다.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끊임없이 새어 나왔지만, 그는 옷소매로 입을 틀어막아 그 흔적조차 지우려고 애썼다.

‘형님 말대로 진짜네. 쥐새끼들이 모여 있어.’

민수의 시선 끝, 물류센터 안쪽 공터에는 검은색 승합차 세 대와 트럭 한 대가 라이트를 끈 채 정차해 있었다. 차 엔진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트럭 짐칸에서 무언가를 쉴 새 없이 나르고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사과 상자였지만, 건장한 사내들이 끙끙거리며 옮길 정도로 무게가 상당해 보였다.

그 무리의 한가운데, 강동철 이사가 서 있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며 초조한 듯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야! 조심해서 안 날라? 그거 하나 떨어지면 너희들 목숨값으로도 못 갚아!” 강동철의 날카로운 고함이 밤공기를 갈랐다.

“죄송합니다, 이사님!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습니다!”

“야-! 빨리 움직여. 냄새 맡은 하이에나들이 몰려오기 전에 싹 다 태우거나 묻어야 하니까. 장부는? 장부 박스는 따로 챙겼지?”

“예, 1호차에 실었습니다.”

민수는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꺼냈다. 화면 밝기를 최저로 낮추고 동영상 촬영 모드를 켰다. 거리는 약 20미터. 어두웠지만 놈들의 얼굴과 상자를 옮기는 모습, 그리고 크게 소리치는 덕에 강동철이 지시하는 육성까지 담기에는 충분했다.

‘제발… 손 떨지 말고. 이게 우리 목숨줄이나 마찬가지다 생각하며 촬영하자.’ 민수는 숨을 멈추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 카메라 렌즈가 놈들의 은밀한 작업을 포착했다. 돈다발이 가득 든 것으로 추정되는 사과 상자가 승합차로 옮겨지는 장면, 강동철이 누군가와 통화하며 '네, 회장님. 세탁 끝났습니다. 네, 걱정 마십시오.'라고 보고하는 장면까지. 모든 장면들이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었다.

그때였다. 바사-삭-. 민수의 발아래 있던 마른 나뭇가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아무 소리 없는 한적한 이곳 밤의 적막 속에서는 충분히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들렸다.

“누구야!” 강동철이 번개같이 고개를 돌렸다. 놈의 눈빛이 민수가 숨어 있는 컨테이너 쪽을 정확히 쏘아봤다. “저쪽이다! 잡아!”

“에이-씨-, 젠장!” 민수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달렸다. “저 새끼 잡아! 놓치면 니들 다 죽을 줄 알아!” 뒤에서 사내들의 고함과 거친 발소리가 맹렬하게 따라붙었다. 민수는 폐자재가 널브러진 공터를 미친 듯이 질주했다.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잡히면 진짜 죽는다.’ 민수는 형이 알려준 도주로를 떠올렸다. 물류센터 뒷담장에 개구멍이 하나 있다고 했다. 100미터, 50미터. 뒤에서는 놈들이 쇠파이프를 끌며 쫓아오고 있었다.

“거기 안 서? 이 새끼가!” 손전등 불빛이 민수의 등을 훑고 지나갔다. 민수는 눈앞에 보이는 담장 아래, 풀들로 가려진 작은 구멍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옷이 찢어지고 살이 긁히는 고통이 느껴졌지만, 통증보다 더 큰 두려움으로 몸을 깊게 밀어 넣었다. 그는 들고양이, 들개처럼 구멍을 통과해 반대편 도로가로 굴러 떨어졌다.

“저쪽으로 나갔다! 얼른 차 갖다 대!” 담장 너머로 놈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수는 아픈 다리를 절룩거리며 도로 옆 수풀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잠시 후, 놈들의 승합차가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해 지나갔다. 민수는 진흙탕 속에 처박힌 채, 멀어지는 차의 미등을 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스마트폰이 생명줄처럼 꽉 쥐어져 있었다.


새벽 3시. 가산동 은신처. 철문이 쾅 열리고 민수가 들어왔다. 온몸이 진흙투성이에 옷은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였다. 소파에 앉아 있던 김소연이 너무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입을 틀어막았고, 재민이 벌떡 일어났다.

“민수야! 괜찮아?”

“헉… 헉… 형님….” 민수는 바닥에 대자로 뻗으며 히죽 웃었다.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안도감과 성취감으로 통증은 이미 잊은 듯 빛났다.

“제가… 파파라치 소질이 좀 있나 봅니다. 제대로 건졌어요.”

민수가 내민 스마트폰을 받아 든 재민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영상을 확인하는 재민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영상 속에는 강동철이 비자금을 은폐하는 현장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정황 증거가 아니었다. 놈들이 범죄 수익을 은닉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였다.

“고생했다. 진짜 고생했어.” 재민은 민수의 어깨를 꽉 쥐었다. 민수는 아픈 척 엄살을 피우면서도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면 놈들, 꼼짝없이 감옥행이죠?”

“어. 이 영상이랑 소연 씨 USB를 합치면, 박수현은 물론이고 JS 홀딩스 자금줄까지 끊어놓을 수 있어. 뇌물 받은 검사 놈들도 옷 벗어야 할 거고.” 재민은 노트북을 열어 민수가 가져온 영상을 백업했다. 그리고 곧바로 편집 프로그램을 켰다.

“소연 씨.”

“네… 변호사님.”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이제 제대로 반격을 시작할 겁니다. 이 영상을 내일 아침, 아니 지금 당장 한겨레일보 기자에게 보낼 겁니다. 이번엔 예고편이 아니라 본편으로요.”

김소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에서 두려움이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포털 일면 기사로 꽤나 시끄러웠다. 한겨레일보 최 기자가 터뜨린 기사는 그야말로 메가톤급이었다.

- 단독 -! JS 홀딩스, 한밤의 돈세탁 현장 포착… 박수현 상무 약물 성폭행 의혹 일파만파

기사에는 민수가 목숨 걸고 찍어온 영상의 캡처본과 김소연이 제공한 뇌물 장부의 일부가 모자이크 처리되어 실려 있었다. 포탈 여기저기 유사 기사들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의 '가장 많이 본 뉴스' 1위는 순식간에 한겨레일보 기사가 차지했고, 관련 기사들의 댓글은 분노한 여론으로 도배되었다.

은신처에서 뉴스를 지켜보던 세 사람은 우려와 걱정을 조금은 털어내며 긴장된 표정을 풀었다.

“형님! 댓글 좀 보세요! 난리가 났습니다. ‘박수현 구속하라’는 댓글이 수백 개가 넘어요! 이제 검찰도 수사 안 하고는 못 배길 겁니다!” 민수가 신이 나서 떠들었다. 하지만 재민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직이야. 놈들이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리가 없어. JS의 법률 자문은 태산이야. 내 친정이라고. 그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내가 제일 잘 알아.”


재민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오후 2시가 되자,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이 바뀌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메인에 걸려있던 최 기자의 단독 보도는 ‘언론사 요청’ 혹은 ‘알고리즘’이라는 명목 아래 구석으로 밀려나거나 삭제되었다. 대신 그 자리를 자극적인 제목의 연예 기사들과 출처를 알 수 없는 찌라시성 기사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단독! 박수현 고소녀 A 씨 알고 보니 유명 유흥업소 출신' , 'JS 측 A 씨와는 합의 하에 가진 관계… 거액 요구하며 협박해 와...' , '충격!!! A 씨, 과거에도 빚 때문에 사기 혐의로 피소? 문란한 사생활 논란'

“어? 형님, 이거 뭡니까?” 민수가 당황하며 유튜브 앱을 실행했다.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었다. 구독자 수십만 명을 거느린, 일명 사이버 레커 채널들이 일제히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긴급방송! 재벌 3세 저격한 꽃뱀 비서의 실체를 까발립니다!’ 썸네일에는 김소연의 모자이크 된 사진과 함께 자극적인 문구들이 붉은 글씨로 박혀 있었다.

“아… 아니에요… 이거 아니란 말에요…!” 김소연이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나 유흥업소 다닌 적 없어… 빚은 아빠가 도박하다 생긴 거고 난 갚으려고 뼈 빠지게 일만 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이래!”

댓글 반응은 순식간에 뒤집혔다. 놈들이 푼 댓글 부대와 선동된 대중들이 김소연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역시 꽃뱀이었네. 역시 관상은 과학.’, ‘재벌 3세가 미쳤다고 강제로 하냐? 돈 주면 줄 서는 여자가 널렸는데.’, ‘사람 인생 조지려고 작정했네. 무고죄로 처넣어야 할 듯.’

대중은 진실보다 자극을 더 원하는 괴물들 같았다. 거대 자본이 뿌리는 돈 냄새나는 거짓말에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현혹되고 있었다. 이것이 법무법인 태산이 자랑하는 여론 재판 전략, 일명 ‘피해자 죽이기’였다.

“음-, 내가 너무 얕봤어. 개자식들….” 민수가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형님, 이거 어떻게 합니까? 사람들이 다 소연 씨 욕만 해요. 소연 씨 신상까지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고요!”

재민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피 맛이 비릿하게 올라왔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추잡하고 빠르게, 그리고 전방위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놈들은 포털과 유튜브를 동시에 장악해 김소연의 사회적 인격을 난도질하며, 사회적인 살인을 교사하고 있었다.

그때, 재민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 정보 없음. 강동철이었다. 재민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되며 소연과 민수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론 조작 솜씨가 제법이네, 강동철.”

“과찬이십니다, 변호사님. 제가 경고했잖습니까. 감당 못 한다고.” 강동철의 목소리에는 여유가 넘쳤다. “지금 유튜브랑 커뮤니티 올라온 글들 보셨죠? 김소연 씨는 이제 한국에서 얼굴 들고 못 다닙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고요. 자, 이제 마지막 제안입니다.”

“……”

“원본 영상이랑 장부, 그리고 어제 찍은 창고 영상까지 싹 다 넘기세요. 그러면 포털에 기사, 유튜브 영상들 모두 내려주고, 김소연 씨 빚도 갚아 드리죠. 본인이 원하면 이민도 보내드리겠습니다. 꽃뱀 꼬리표 떼고 새 삶 살게 해 드리죠. 변호사님한테도 섭섭지 않게 챙겨드리고.”

재민은 헛웃음을 흘렸다. “협박이 안 통하니까 이제 회유냐? 너희들 참 한결같이 쓰레기구나.”

“선택하세요. 한 시간 드립니다. 그 안에 답 없으면, 다음 타깃은 김소연 씨 가족입니다. 하나뿐인 동생에게 비슷한 프레임 씌우면 괜찮겠어요?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요? 그럼 잘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전화가 끊겼다. 정적만이 감도는 은신처. 김소연은 바닥에 주저앉아 넋을 잃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변호사님… 저… 그만할래요… 너무 무서워요… 아빠랑 동생까지….”

민수가 재민을 쳐다봤다. 그의 눈빛도 흔들리고 있었다. “형님… 이거… 이길 수 있는 싸움 맞습니까? 저 놈들은 괴물이에요.”

재민은 창가로 걸어가 커튼 틈으로 밖을 내다봤다. 회색빛 도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온했다. 저 밖의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낄낄대고, 김소연에게 돌을 던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민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로펌 시절, 자신이 썼던 그 더러운 방식들을 떠올렸다.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멘털을 부수고,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더럽고, 치졸한 전술. 지금 놈들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방심하고 있을 것이다.

“소연 씨.” 재민이 뒤를 돌아 김소연을 불렀다. “포기하면, 그게 진짜 놈들이 원하는 겁니다. 꽃뱀으로 낙인찍혀서 평생 숨어 살 겁니까? 아니면… 놈들의 가면을 벗겨버리고, 소연 씨 누명도 벗고 당당하게 살 겁니까?”

김소연이 눈물이 차오른 눈으로 재민을 올려다봤다. “방법이… 있어요?”

재민은 칠판에 적힌 박수현, 강동철의 이름 위에 붉은색 마카펜으로 엑스(X)를 그었다. 그리고 그 아래 새로운 단어를 적었다.

'기자 회견'

“놈들이 언론으로 장난을 쳤으니, 우리도 언론으로 갚아줘야죠. 대신 이번엔 숨어서 하는 제보가 아닙니다.” 재민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내일 아침,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소연 씨가 직접 마이크 잡으세요. 얼굴 공개하고, 육성으로 박수현의 만행을 고발하는 겁니다.”

“네? 얼굴을요? 하지만….” 민수가 펄쩍 뛰었다. “지금처럼 숨어 있으면 놈들이 만든 꽃뱀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어. 대중은 익명의 제보자보다 공감을 이끌고, 감정에 호소하는 실제 인물을 더 믿어. 소연 씨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사이버 레커, 온라인 하이에나들의 거짓말은 힘을 잃을 거야.”

재민은 김소연에게 다가가 몸을 낮춰 눈을 맞췄다. “제가 옆에 서겠습니다. 민수도 같이 있을 거고요. 세상 모든 카메라가 소연 씨를 비추겠지만, 그건 소연 씨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소연 씨의 진실을 기록하는 빛이 될 겁니다. 할 수 있으시죠? 아니, 하셔야 합니다.”

김소연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뺨을 감쌌다. 두려움과 분노가 교차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이어리를 꽉 쥐었다. 그 속에 담긴 지옥 같았던 기억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 할게요. 제가… 직접 말할게요.”

재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이번에는 한겨레일보 최 기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정문. JS 홀딩스 박수현 상무 성폭행 및 비자금 사건, 피해자 직접 기자회견. 판 다시 짭시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재민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이제 물러설 곳은 없다. 링 위로 올라가는 수밖에.

그때였다. 똑, 똑, 똑. 누군가 사무실 철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문으로 향했다.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여긴 아무도 모르는 유령 사무실이었다. 민수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 세요?” 민수가 쇠파이프를 집어 들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문밖에서 낮고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실례합니다. 짜장면 배달 왔는데요.”

재민의 눈이 커졌다. 배달을 시킨 적이 없었다. 그 순간, 콰-앙-! 굉음과 함께 낡은 철문이 뜯겨 나갈 듯 밀려 들어왔다. 문틈 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최루탄이었다.

“콜록! 콜록! 형님!”

“창문-, 창문 열어! 어서-!”

뿌연 연기 속에서 방독면을 쓴 검은 옷의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손에는 삼단봉과 전기 충격기가 들려 있었다. 놈들이었다. 강동철이 보낸 사냥개들이 결국 냄새를 맡고 찾아온 것이다.

“야-, 쓸어버려. 여자는 생포하고, 나머지 둘은 앞으로 꿈틀 되지 못하게 아주 아작을 내버려.” 최루탄 연기 너머로 강동철의 비릿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민은 눈을 찡그리며 김소연을 감싸 안았다. 민수가 괴성을 지르며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전쟁은 내일 아침만이 아니었다. 은신처가 생존을 건 전쟁터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좁고 어두운 방 안에서 생존을 건 육탄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