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는 있다" , "사람 간의 존중은 당연한 도리이자, 의무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헤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을 구분하는 데는 성별, 나이, 직업, 결혼 여부, 주거지, 고향 등 다양한 정보들이 있다. 과거 계급제도가 만연할 때에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귀천을 구분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1항에도 있는 것과 같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아니 평등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배웠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많이 다르고, 과거의 계급 사회와 같이 국가에서 관여하는 제도화되어있는 법이나,관습그리고 전통은 아니더라도 사람을 신분에 따른 귀천으로 구분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바르지 않은 생각들이 아직도 만연하다.
당장 A와 B라는 사람이 있는데, A는 유명 100억대 사업가이고, B는 20년 차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월급쟁이라고 하자. A라는 사람이 크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인성이 아주 안 좋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감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예로 자신의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이의 주변 친구 중에 공부를 잘하는 A군과 공부를 잘 못하는 B군이 있을 때 표현은 하지 않아도 우리 아이는 A라는 친구와 조금 더 친해졌으면 한다는 생각들을 대부분의 부모들은 갖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이 가는 일일 것이다.
법 앞에 평등하다. 사실 이 말은 아주 평범하게 사는 힘없는 우리들의 얘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법 앞에 평등한 사람들은 따로 있고, 평등하게 취급받는 계층들은 따로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법 앞에 평등한 사람들보다 더 상위에 있는 계층이 법 없이도 산다 아니 법이 있으나마나 '난 법 안 지키며 산다'는 사람들일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주 느끼는 일이다. 똑같이 직장에서 20년 경력을 채웠지만 누구는 능력이 뛰어나고, 줄도 잘 서서 본부장, 임원이 되었지만 누구는 직책이 없는 차, 부장으로 근속 중이다. 후배들이나 경영진에서 바라보는 시각들은 이들의 인성이나 업무 태도가 아닌 단지 이들의 직책, 역량, 능력 만을 보고 사람들을 존중한다. 물론 능력이 안되고, 사회성이 부족해 진급이 안되면 능력 있고,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과는 차별화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차별화의 방법은 연봉 차이나 직책으로 충분히 차별을 두었거나, 둘 수 있기 때문에 '사람' 본연의 모습으로서의 존중은 어찌 되었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개인의 능력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고, 리더가 여러 명일 수는 없다. 20년을 직책 없는 평사원으로 근무한 사람도 능력이 없는 게 아니고 능력자에 비해서 부족할 뿐이고, 사회성은 길러지는 것보다 타고나는 것이다. 20년을 애쓰며 직장을 다닌 그의 열정과 노고에 사람으로서의 존중은 도리이고, 의무이다.
나에게도 이런 태도 변화를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고, 마음속으로는 이런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나 관계는 애저녁에 정리해 버렸다. 팀장의 직책을 맡고 일하면서 관계를 맺고 소통할 때와 보직해임 후 좌천되어 평부장으로 소통하고 일할 때와 태도의 변화를 너무 차이 나게 보여주던 사람들이 있었고, 나의 보편적 시각으로서 바라볼 수 있는 관계라는 테두리를 벗어나버린 행동들이었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그 일을 겪고 나서 관계의 정리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는 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어느 광고 카피가 자꾸 머릿속을 헤집고, 자리 잡고, 어느 순간 꽉 채워서 떠나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