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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ol K Jan 18. 2018

About the Pacific Crest Trail

내 맘대로 쓰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간략 가이드





총 거리 약 4,300km에 이르는 미국의 3대 장거리 트레일,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은 미국 3대 트레일중 하나로 멕시코 국경(campo)에서 캐나다 국경(manning park)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총 거리 4,286km(2,666 mile)의 장거리 트레일이다. 완주까지 약 4개월~5개월이 소요되고,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숙영 및 취사도구를 이용하여 걸어서 진행해야만 하는 극한의 도보여행이다. 2015년 국내 완주자 4명을 시작으로 한해 10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도전하고 있다.


 시에라 네바다, 캐스케이드 산군 등을 거쳐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3개의 주를 가로지르는 트레일이며, 이 트레일의 구간 중 가장 높은 지점은 시에라 구간의 Forester Pass(4,009m)이다. 전구 간을 통해 25개의 국유림과 7개의 국립공원을 통과하게 되고, 요세미티 구간에서는 많은 구간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 JMT_338.6km)과 겹치게 된다.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과 산악지역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지형, 날씨, 사막에서의 식수 부족 등 환경에서 오는 어려움은 물론, 곰이나 마운틴 라이언, 방울뱀 등의 야생동물의 위협에도 노출되어있어 어려움이 크다. 


 PCT를 하이킹하는 방법은 구간을 나눠 하이킹을 하는 섹션 하이킹과 한 번에 종주를 목표로 하는 쓰루 하이킹,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만약 당신이 800km가 안 되는 구간을 섹션 하이킹할 예정이라면 별도의 퍼밋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 이상 혹은 쓰루 하이킹을 목적으로 한다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협회(PCTA, www.pcta.org)에서 승인하는 퍼밋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약 이 퍼밋을 소지하지 않은 채 하이킹을 하다가 레인저의 불시검문에 걸린다면 더 이상의 하이킹을 진행할 수없고 트레일 밖으로 추방될 수밖에 없다.

 퍼밋을 신청하는 데는 별도의 수수료가 필요하지 않고 전적으로 신청자의 자유의지에 따라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다만, 시에라 구간의 휘트니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PCT퍼밋을 신청할 때 별도의 Mount Whitney Zone Permit을 추가로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 $21의 비용이 발생된다. 만약 휘트니 산을 오르지 않는다면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

 미국 대부분의 국유림 혹은 국립공원에서 하이킹 및 캠핑을 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퍼밋이 필요로 하는데, 만약 PCT 퍼밋을 발급받은 상태라면 트레일 내에 존재하는 국유림 및 국립공원을 패스하며 캠프하는 데에 별도의 퍼밋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한마디로 자유이용권과 같은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단, 해당 트레일에 존재하는 국립공원이라면 말이다.

 퍼밋 신청일은 매년 2월 경 해당 사이트에 오픈이 되었으나 17년도의 경우에는 정책이 변경되어 11월에 오픈되었다. 퍼밋은 각 일자 별로 50명씩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 신청할 때 하이킹 시작일과 종료일을 선택하게 되는데, 꼭 해당일에 맞춰 시작하거나 끝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 있게 기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퍼밋 발급 사이트



  PCT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비자발급이다.

 미국은 무비자로 3개월까지만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완주까지 약 4개월~5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PCT를 종주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만약 퍼밋이나 비용, 장비 등을 다 준비해놓은 상태일지라도, 비자(B1, B2 관광비자)를 발급받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기해야만 한다.

 비자발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불법체류의 가능성을 제로화시키는 것이다. 비자를 발급받기 전까지는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무조건 대행 서비스를 받아야만 성공확률이 높다는 말에 거금을 들여 대행 서비스를 받을까 고민도 했지만, PCTA로부터 퍼밋을 발급받고 난 뒤부터는 자신감이 생겨 단독으로 해당 비자의 비이민 비자 온라인 신청서(DS-160)를작성하고 인터뷰 날짜를 잡았다. 인터뷰 당일, 다들 필요하다고 하는 불법체류를 하지 않고 비자 기간 만료 전에 한국으로 돌아올 것을 증빙할 수 있는 재정 증명서(통장잔고 및 부동산 계약서 등)와 PCTA에서 승인한 퍼밋을 출력하고 갔는데, 운이 좋았던 것인지 담당 인터뷰어는 퍼밋만 보고는 몇 가지 간략한 질문을 하고 승인도장을 찍어 주었다. 정작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 찍혀있는 재정 증명서 서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인터뷰어의 질문은 거길 왜 가려하느냐? 얼마나 준비를 했냐? 올랐던 산 중에 가장 높은 산은 어디였냐? 등이었다. 인터뷰 전날 발생된 리퍼트 미 대사관의 피습사건을 감안한다면, 비자발급 승인 도장을 찍어줄 때 느낀 희열이 얼마나 컸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단, 작년 PCT를 준비하며 비자를 발급받은 국내 하이커들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비자 발급 여부는 인터뷰어의 재량에 따라 복불복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고려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 작년의 경우, 3번 만에 겨우 승인받은 사례도 있다.  


*관광/상용(B1/B2) 비자발급 사이트



  PCT를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비자발급이라고 한다면, 종주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보급이다. 제때 식량을 보급받지 못하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구간구간 문제없이 식량을 보급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식량을 보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필자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이 계셨기 때문에 현지에서 선택한 보급지로 미리 보내는 방법으로 보급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이 방법은 현지에서 누군가가 도와주어야만 가능한 방법이고, 또 미리 선택한 곳으로 보내 놓기 때문에 일정의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워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 약 7일치 정도의 식량 보급. 무게는 약 3kg 정도로 보급시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무게때문에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법이다. 일정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 하이커들이 애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방법으로 보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미리 자신이 도착하고자 하는 지역에 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식료품점이나 마트가 있는지를 파악해야만 한다. 만약 다음 보급지에 식량을 구할 곳이 없다면 미리 그 전 보급지에서 식량을 준비해 해당 보급지로 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상 식량을 구할 수 없는 보급지는 손에 꼽힌다. 그리고 현지에서 식량을 조달할 경우,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것에 비해 조금 비싸기도 하지만 배송비를 생각하면 비슷하거나 더 싼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으니, PCT를 준비하는 하이커들은 사전에 보급 방법에 대한 정보를 찾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좋다. 필자가 준비할 때만 해도 국내에는 정보가 없어 구글링을 통해 준비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필자와 같은 해에 트레일을 종주한 PCT하이커 히맨의 사이트에 많은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히맨의 PCT 하이커되기



 1. 캘리포니아


 PCT에서 가장 긴 구간이자 사막 구간이 포함되어 있는 구간이다. 캘리포니아 구간은 크게 남부/ 중부/ 북부로 나눌 수 있다.


 첫 시작인 남부구간은 캄포(Campo)에서부터 워커 패스(Walker Pass)까지의 약 1천 킬로미터의 구간이다. 대부분이 사막지역인 남부구간은 대부분의 하이커가 트레일에 적응하기도 전, 뜨거운 태양과 부족한 물로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어렵고 힘든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남부구간이 끝나기도 전에 트레일을 포기하는 하이커들이 많이 발생한다. 사막 구간을 걸을 때에는 적게는 2L~3L부터 많게는 6L~7L의 물을 짊어지고 걸어야만 한다. 트레일에서 물은 곧 생명과도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무겁다고 해서 지나칠 수가 없는 소비재이다. 이 때문에 식량과 물등의 소비재를 제외한 기본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만 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기본 배낭의 무게는 5kg~7kg이다. 만약 기본 배낭의 무게가 10kg을 넘어간다면, 필요한 식량과 물을 패킹할 경우 배낭의 무게는 배낭의 한계 하중을 넘어 고스란히 착용자의 어깨를 타고 전달될 수밖에 없다. 전달된 무게는 피로를 누적시켜 하이커를 지치게 하고, 무릎 혹은 발을 혹사시켜 트러블이 발생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누적된 피로와 트러블은 전체 일정을 지연시키고, 나아가 트레일을 포기하게까지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PCT를 준비하는 하이커는 불필요한 짐은 과감하게 빼고, 전체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 '까사 데 루나(Casa de Luna)'  달의 집이라는 사막 구간의 유명한 트레일 엔젤 하우스. 많은 하이커들이 앞뜰에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사막의 열기와 누적된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보급지에서 충분한 휴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일반 모텔을 이용할 경우 비용의 부담이 크지만, 만약 해당 보급지에 거주하는 트레일 엔젤이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하자. 대표적인 트레일 엔젤은 빅 베어 시티의 ‘파파스머프(Papa Smurf)’, 아구아 돌세의 ‘하이커 헤븐(Hiker`s Heaven)’, 하이커 타운(Hiker Town) 이전의 ‘까사 데 루나(Casa de Luna)’ 등이 있다.


 사막 구간을 지날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방울뱀과 ‘포이즌 오크(Poison Oak)’, 그리고 푸들 도그 부시(PoodleDog Bush)이다. 방울뱀은 특유의 소리로 구분할 수 있지만, 포이즌 오크(북미산 옻나무)와 푸들 도그 부시는 생긴 모양을 알아야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만 한다. 이파리가 세 잎으로 펼쳐있는 포이즌 오크는 만지는 것 만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이는 가려움증, 수포, 발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푸들 도그 부시는 산불이 난 자리에 무성하게 번지는 독초인데, 예쁜 보라색 꽃에 독을 가득 품은 두 얼굴을 지녔다. 피부에 닿기만 해도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수포를 일으키고, 일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한 달 이상을 괴롭힌다.


** 남부구간 주요 보급지

워너 스프링스(WarnerSprings, 110mi) > 아이들 와일드(Idyllwild, 180mi) > 빅베어 시티(Big Bear City, 276mi) > 라이트우드(Wrightwood,366mi) > 아구아 돌세(Agua Dulce, 455mi) > 모하비(Mojavi, 564mi) or 테하차피(Tehachapi, 566mi)> 레이크 이사벨라(Lake Isabella, 653mi)



< 사막의 끝과 시에라의 시작을 알리는 케네디 메도우즈. 도착하는 하이커들을 위한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

 남부구간을 지나면 하이시에라의 시작을 알리는 ‘케네디 메도우즈(Kennedy Medows)’에 이르게 된다. 시에라 중부 구간이라고도 하는 캘리포니아의 중부 구간은 워커 패스에서 그래니트 치프 와일더니스(North of the Granite Chief Wilderness)까지의 약 800km의 구간이다. 개인적으로 힘들었지만 가장 아름답게 느꼈던 구간이기도 하다.

 힘든 사막 구간을 이겨낸 서로를 축하하는 곳이기도 한 케네디 메도우즈는 영화‘와일드(Wild)’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막을 지나 도착한 세릴을 위해 다른 하이커들이 박수를 쳐준 곳, 그녀의 배낭에서 불필요한 짐을 빼기 시작한 곳이 바로 케네디 메도우즈였다.


 케네디 메도우즈부터 투올러미 메도우즈(Tuolumne Meadows)까지는 또 다른 유명한 트레일인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 JMT)’과 약 80%가량 트레일이 겹치기도 한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위트니산(Mt. Whitney)’을 오를 수도 있고, PCT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포레스터 패스(Forester Pass, 4009m)를 지나게 된다. 전체 구간의 고도가 높기 때문에 이전 사막 구간에서 볼 수 없었던 마모트나 곰 등의 야생동물과 마주칠 수 있다. 특히 곰과 마주칠 수 있기 때문에, 하이시에라 구간을 지날 때에는 곰 통(Bear Canister)을 필수로 지니고 다녀야만 한다. 만약 레인저의 불시검문에서 곰 통을 지니고 있지 않았을 경우에는 즉각 트레일에서 퇴장해야 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곰 통은 트레일에서 대여도 할 수 있지만, 대여비용이나 구매비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서 케네디 메도우즈로 보내는 것이 좋다.


** 중부 구간 주요 보급지

케네디 메도우즈(KennedyMeadows, 702mi) > 인디펜던스(Indeoendence, 788mi) or 론파인(Lone Pine, 788mi) or 비숍(Bishop,788mi) > 뮤어 렌치(Muir Ranch, 857mi) > 비비알(VVR, 878) > 레즈 메도우즈(Red`s Meadows,906mi) or 매머드(Mammoth, 906) > 투올러미 메도우즈(Tuolumne Meadows, 942mi) > 노스 케네디 메도우즈(NorthKennedy Meadows, 1018mi) > 레이크 타호(Lake Tahoe,1094mi)



 마지막으로 북부구간이다.

 캘리포니아 북부구간은 그래니트 치프 와일더니스에서 PCT의 중간지점(Mid point)을 지나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의 주 경계까지 약 880km에 이른다. 많은 하이커들의 사랑을 받은 ‘원 파운드 버거(One Pound Burger)’가 있는 시에라 시티(Sierra City), PCT의 중간지점을 지난 하이커들이 자축파티를 위해 들리는 마을인 체스터(Chester), 웅장한 샤스타 산(Mt. Shasta) 그리고 버니 폭포 주립공원(Burney Falls Statepark) 등이 유명하다. 다만, 대부분의 하이커들이 캘리포니아 북부구간 가장 매력적이지 않은 구간으로 평가한다.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사막과 아름답고 웅장한 하이시에라 구간에 비해 다소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길고 길었던 캘리포니아 구간을 지나 오리건 구간을 시작한다는 것에서 의미를 두기도 한다.


** 북부구간 주요 보급지

시에라 시티(SierraCity, 1197mi) > 벨든(Belden, 1289mi) > 체스터(Chester, 1335mi) > 올드 스테이션(Old Station,1381mi) > 버니 폭포 주립공원(Burney Fall State Park, 1423mi)> 카스텔라(Castella, 1506mi) > 에트나(Etna, 1605mi) > 시아드 벨리(Seiad Valley,1662mi)

 


 2. 오리건(Oregon)


길고 긴 캘리포니아 주를 지나 오리건 주로 접어들면 PCT 구간 중 트레일이 가장 평평하다는 오리건 구간이 시작된다. 오리건과 캘리포니아의 주경계에서부터 ‘신들의 다리(Bridge of Gods)’가 있는 캐스캐이드 록스(Cascade Locks)까지 이르는 약 730km의 구간이다. 평탄하고 길게 뻗은 트레일을 빗대어 오리건 하이웨이(OregonHighway)라고도 하며, 실제로 오리건 챌린지(OregonChallenge)라는 이름으로 많은 하이커들이 하루에 40mi에서 45mi씩을 걸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오리건 구간을 끝내는 경쟁을 하기도 한다.


< 몽환적인 오리건의 울창한 숲. 사이로 난 트레일을 걸을 때면 고대 원시림에 온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구간과는 다르게 웅장한 산보다는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어 이끼가 낀 돌과 나무의 모습이 몽환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후 워싱턴 구간까지 이어지는 캐스케이드산맥을 따라 웅장한 후드 산(Mt. Hood)의 모습과 북미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의 아름다운 경관을 경험할 수 있다. 많은 호수가 위치해 있는 만큼 쉘터 코브 리조트(Shelter Cove Resort), 엘크 레이크 리조트(Elk Lake Resort) 등 휴양지들이 많아 보급은 물론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잭 니콜슨의 영화 ‘샤이닝’ 의무대인 ‘팀버라인 로지(Timberline Lodge)’의 클래식한 모습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영광(?)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정규 트레일은 아니지만, 많은 하이커들이 정규 트레일 대신 찾는 ‘이글크릭 트레일(Eagle Creek Trail)’을 마지막으로 마주하게 되는 캐스캐이드 락은 영화 ‘와일드’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신들의 다리를 통해 오리건 주와 워싱턴 주를 가로지르는 컬럼비아 강(Columbia River)을 건너는 장소이기도 하다.


** 오리건 구간 주요 보급지

애쉬랜드(Ashland,1727mi) >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 1834mi) > 쉘터 코브 리조트(Shelter Cove Resort, 1912mi) > 빅 레이크 유스 캠프(Big Lake Youth Camp, 2001mi) > 밴드(Bend,2007mi) > 팀버라인 로지(Timberline Lodge, 2107mi)

 


3. 워싱턴(Washington)


 PCT의 마지막 구간이자 전 구간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한 워싱턴 구간은 캐스캐이드 락에서 신들의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신들의 다리에서부터 PCT의 마지막 지점인 모뉴먼트 78(Monument 78)까지 약 810km의 구간이다. 실제 캐나다 국경을 지나 12km를 더 걸어 도착할 수 있는 매닝 파크(Manning Park)까지가현재 완성된 PCT의 마지막이나, 대부분의 하이커들이 모뉴먼트 78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트레일을 끝내고 있다. 앞서 지나온 오리건 구간과는 다르게 표고차가 큰 여러 개의 패스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시에라 구간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에라 구간의 웅장함과 오리건 구간의 울창함을 같이 지니고 있는 것이 워싱턴 구간의 매력이기도 하다.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워싱턴 구간의 경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에 트레일의 마지막 구간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다. >


 대부분의 하이커들이 워싱턴 구간으로 접어드는 시기가 8월 중순 경에서 9월 초 정도이다. 그래서 PCT 하이커들을 격려하기 위한 행사가 바로 직전의 캐스캐이드 락에서 열린다. 2박 3일간의 행사, 바로‘PCT DAYS’이다. 그동안의 노고를 함께 치하하며, 얼마 남지 않은 트레일의 끝을 위한 축배를 든다. 대부분 여흥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변덕스러운 워싱턴 구간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기도 한다. 시기적으로는 가을이지만 실제로는 겨울과 마찬가지로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오기 때문에 가능한 10월이 되기 전에 트레일을 끝내는 것이 좋다. 10월로 접어들게 되면 비 대신 눈 속에서 추위는 물론 쌓은 눈을 헤쳐나가야 하는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신, 힘든 구간인 만큼 웅장한 레이니어 산(Mt. Rainier)을 보면서 걷는 트레일의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경관과는 다르게 변덕스러운 날씨와 추위, 높은 표고차로 마치 끝을 향해 나아가는 많은 하이커들을 쉽게 내보내지 않으려는 악마의 두 얼굴을 지닌 구간 이바로 워싱턴 구간이다.


** 워싱턴 구간 주요 보급지

화이트 패스(WhitePass-Packwood, 2303mi) > 스노퀄미 패스(Snoqualmie Pass,2402mi) > 스티븐스 패스(Stevens Pass-Skykomish, 2476mi)> 스테헤킨(Stehekin, 2580mi) > 레이니어 패스(Rainy Pass-Mazama & Winthrop, 2599mi)



 영화 '와일드(Wild)'의 개봉 이후, 해마다 트레일을 도전하는 하이커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종주 성공률은 약 60% 정도로, 한해 대략 500명 이하의 하이커들이 종주에 성공을 한다. 한국인 하이커들도 매년 10명 이상이 종주를 시도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100%가 종주를 성공했다. 


 PCT를 종주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국내 하이커들의 경우, 항공권을 포함한 전체 비용이 대략 6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소요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약 700만 원이 소요되었다. 물론 트레일이 끝난 후 한 달가량 유타(Utah) 주를 여행한 비용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최소 4개월, 많게는 6개월이란 시간을 투자해야만 갈 수 있고 일상과는 다른 야생에서 먹고 자야 하는 험난한 길이지만, 인생에 한번쯤은 이런 길도 괜찮지 않을까?






** 이 글은 필자가 매거진 '월간 산' 특집 기사로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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