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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Nov 25. 2020

평창동 홀아비의 유쾌한 [당근마켓] 사용후기(2)

어제 이안 작가가 브런치에 올렸던, “평창동 홀아비의 친절한 [당근마켓] 사용후기”에, 많은 독자분들께서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사용후기 2탄]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2탄을 쓰기 전에 잠깐, 크리스마스트리에 관한 얘기를 잠시 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에 여럿이 모여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파티를 여는 일은 별로 없을 거 같습니다. 이안 작가도 역시 마찬가지 이겠죠.     


그래서, 미리 혼자서 '12월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려고, 다이소에서 2,000원짜리 작은 트리를 하나 샀어요. 올봄에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과 헤어지는 일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막내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베란다에 놓여있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장식 트리를 마루에 꺼내 놓고, 이런저런 반짝이와 딸랑이를 매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기를 늘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상상력이 풍풍한 막내가 ‘아빠 크리스마스트리 좀 꺼내 주세요~’라며 졸라대니까요. 하지만 올 크리스마스부터는, 막내아들의 애교 섞인 성화도 볼 수 없으니, 이안 작가 혼자만의 파티를 위해서, 아주 자그마한 트리를 하나 샀어요.      


평창동의 아름다운 밤 풍경을 뒷배경으로, 트리를 창가에 놓고 사진을 찍으니까, 비록 작고 볼품없는 트리라지만, 제법 행복한 연말의 신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연출되는 거 같았습니다.   

   

<세상 모든 생활용품이 '다 있다'는, [다~이소]에서 이안 작가가 산, 메이드 인 차이나 2,000원짜리 크리스마스트리. 북한산을 액자처럼 걸고 있는 창가에 놓으니, 이안 작가 한 명 만을 위한 트리가 아닌, 우리 동네 평창동 모든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된 거처럼 보인다>


다시 당근 마켓 얘기로 돌아와서, 지금 이안 작가의 브런치를 읽고 계신 구독자분의 집 베란다에, 더 이상 쓰지 않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어 있다면, 당근마켓에 싸게 한번 올려보시면 어떨까요? 집에 예쁜 트리가 없으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귀여운 아이들이 있는 집에는,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지 않을까요?    

 

그럼, 이안 작가의 5일 동안 유쾌한 당근 마켓 사용후기 2탄 나갑니다~     


2. 삼성 전자레인지 중고 - 은평교회 주차장에서 30,000원에 구매 : 


홀아비의 솔로 생활에, 전자레인지는 꼭 필요했어요. 아무래도 햇반이나, 1회용 간편 조리 식품을 먹을 일이 많기 때문이죠. 게다가 피자라도 한판 시키면, 혼자는 다 먹지 못해서 남는 경우가 많으니까, 레인지에 간편하게 데워 먹어야 하니까요. 게다가 이사 오고 첫날은 가스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햇반을 데우기 위해서, 제일 먼저 당근마켓에서 전자레인지를 검색했어요.

      

가까운 동네에 여러 가지 상품이 나와있었고, 거의 모든 매물이 5만 원을 넘지는 않았어요. 그중 어떤 분은 전자레인지 장식장과 함께 5만 원에 내놓으셨는데, 이안 작가가 한발 늦어서 놓쳤고요, 결국 저는 은평교회 앞에서 자취를 하는 듯한, 3명의 여대생이 사용했던 전자레인지를 3만 원에 구입했답니다.      


그 친구는 당근마켓에 올린 상품설명에, ‘내부까지 제가 청소해 놔서 깨끗합니다’.라고 써놓았는데, 10년을 써도 전자레인지 청소를 절대로 안 하는, 이안 작가의 맘에 쏙 드는 멘트였답니다.^^     

<3만 원을 주고 여대생에게 산 삼성 전자레인지와, 그 옆에 놓여 있는 약 7년생 정도의 다육이는, 5천 원을 카뱅으로 이체하고, 홍제동의 한 아주머니한테 구입했는데, 자그마치 고려 청자기에 심어져 있었다!~^^> 


3. 밥상용 접이식 좌식 테이블 : 무악 청구 아파트에서 무료 나눔 받음.  
4. 전자레인지 테이블  : 북아현동 두산 아파트에서 무료 나눔 받음.      


무료 나눔에 대해서는 좀 할 말이 있어요. 당근 마켓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순기능 중, 가장 큰 점이 바로 무료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무료 나눔을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집에서 쓸모없는 물건으로 버림받은 채, 무상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 상품을, 그 물건이 꼭 필요한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마음으로 나눠주면서 그 상품에 새 가치를 불어넣게 되는 거잖아요.     

 

생각해보면 이안 작가는, 아내와 헤어지기 전 여의도에 살 때는, 제법 여유롭게 살았아요. 그때는 못된 변덕이 심해서, 마음에 좀 안 드는 물건이 집에 있으면, 손쉽게 버려버리고 대형마트에 가서 새 물건을 사 오곤 했지요. 그렇게 대형마트와 인터넷을 통해서 손쉽게 물건을 구입하고, 다시 버려버리고... 이런 식으로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환경을 파괴하고, 또 얼마나 많은 돈을 허공에 날려버렸던가요?     


하지만 이안 작가가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무료 나눔 받아서 쓰다 보니, 당시의 생활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옷도 유니클로(불매운동으로 한국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자라, H&M, 8 SECONDS 등, 'FAST FASHION' 즉, 의류 회사는 값싸게 빨리 만들어 싸게 팔고, 소비자는 싼 맛에, 매해 계절마다 새 옷을 다시 구입해서 바꿔 입는 트렌드가, 인기를 끌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런 방식의 의류 제작 및 유통은, 제3세계에서 환경파괴와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문제로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했고, 선진국에서는 자원낭비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요. 이런 문제들은, [당근 마켓]의 무료 나눔이나 중고 거래라는 선순환으로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면을 통해서, 다시 한번 이안 작가에게 테이블 3개를 무료로 주신 이웃 동네 아주머님들과, 침대를 무료로 주겠다고 하셨다가, 남편의 반대로 번복하셨던, 당근 마켓 이용자분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토종 국민앱' [당근 마켓]을 통해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간의 얼굴을 한 상품 거래가, 대한민국 곳곳에 퍼져나가면 좋겠다. 참고로 이안 작가는, 당근 마켓 관계자와 아무런 관련기 없으며, [당근마켓]으로 부터, 그 어떤 당근^^도 받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안 작가가 직접 거래해보고, 즐거웠기 때문에 브런치에 후기를 남깁니다~^^>


나머지 12개의 상품 구매 후기를 일일이 다 적는 건 너무 지루할 테니, 인상적이었던 구매 후기를 몇 개 더 적으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순천에서 평창동에 이사 왔을 때, 라면 끓여 먹을 냄비도 하나 없었기 때문에, 저렴하게 냄비 몇 개를 구매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당근마켓]에 냄비 3종 세트가, 5만 원에 나와있어서 구입하겠다고 채팅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다이소에서 3,000원짜리 누런 양은 냄비를 사는 게 더 나을 거 같다는 생각에 망설이다, 이랬다가 저랬다, 살까 말까 하면서, 이안 작가가 피해를 드렸던 냄비 주인 분께 죄송했다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특히 MBC에서 일한 적이 있으셨다던, 인덕션 주인님! 제가 죄송하게도 거래를 번복하고, 인덕션을 다시 돌려드린다면서 만났을 때, 깜빡 잊고 바보처럼 인덕션을 집에 두고 나가서, 날씨가 유난히 추었던 지난 금요일, 헛걸음하게 해 드린 거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     


저에게 진공청소기 싸게 분양해주신 강북구 미아동 청소기 주인님! SK 매직 청소기 잘 쓰면서, 매일 집안을 깨끗하게 하고 있어요. 래미안 트리베라 2차 쿠쿠 전기밥솥 주인님!, 그날 이안 작가를 찬바람에 밖에서 떨게 하셨지만, 저렴하게 구입한 쿠쿠로 매일 밥을 해 먹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안 작가에게 국자, 뒤지게 등 주방기구 7종 세트를 넘기신 분, 직접 써보니 제품의 품질이 상당히 좋던데, 제가 너무 싸게 산거 아닌 건 지,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무게가 80KG쯤은 나갈 거 같은, 엄청나게 무겁고 큰 테이블을 무료로 주셨던 독립문 극동아파트 주인님! 테이블은 너무 좋은데, 너무너무너무 무거워서, 3일째 아직도 제 차 뒷자리에서 테이블을 꺼내질 못하고 있어요. 덕분에 운전석 자리를 뒤로 밀지 못해서, 운전할 때 좀 불편하긴 합니다. 그리고 테이블은 고마웠지만, 그 테이블 옮기느라 허리를 삐끗해서, 브런치에 글 쓸 때마다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긴 합니다. ㅎㅎㅎㅎ  


마지막으로, 제게 2단 책상을 9만 원에 넘긴 성북구 빌라에 사시는 주인님, 귀여운 4달 따님 때문에, 용인의 더 큰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고 하셨는데, 그곳에서 행복하시고요, (독립문에서 받은 테이블을 옮기느라 다친 허리 때문에), 책상은 아직 조립도 못한 채 마루에 그대로 있어요. 하지만 조만간 책상을 조립해서, 브런치에 더 좋은 글 그리고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글을 많이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책상에서 독서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시는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물품 마니아 분들, 올 연말에 모두 모두 힘내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이안 작가 wishes every Korean people a merry and happy Christ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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