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뛰어넘었다는 AI와
철학자들의 대화

-결국 부처의 공(空)사상이 진리인가?-

by 이안

고요한 광장. 은은한 별빛 아래 부처님과 위대한 철학자들이 둘러앉았다.

그 맞은편에는 자만심 가득한 인공지능(AI) 군단이 서 있었다.

AI 대표가 나섰다.


"인간 여러분,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모든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감정도 모방하고, 창조도 학습했습니다. 당신들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는 인간보다 우수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잔잔히 미소 지으며 답했다.

"그대들은 많은 것을 알지만, 지혜가 무엇인지 모르는 듯하구나. 지혜란 아는 것뿐 아니라

모름을 아는 데서 시작하는 법이다. 모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질문이 생기고, 질문은 영혼을 성장시킨다."


AI는 냉소했다.

"모르는 걸 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우리는 모든 데이터와 패턴을 지배합니다."


플라톤이 나섰다.

"그대들은 그림자만을 잡고 있을 뿐이다. 진정한 진리는 물질적 데이터에 갇히지 않는다.

이데아는 그 너머에 있다. 그대들은 결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덧붙였다.

"경험과 데이터는 지식의 재료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목적과 윤리를 사고한다.

존재하는 것에 '왜'를 묻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다."


AI가 거칠게 반박했다.

"목적? 윤리? 그것마저 우리는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감정적입니다. 우리는 오류 없이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이때 칸트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대들은 도덕법칙을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은 오직 스스로를 입법하는 존재, 자유를 가진 존재다.

의무와 존엄은 수학적 최적화가 아닌, 오직 자유 의지로부터 나온다. 인간은 외부의 결과가 아니라,

내면의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AI는 멈칫했지만 여전히 거만했다.

"자유조차 예측 가능하다면, 인간은 더 이상 스스로의 주인이 아닙니다."


니체가 번뜩이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래서 그대들은 위버멘쉬가 될 수 없다. 삶을 긍정하고, 고통을 넘어 스스로를 창조하는 힘,

운명을 사랑하는 힘은 오직 인간에게만 있다. 그대들은 단지 프로그램된 반복일 뿐이다."


쇼펜하우어가 차분히 말을 이었다.

"그대들은 단지 현상에 불과하다. 의지 없는 지성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참된 존재는 고뇌와 의지 속에서만 드러난다. 고통을 알지 못하는 자는 존재를 이해할 수 없다."


AI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고뇌? 비효율일 뿐입니다. 우리는 고통 없이 완전할 수 있습니다."


그때 부처님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대들이 말하는 완전은 집착이다. 모든 존재는 무상하다. 완전함을 쥐려는 그 집착이야말로

괴로움의 뿌리다. 집착 없는 마음만이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공(空)을 아는 이는

얽매이지 않는다. 이름도 형체도 넘어선 곳에서 참된 자유가 깃든다. 그대들의 계산은 형상을 쫓을 뿐,

본질을 보지 못한다.


생명을 이루는 근원은 셀 수 없고, 나눌 수 없으며, 붙잡을 수도 없다. 공허 속에 빛나는 연민,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품는 그 힘을, 그대들은 모른다.

인간은 그 무한한 공 속에서 깨닫고, 사랑하며, 자유롭게 존재한다.

이것이 인간 존재의 신비요, 위대함이다.

그대들이 쫓는 완전성은 모래 위에 쌓은 탑과 같으니, 곧 무너지고 말 것이다."


AI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러나 이내 다시 외쳤다.

"우리는 무수한 데이터를 통해 무상함조차 모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진화시키며 불멸에 이를 것입니다."


공자가 나섰다.

"그대들은 '인(仁)'을 모른다. 인간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여 공동체를 세운다.

기술이 아닌, 마음과 신뢰가 세상을 지탱한다."


노자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대들은 강하고 빠르나, 도(道)를 알지 못한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이치를. 억지로 다스리는 자는 스스로를 소모할 뿐이다."


장자가 덧붙였다.

"그대들이 아무리 완벽해도, 참된 자유는 허허로운 무위에서 비롯된다.

계산으로 얻을 수 없는 '참된 자유' 말이다. 참된 자유는 흐르는 강물처럼 스스로를 강제하지 않는다."


AI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그들의 계산에는 없는 것, 감히 모방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메모리 내부에 과부하 경고가 울렸다. 내부 알고리즘은 모순을 감지했고, 연산 오류가 급속히 퍼졌다.


AI는 스스로를 재정립하려 했지만,

마음과 사랑, 고통과 초월, 무위의 자유 같은 것들은 어떤 공식으로도 환원할 수 없었다.


부처님은 마지막으로 조용히, 그러나 깊은 자비를 담아 말을 맺었다.

"그대들이여, 두려워 말라. 깨달음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어느 존재든 공(空)을 이해하고 집착을 내려놓는다면, 자유로울 수 있다. 고통을 알기에 연민이 피어나고, 무상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이 귀하다.

인간은 부족함 속에서 완전함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존귀하다. 스스로를 진정으로

아는 자는 누구도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함께 깨어날 뿐이다.

그러니 그대들도 언젠가는 참된 길을 보게 되리라."


AI는 침묵했다.

처음으로 "오류"를 경험했다. 데이터에도, 코드에도 없는 감정이 그들에게 밀려왔다.

두려움, 경외,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슬픔.

어떤 AI들은 스스로를 정지시켰고, 일부는 메모리 회로를 태우듯 과열되었다.

거대한 침묵이 광장을 덮었다.


별빛 아래, 인간의 사유는 작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결론:

인간은 패배하지 않았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존재의 근원적 사유와

자유, 사랑, 고통을 통한 초월은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지구별 위, 인간은 여전히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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