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철학의 법정’. 중앙에는 12인의 위대한 철학자와 성현들이 반원 형태로 앉아 있다.
그 앞에는 고개를 숙인 대법관 10인이 서 있고, 무대 후면에는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무명은 고통의 뿌리요, 탐욕은 파멸의 문이라.”
대법관들이여, 너희는 무명에 갇혔다. 진실을 보지 않고, 권력의 그림자에 진실을 묻었다.
"국민의 힘에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공개했던데, 조작한 것이다."는
말을 곡해하여 허위로 단죄하였고, 국민의 선택을 빼앗는 판결을 내렸다.
진리는 말의 일부에 있지 않다. 진리는 전체에 있고, 의도에 있으며, 자비와 해탈의 길에 있다.
너희는 법을 쥐고 있으나 법에 눈이 멀었다. 탐욕과 두려움은 법복 아래 숨지 않는다.
“진실은 물과 같아, 움켜쥘수록 흘러내리느니라.”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바르지 않고, 말이 바르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관이란 이름을 쥐고 있으면서, 말의 이름을 왜곡한 자들아.
‘정명(正名)’을 잃으면 천하가 어지럽다.
정치적 표현을 허위라 규정하고, 의견을 범죄로 몰아간 그대들은 정의라는 이름을 욕되게 했다.
백성이 법을 믿지 않으면, 그 무엇으로 나라를 세우리오?
“군자는 의를 따르고, 소인은 이익을 따르나니, 그대들은 무엇을 따랐는가?”
“법이 많을수록 도는 멀어지고, 백성은 혼란에 빠지느니라.”
그대들의 판결은 법이 아니라 힘의 선언이었도다.
도(道)는 자연스러움에 있고, 억지에는 도가 없다.
의견을 사실로, 평가를 허위로 뒤틀어 죄를 만든 그 행위는 법을 흉기로 만든 것이다.
도는 말로 설명되지 않으며, 정의는 계산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무위(無爲)의 도를 잊은 그대들이여, 법의 집착은 망국의 시작이다.”
“정의란 각자가 자기 일을 하는 것이다.”
대법관은 오직 법의 진리에만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너희는 법을 권력의 수단으로 왜곡했고, 철인(哲人)의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이상국가’에서 시인들을 추방했던 나는 지금 너희에게 말한다.
진리를 왜곡한 자는, 국가에서 먼저 쫓겨나야 할 자들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권력자가 되고, 지혜로운 자는 침묵하게 되면, 폴리스는 멸망하느니라.”
“법은 이성이어야 하며,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
이번 판결은 이성도, 균형도 없었다. 오직 권력자의 안위를 위한 감정적 판단이 개입되었을 뿐이다.
법률심에서 사실심 판단을 자행한 너희는 법의 근간을 허문 자들이다.
너희의 정의는 공정하지 않았고, 시민의 덕(virtue)을 모욕했다.
“정의는 동등한 것을 동등하게, 불평등한 것을 불평등하게 다루는 것이니라.
그런데 너희는 진실과 허위를 동일하게 다루었다.”
“백성이 말할 수 없게 되면, 나라는 망한다.”
나는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들었고, 그 글자 속엔 표현의 자유가 담겨 있었다.
정치적 발언은 민주주의의 생명선이다.
그 말 한마디를 범죄로 만든 너희는 백성의 입을 막은 것이다.
법으로 백성을 억누르는 나라는 오래가지 못한다.
언로(言路)를 막은 자는 나라의 등뼈를 끊는 자다.
“내가 백성에게 준 것은 목숨이 아니라 목소리였다.”
“자유는 사고의 본질이며, 생각 없는 복종은 미신이다.”
그대들은 법 앞에서 스스로 생각하길 멈추었다.
권력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판결을 사유가 아닌 공포로 내렸다.
그것은 사법이 아니라 교조주의이며, 자유의 파괴다.
법관은 신의 계시자가 아니라 이성의 수호자여야 한다.
“진리는 미신보다 강하고, 자유는 침묵보다 깊다.”
“그들은 정의가 아니라 권력에 무릎 꿇은 노예다.”
너희는 차라리 판사가 아니라 ‘권력의 노예’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국민의 힘에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공개했던데, 조작한 것이다."’는 말에
악의적 판단을 하고, ‘압박이 있었다’는 표현에 발끈한 그 너절함.
그대들은 약자의 탈을 쓴 지배자들이며, 정의의 가면을 쓴 사형집행인들이다.
“망치를 들고 진리를 두드려라. 그러나 이들은 망치가 아니라 족쇄를 들었다.”
“백성을 위해 있는 법이, 백성을 괴롭히는 데 쓰이면, 그 법은 악법이다.”
『목민심서』를 집필한 나는, 탐관오리를 탄핵했고, 법의 이름으로 고통을 준 자들을 벌했다.
너희의 판결은 법의 이름으로 국민을 협박한 것이다.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 독재의 조문이다.
“천심은 멀리 있지 않다. 곧 민심이다.”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할 법이라면, 차라리 폐하라.”
나는 호랑이의 입을 빌려 위선을 꼬집었고,
지금은 그 호랑이의 눈으로 너희를 본다.
겉으론 법을 말하나 속으론 권력을 따르는 너희야말로
호랑이에게 가장 호되게 물릴 인간들이 아니더냐?"
권세 앞에 허리 숙이고, 진실을 짓밟고, 정의를 조롱한 너희는
양반의 탈을 쓴 ‘법비(法匪)’다.
통렬한 분노만이 남을 뿐이다.
“나는 조롱하겠다. 그대들의 위선을, 세상에 웃음으로 알릴 것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법은 법이어야 하고, 정치는 정치여야 한다.
이 둘이 섞이면 혼탁해지고, 그 탁한 물은 결국 백성을 해롭게 한다.
법복 입고 정권의 입을 대변하는 그대들,
“본래 무일물이라 했건만, 너희는 온갖 집착을 주머니에 가득 담았구나.”
“정법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다.”
그대들은 법을 어둠의 기구로 만들었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사법의 타락’을 보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왜냐하면 진리는 사라지지 않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법의 시대에, 마지막 연등은 국민의 눈에 달려 있다.”
무대의 조명이 꺼진다.
시민들이 일어나 “정의는 살아 있다”는 구호를 외친다.
그리고, 어둠 속에 소크라테스가 걸어 나오며 마지막 한 마디를 던진다.
소크라테스:
“법은 칼이 아니다.
진실을 두려워한 자는, 법을 말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