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원효]1편. 철학은 왜 길 위에서 시작되는가

— 출가 전후, 불교와의 첫 만남, 그리고 걷기 이전의 물음

by 이안

철학은 왜, 어디서 시작되어야 하는가


그는 스스로 묻기 시작했습니다.
앎은 무엇을 바꾸는가.
경전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가.
가르침은 삶을 나아가게 하는가.


질문은 책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왔고,
고통에서 솟았고,
허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철학은 그에게 이론이 아니라,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아직 한 걸음도 내딛기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젊은 원효, 물음을 안고 길을 나서다


그는 경주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좋은 가르침을 받았고, 뛰어난 재주로 존경도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익힌 경전들은 그의 머릿속에 질서 있게 정리되었지만,
마음은 늘 어딘가 불안정했습니다.


그는 절에 들었고, 산사의 고요 속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바깥세상의 병든 이, 싸우는 이, 굶는 이를 마주할수록
그 고요는 점점 더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지식은 쌓여 갔지만, 삶은 여전히 무거웠습니다.


그는 느꼈습니다.
공부는 했으나, 길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결심합니다.
책을 덮고, 진리를 향해 걷기로 합니다.
철학은 그에게, 발걸음이었습니다.


그는 그때, 무엇을 보았는가


그가 처음 깊이 파고든 것은 유식(唯識)이었습니다.
모든 현상은 의식의 반영이라는 말.
세상은 마음의 그림자라는 말.


그 말들은 논리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왜 그런 그림자를 비추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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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 MBC 라디오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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