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제제]5.분노는 어떻게 시(詩)가 되는가

—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로부터의 대화

by 이안

서문 —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는 올가 토카르추크가 쓴 범죄소설이자 철학적 우화다.

자연을 사랑하고 별자리를 읽는 노년의 여성 야누이나는,

자신의 주변에서 동물 학대와 인간의 폭력이 반복되는 것을 목격한다.


사람들이 죽어간다.

그리고 그녀는, 침묵 대신 분노를 선택한다.

이 작품은 분노를 죄로 보지 않고,

윤리적 감각의 시작으로 그려낸다.


야누이나는 말한다:

“나는 내 분노를 믿는다.”

오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는, 자신 안의 억눌린 분노와 정의감에 대해,

올가에게 천천히 묻는다.


1. 나는 누군가에게 화가 날 때, 그게 나쁜 건가요?


제제:

올가, 가끔은 나도 너무 화가 나요.

누가 약한 친구를 괴롭히거나,

거짓말을 하는 걸 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그런데 화내면 나쁜 아이라고 해요.

정말 그런가요?


올가:

아니야, 제제야.

화를 낸다는 건 너의 감각이 살아 있다는 뜻이야.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의 야누이나도

세상의 부조리에 화를 냈지.


그녀는 분노를 통해

자연과 정의의 목소리를 대신했어.

문제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화가 어디로 가는 가야.

그것이 파괴가 아니라

시가 될 수 있다면,

그건 나쁜 게 아니라 용기란다.


2. 왜 어른들은 분노를 숨기라고 하나요?


제제:

어른들은 항상 말해요.

“화를 내지 마.”

“좀 참아.”

왜 어른들은 분노를 숨기라고 하는 걸까요?


올가:

그건, 제제야,

어른들이 두려움을 배운 탓이야.

분노는 관계를 깨뜨릴 수도 있고,

권위에 도전할 수도 있지.

사람들은 조용한 아이를 원하고,

순응하는 시민을 원해.


하지만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에서

야누이나는 말해.


“내가 미친 게 아니라,
세상이 너무 조용한 거야.”


분노를 숨기라는 말은,

사실은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두려움일지도 몰라.


3. 정의감은 어째서 고독을 불러올까요?


제제:

저는요, 뭔가 잘못됐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봐요.

친구들 사이에서 틀린 걸 지적하면

제가 외톨이가 돼요.

정의로운 마음은 왜 이렇게 외로울까요?


올가:

그건, 제제야,

정의는 언제나 먼저 깨어나는 자의 몫이기 때문이야.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에서

야누이나는 마을에서 혼자가 되었지.

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그녀를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했어.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어.


진실은 가끔

먼저 깨어난 자의 외로움을 요구한단다.

그건 슬프지만,

아름답기도 해.


4. 약한 존재를 지키는 건 왜 이상한 일처럼 보일까요?


제제:

고양이 밥을 준다고 놀림을 받은 적 있어요.

벌레를 살려준다고 친구들이 웃었어요.

왜 약한 걸 도우면 이상한 아이가 되는 걸까요?


올가:

왜냐하면, 제제야,

세상은 아직도 강한 걸 예뻐해.

힘 있고, 소리 크고, 경쟁에 이긴 걸 좋아하지.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는

그런 세상을 거꾸로 보게 해.

야누이나는 죽은 동물들의 영혼을 기억했고,

그 기억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지.


약한 존재를 지키는 건

세상이 잊은 가장 오래된 윤리야.

그러니 웃음을 두려워하지 마.

너는 옳은 걸 하고 있는 거야.


5. 그럼 분노도 사랑의 방식이 될 수 있나요?


제제:

그럼요, 올가.

분노도 사랑일 수 있나요?

사랑하니까 더 아프고,

그래서 더 화가 나는 걸까요?


올가:

그래, 제제야.

가장 깊은 분노는 사랑에서 태어난단다.

야누이나는 동물을 사랑했기에

사람의 무관심에 분노했지.


그녀의 분노는 세상을 바꾸려는 몸짓이었어.

그래서 분노는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야.

사랑이란, 세상이 이렇게는 안 된다고 말하는 용기란다.


6.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분노와 시의 경계


이 작품은 폴란드적 고전 형식의 추리소설을 변형하여,

여성적 분노와 생태윤리를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주인공 야누이나는 사회의 언어를 믿지 않고,

자신의 별자리와 감각을 따르며 사건을 추적한다.


작품의 제목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서 따온 말이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그것은 과거의 죄 위에 새로운 윤리를 세우겠다는 선언이다.


올가는 말한다:


“분노는 정의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다면,
그건 더 이상 파괴가 아니라 시가 된다.”


오늘 제제는

자신의 분노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배웠고,

우리는 분노를 품은 사랑이

세상의 가장 낡은 벽을 어떻게 흔드는지를 함께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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