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의 집, 밤의 집』으로부터의 대화
『낮의 집, 밤의 집』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가장 신비롭고 복합적인 소설이다.
여러 명의 화자와 단편적 이야기들이 느슨하게 얽히며,
꿈과 현실, 낮과 밤, 남성과 여성, 몸과 영혼의 경계를 넘나 든다.
이 책은 하나의 서사가 아니라,
수많은 조각 이야기들이 서로를 비추며 만들어내는 거울궁전과 같다.
제제는 이 작품을 읽고 자신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자아를 느꼈다.
밤이 되면 깨어나는 감정, 말이 되지 못한 슬픔,
그리고 자신조차 알지 못한 나를 향한 그리움을 안고,
오늘은 올가에게 조심스레 물음을 건넨다.
제제:
올가, 나는 밤이 되면
낮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자꾸 떠올라요.
후회, 그리움, 잊은 줄 알았던 상처들.
『낮의 집, 밤의 집』에서도 그런 밤이 많았죠.
왜 밤은 낮보다 더 진실해지는 걸까요?
올가:
밤은, 제제야,
우리 안의 두 번째 집이 열리는 시간이란다.
낮의 집에선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살고,
말을 고르고,
자기를 꾸미지.
하지만 밤의 집에선,
우리가 억눌러두었던 감정들이
천천히 깨어나.
『낮의 집, 밤의 집』의 주인공도
밤이 되면 자신조차 알지 못한 꿈과 욕망을 만났지.
진실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 자라나는 거란다.
제제:
가끔은 내가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제제는 착하고,
어떤 제제는 무서운 생각을 하고,
어떤 제제는 아주 멀리 떠나고 싶어 해요.
『낮의 집, 밤의 집』처럼
내 안에도 여러 사람이 살고 있는 걸까요?
올가:
그렇단다, 제제야.
우리는 누구나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
『낮의 집, 밤의 집』은 그걸 보여주려 했지.
한 사람 안에는 여러 개의 자아가 있고,
그 자아들은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서로를 감싸기도 해.
가장 중요한 건,
그 모든 자아를 다 너라고 받아들이는 거야.
너는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하나의 오케스트라 같은 존재니까.
제제:
밤이 되면 무서워요.
혼자라는 느낌, 아무도 모르는 제 마음,
그리고 자꾸만 깨어나는 기억들.
이런 밤들을 그냥 지나쳐도 될까요?
아니면 꼭 들여다봐야 할까요?
올가:
너무 무섭지 않다면,
잠깐 들여다보는 것도 좋단다.
『낮의 집, 밤의 집』에서
사람들은 밤의 풍경 속에서
자기의 깊은 본모습을 발견하곤 했어.
두려움은 어둠을 밀어내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나를 끌어안는 방식으로 사라지지.
밤은 너를 괴롭히기 위해 오는 게 아니야.
밤은, 네가 낮에는 놓쳐버린 감정들을
다시 껴안을 수 있도록
천천히 초대하는 시간이란다.
제제:
꿈속의 나는 아주 낯설고, 아주 자유로워요.
어디든 갈 수 있고, 말도 막 해요.
그게 진짜 저일까요, 아니면 가짜 저일까요?
올가:
그건, 제제야,
너의 진실 중 하나란다.
『낮의 집, 밤의 집』은 꿈이야말로
우리 무의식의 가장 정직한 언어라고 말해.
우리가 말하지 못한 것,
잊으려 했던 것들이
꿈에서 말을 걸어오는 거야.
낯설게 보이는 이유는
낮의 언어로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그건 가짜가 아니라,
너의 또 다른 목소리야.
가끔은 꿈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나를 보여주기도 해.
제제:
가끔 꿈이 너무 진짜 같아서,
현실보다 더 오래 남아요.
그럴 땐 내가 뭘 믿어야 할지 헷갈려요.
내 꿈, 믿어도 될까요?
올가:
믿음이라는 건,
진짜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게 너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보는 거란다.
『낮의 집, 밤의 집』에서는
현실보다 더 분명한 진실이
꿈속에서 발견되곤 했어.
네가 꿈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그 감정을 기억해 봐.
그게 네 안의 어떤 결핍을 말해주는지도 모르지.
현실은 항상 정확하지 않고,
꿈은 때로 네 마음이 너에게 보내는 편지야.
그 편지를 가끔은 믿어도 좋아.
올가 토카르추크의 『낮의 집, 밤의 집』은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꿈과 현실 사이,
남성과 여성 사이를 넘나드는 복합적 서사다.
이 책은 정체성과 다중자아,
기억과 환상,
말과 침묵의 세계를 조각난 이야기들로 그려낸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하나의 물음을 남긴다:
"너는 어느 집에 살고 있는가?
낮의 집인가, 밤의 집인가, 아니면 둘 사이의 문턱 위인가?"
올가는 말한다:
"우리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동시에 흐르는 몸이다."
오늘 제제는 밤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우리 역시 그와 함께
자신의 어둠을 조금 더 껴안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