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가 숨 쉬던 브라질의 작은 마을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골목을 달리던 아이였다. 습하고 달콤한 공기, 비가 그치면 나는 동네 끝 강가에서 돌을 던졌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공기를 가르는 낯선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 속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건조한 향과, 먼 곳에서 불러오는 노래 같은 울림이 담겨 있었다.
“가야 해.” 바람은 이렇게만 말하고 사라졌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지만, 가슴이 묘하게 뜨거워졌다. 그날 밤, 나는 잠들지 못했다. 어쩌면 바람이 내게 준 건 명령이 아니라 초대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작은 가방에 고작 세 가지를 넣었다 — 낡은 책, 연필 한 자루,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초록색 구슬. 그것들은 내가 누구였는지 잊지 않게 해 줄 부적 같았다.
사막은 내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크고 고요했다. 그 고요는 소리를 삼키는 침묵이 아니라, 온 세상이 숨을 멈추고 내가 말하기를 기다리는 듯한 침묵이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모래가 파도처럼 일었다가 사라졌다.
“이곳이 네 길의 시작이야.” 그 목소리는 내 옆에 있는 듯했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 목소리가 바람인지, 내 마음인지, 아니면 하늘 어딘가에서 온 건지 헷갈렸다. 혹시 내가 찾는 건 보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찾는 건 내가 왜 사는지, 왜 이 길을 걷는지에 대한 이유일지도. 연금술사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아이야, 진짜 보물은 네 발걸음이 닿는 순간순간 속에 숨어 있다네.
문제는 사람들이 그걸 발견하기 전에 멈춰버린다는 거지.”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발끝을 모래 속에 묻었다. 멈추지 않는 것이, 내 첫 번째 사막의 약속이 되었다.
태양은 하루 종일 모래 위에 불을 지피고, 해가 지자 밤은 수천 개의 별빛으로 모래를 덮었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별빛을 받아 반짝였다. 나는 모닥불 옆에 앉아 낯선 상인들이 끓이는 차 냄새를 맡았다. 그 향은 강가의 연기 냄새와는 전혀 달랐다.
한 노인이 내게 말했다.
“아이야, 사막은 네 안의 목소리를 크게 만든다.”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불빛 속에서 반짝이는 그의 눈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그날 밤, 나는 모래 위에 누워 별을 세다가, 별이 너무 많아 세는 걸 포기했다. 대신 바람 소리를 세어 보았다. 그것은 내 마음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제제: “사막은 왜 이렇게 아무 말이 없나요?”
연금술사: “말을 하면 진실을 잃기 때문이지. 대신 너에게 질문을 주잖아.”
제제: “그럼 답은 어디 있나요?”
연금술사: “네 길 위에. 하지만 길이 끝날 때가 아니라, 걷는 동안에 더 많이 만나게 될 거다.”
제제: “그럼 길이란 건 끝을 위해 있는 게 아니라, 길을 걷기 위해 있는 건가요?”
연금술사: “그렇다. 진정한 전설은 목표가 아니라, 그 목표로 향하는 순간순간에 숨어 있지.”
나는 그의 말을 곱씹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고요도, 모래바람도, 내 발자국도 모두 답일 수 있다는 뜻일까.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그 답들은 자라서, 네가 몰랐던 너를 데려올 거야.”
밤하늘의 별은 너무 많아서, 그중 어느 하나도 온전히 바라볼 수 없었다. 나는 집에서 가져온 초록 구슬을 손에 쥐었다. 그것은 마콘도의 강가에서 주운 것이었다. 그때 나는 강물 속 반짝임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보물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구슬을 손에 쥘 때, 여전히 작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연금술사는 말했다.
“두려움은 설렘의 그림자다. 그것이 있다는 건, 네가 중요한 것을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지.”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두려움과 설렘이 한 몸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그 균형 위에서만 내가 이 사막을 건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연금술사는 말했다.
“네가 찾는 건 사막의 끝에 있을 수도 있지만, 네 마음 안에 먼저 있을 수도 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알았다. 내가 지금 걷는 길은 단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내 안으로 내려가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 길은 모래처럼 미묘하게 변했고, 나도 그에 따라 변했다. 사막의 첫 바람이 내 뺨을 스쳤다. 그 바람은 다시 한번 속삭였다.
“가야 해. 너는 네 전설을 찾아야 하니까.”
나는 웃었다. 이제는 그 말이 명령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에게 주는 약속처럼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