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 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세상의 소란이 그의 귀를 스쳐 지나갈 때, 그는 그 너머에서 다른 울림을 들었다.
"세상에는 늘 숨은 징조가 있다.
그것을 알아채는 이는 드물다."
《데미안》 속 주인공 싱클레어가 내뱉은 이 말은 제제에게 낯설지 않았다. 제제 역시 어릴 적부터 평범한 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의 균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축복인지, 아니면 저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감각은 곧 그의 운명을 이끌 징표가 되었다. 싱클레어가 에바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낀 묘한 이끌림처럼, 제제 또한 일찍이 길 위에서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감지했다. 그 순간마다 그는 서늘한 두려움과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안도감을 경험했다.
《데미안》의 한 구절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안에는 두 세계가 있다.
하나는 익숙하고 또 하나는 낯설다."
제제는 이 말을 곱씹으며,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질문했다. 가족의 폭력과 가난 속에서 그는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에 발을 딛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의 내면은 또 다른 세계에 끊임없이 닿으려 했다.
"나는 늘 문턱 위에 서 있다.
한 발은 여기에, 다른 한 발은 저기에."
제제는 그렇게 속삭였다. 싱클레어가 크로머의 위협을 받으며 ‘두 세계’를 더 선명히 느낀 것처럼, 제제에게도 가난과 폭력이 그 문턱을 의식하게 하는 압력이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이미 깨닫고 있었다. 세상은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뉘지 않으며, 경계 너머에는 더 심오한 무엇이 도사리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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