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대의 지도
길 위에 선 우리는 묻습니다. 이 숲은 어디로 이어지는가. 이 나무들 사이에서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막다른 끝인가.
『장아함경』에는 “길을 묻는 이는 아직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길을 본 이는 이미 저쪽에 서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철학은 길 없는 숲 속에 지도를 그려주는 손길입니다. 얀 웨스터호프가 말한 인도 불교철학의 ‘황금시대’는, 단일한 직선의 길이 아니라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서로 교차하는 거대한 길망(路網)이었습니다. 아비달마의 분석, 중관의 해체, 유가행의 심층, 인식론의 논증. 이 네 줄기는 때로는 서로 충돌하고 때로는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숲과 같은 전경을 이루었습니다. 황금시대는 곧 이 숲의 풍경이자, 끝없이 타오르는 불꽃의 장이었습니다.
첫 번째 길, 아비달마.
그것은 마치 거대한 바다 위에 일어나는 파도를 하나하나 세어 이름을 붙이는 시도와 같았습니다. 설일체유부는 모든 존재를 75 법으로 나누고, 그 법들을 다시 다섯 범주로 정리했습니다. 마음의 바탕인 심법, 그에 붙어 일어나는 심소법, 물질을 이루는 색법,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심불상응행법, 그리고 조건을 넘어선 무위법. 아비달마의 바다는 끝없이 세분화되는 파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류는 단순한 지적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아비달마구사론』에서 세친은
“분석하지 않으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분석은 수행의 칼날이었고, 분류는 해탈을 향한 나침반이었습니다.
두 번째 길, 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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