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론의 철학자 용수]5편 왜 원인을 해체하는가?

원인의 실체를 무너뜨리다 - 四句否定(사구부정)

by 이안

1. 장면 인트로 — 불을 밝히는 네 갈래 길


밤길에 등불을 밝히면, 사람들은 네 갈래 길을 가정한다. 하나는 스스로 타올라 불이 붙는 길, 또 하나는 바람이 불씨를 옮겨 붙는 길, 셋째는 둘이 함께 작용하는 길, 넷째는 아무 원인도 없이 저절로 불이 붙는 길.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네 가지 설명은 모두 허술하다. 스스로라면 외부 조건은 왜 필요하며, 타자라면 불씨와 불의 연속성은 어떻게 보장되는가? 둘 다라면 모순이고, 아무 원인도 없다면 설명 자체가 무너진다.


용수는 바로 이런 상식적 설명의 허점을 파헤치며
『중론』을 열었다.


2. 문제 제기 — 왜 원인을 해체하는가?


붓다의 연기법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는 간명한 가르침이었다. 그러나 불교가 학파별로 갈라지면서, 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격렬해졌다. 설일체유부는 법(法)을 작은 실체로 취급했고, 다른 학파들은 원인을 독립된 본질처럼 보았다. 그러자 연기는 인과율로 축소되거나, 반대로 절대적 실체로 신격화되었다.


용수의 철학적 혁신은 여기서 시작된다.
그는 원인 자체를 해체함으로써,
연기가 곧 공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드러내고자 했다.


3. 개념 정리 — 사구부정의 구절과 의미


『중론』 제1장 1게는 이렇게 말한다.

諸法不自生(제법불자생)

亦不從他生(역불종타생)

不共不無因(불공불무인)

是故知無生(시고지무생)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전) 서울 MBC 라디오 PD.

64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33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9화[인도 불교 철학] 10편. 용수와 중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