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을 건너온 음악, 영혼의 웃음
안개 낀 밤, 바다는 숨조차 죽인 듯 고요했다. 달빛은 파도 위에서 길게 부서졌고, 그 위로 한 척의 낡은 배가 미끄러지듯 흘렀다. 삭은 돛대 위에는 낡은 바이올린 케이스가 매달려 있었고, 파도소리를 뚫고 묘하게 맑은 음이 들려왔다.
나는 소리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를 보았다.
브룩. 해골의 얼굴에 검은 턱시도를 걸치고,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손가락뼈들이 줄 위를 춤추듯 움직였고, 빈 눈구멍 속엔 파란 불꽃같은 혼이 깜박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환하게 웃었다.
“요호호호! 놀라셨습니까? 살짝 무서울 수 있죠, 제가 뼈다귀뿐이라서요.”
그러나 나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심장이 세게 뛰었다.
죽음조차 건너지 못한 자가 아니라,
죽음을 건너와서 음악을 들려주는 존재. 그 웃음은, 산 자의 것이었다.
브룩은 한때 이름난 음악가이자 전사였다. 그는 라분이라는 고래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그랜드라인에 올랐다. 그러나 해적단은 병과 전투로 하나둘 쓰러졌고, 그는 마지막으로 바이올린을 켜며 동료들의 죽음을 배웅했다.
그리고 자신도 쓰러졌다.
그런데, 욤욤 열매의 힘으로 그의 영혼은 육신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미 육신은 썩어 없었다. 남은 건 뼈뿐이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약속은 살아 있잖습니까.”
그 말이 이상하리만큼 따뜻했다. 브룩의 음악은 죽음의 증거가 아니라, 기억의 증언이었다.
그는 고독을 감추려 익살을 부렸지만, 그 속에는 한없이 진지한 약속이 있었다.
나는 깨달았다. “브룩은 뼈가 아니라, 약속으로 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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