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나서 느끼다
제가 팟캐스트틀 운영한지 벌써 2년이 넘었네요. 함께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과 어쩌다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오랫동안 청취자로서 팟캐스트를 듣다가 실제 제작자의 입장이 되어 보니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모르는 것투성이였던 팟캐스트를 맨 땅에 헤딩하듯 하나 하나 풀어가면서 배우는 것들도 많았고요. 생전 처음해보는 경험이 늘어날 수록 '나'가 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작년 12월에 일정이 바빠져 팟캐스트에 당분간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아는걸까요? 빠지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팟캐스트를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해지더군요. 1년 넘게 하다보니 내 생활 리듬의 일부가 되었나봅니다
이번 4월에 다시 팟캐스트 작업에 합류했습니다. 노트북과 오디오 믹서를 연결하고 세팅한 후 마이크를 앞에 앉았습니다. 입을 떼고 녹음을 시작하니.....마음에서 아릿한 물결이 일어나더군요. 오랜 만의 녹음이라서 처음에 어색함도 느꼈지만 이내 녹음 자체에 빠져서 재미있게 했습니다. 하고 나니 괜히 뿌듯하기도 합니다.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게 그동안 방송을 이어가준 멤버들이 참 고맙기도 했구요
이 날 에피소드는 영화 '말없는 소녀' vs 소설 '맡겨진 소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혼자 책이나 영화를 즐길 때보다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가 나눈 내용을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조금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오붓한 우리만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한다는 것에 약간의 책임감을 더 느끼기도 하고요.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라는 느낌은 무언가를 '더 하게 하는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녹음을 마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머릿 속이 바빴습니다. 그동안 미뤄왔던 할 일들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느라고요. 브런치에 글을 쓰든 팟캐스트를 하든 유튜브를 하든 작은 성취감들을 쌓아 가다보면 인생 전체가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