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집을 팔았다(2026.02.27)

한국 사회의 변곡점

by coolnpeace


대통령이 집을 팔았다. 2026년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내놨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지금, 이 한 장의 매물 등록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집은 오랫동안 주거가 아니었다


2026년 2월 27일, 대통령이 집을 팔았다. 1998년 3억 6,600만 원에 사서 27년을 보유한 분당 아파트를. 시세보다 낮은 29억에 내놓자 당일 바로 계약이 체결됐다. 뉴스는 전국을 들끓었고, 현직 대통령은 1주택자에서 무주택자가 됐다. 한국에서 집은 오랫동안 단순한 주거가 아니었다. 전세라는 제도가 그 증거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 방식은 세입자가 수억 원을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맡기는 구조다. 고도성장기엔 집주인도 그 돈으로 이자를 불렸고, 세입자도 월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모두가 이기는 것처럼 보였다.



돈이 아파트 한 채에 묶인 구조


문제는 집값이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었다. 한국의 모든 자산이 부동산으로만 쏠렸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스타트업으로, 새로운 산업으로 흘러야 할 돈이 아파트 한 채에 묶였다. 갭투자로 버티면 결국 오른다는 학습 효과가 쌓이면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도전하는 것보다 집을 사서 기다리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됐다. 경제가 혁신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돌아가는 구조. 그 구조가 전세사기를 낳고, 갭투자 붕괴를 낳고, 세입자의 파산을 낳았다.



세입자조차 구조를 바꾸자고 외치지 못한 이유

정치인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손을 못 댔다. 2023년 기준 전국 무주택 가구는 961만 가구, 전체 가구의 43.6%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남의 집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집주인 규제는 곧 표 잃기였다. 지금은 세입자지만 나도 언젠가 집주인이 될 거라는 욕망. 강남은 단순한 동네가 아니라 성공의 좌표였다. 그 사다리를 믿는 한, 세입자조차 구조를 바꾸자고 외치지 못했다.



보유세·양도세·대출 규제, 삼중 압박의 계산


이 매각이 단순한 솔선수범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질문이 남는다. 정부는 보유세 현실화를 예고했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부담, 5월부터 재적용되는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삼중 압박이 다주택자를 향하고 있다. 집을 쥐고 버티는 것이 손해인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양도세 부담이 여전히 높아 집주인들이 아예 매물을 내놓지 않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집값은 잡히되 거래 절벽과 경기 침체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경고. 전세보증금의 책임을 집주인이 지는 구조로 바뀔 것인가. 욕망의 사다리가 아니라 주거의 안전망이 설계될 것인가. 그 의미는 다음 정책이 증명해 줄 것이다.


변곡점은 조용히 온다


변곡점은 조용히 온다. 2026년 2월 27일이 그날이었는지, 우리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안다.


변곡점 이미지 01 대통령이 집을 팔았다 불 켜진 창문.png




변곡점 시리즈

01. 한국사회의 변곡점 - 대통령이 집을 팔았다(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