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다

어쩌다 만난 지금

by coolnpeace



핸드폰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 처음 써본 위치추적 기능으로 찾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 늘 추적당하는 현실을 깨달았다. 연결의 시대, 프라이버시는 존재하는가.





오전 열 시, 버스에 올랐다. 사람이 많았다. 자리가 없어 서서 가야 했고, 들고 있던 에코백을 짐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별것 아닌 판단이었다. 손이 불편하니 잠깐 내려놓자, 그 정도의 생각.


내릴 때 에코백만 챙겼다. 핸드폰은 당연히 가방 안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없었다. 주머니, 가방, 다시 주머니. 없다. 그제야 머릿속이 하얘졌다.


택시를 탔을 때까지는 분명 손에 있었다. 그러면 택시인가. 택시기사님이 늘 집 근처 택시정류장에 계신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터미널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되돌아갔다. 기사님 차 안을 확인했다. 없었다.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매표소에 물어보았다. 없었다. 남은 건 버스뿐이었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 핸드폰 찾기'라는 기능을 사용했다. 화면 위에 파란 점 하나가 떠 있었다. 고속도로 위를 움직이고 있었다. 내 핸드폰은 지금 광주로 향하는 버스 안에 있었다.

찾았다는 안도가 먼저 왔다. 그리고 곧 이상한 기분이 뒤따랐다.


저 파란 점은 핸드폰의 위치다. 그런데 평소에 저 핸드폰은 늘 내 손안에, 내 주머니 안에 있었다. 그렇다면 저 점은 — 나였다. 어제도, 그제도, 지난달에도. 누군가 이 화면을 열었다면, 나는 늘 추적 가능한 존재였다.


우리는 편리함을 선택했다. 지도 앱이 내 위치를 알고, 배달 앱이 내 주소를 기억하고, 택시 앱이 내가 어디서 타고 어디서 내렸는지 저장한다.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 연결은 단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덕분에 알게 됐다. 내가 핸드폰을 찾은 게 아니라, 애초에 핸드폰이 나를 놓친 적이 없었다는 것을.


돌아오는 길, 한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기에, 늘 감시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