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어떻게? - 자전거에서 자동차? OR 빅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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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olnpeace



뇌과학자 장동선이 2022년 예견한 AI 미래가 현실이 됐다. 자전거에서 자동차로의 업그레이드인지, 빅브라더의 탄생인지는 인간이 결정한다.







이 책의 서문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조용히 물러서는 방식으로 끝난다. "미래에는 무엇이 달라질까?" 첫 문장이고, "이 책이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마지막 문장이다. 답을 주지 않는다. 미래학자 앨런 케이의 말을 빌려 창조의 책임을 독자에게 넘긴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챗GPT 나오기 전, 뇌과학자는 이미 알고 있었다


책이 나온 것은 2022년 1월이다. 챗GPT 출시 11개월 전이다. 그런데 서문에 이런 문장이 있다. "뇌에 붙어 있는 전자두뇌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에 있는 수많은 정보와 나를 연결한다." 2024년 뉴럴링크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저자가 예언을 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하는가를 오래 연구한 뇌과학자가 기술의 방향을 읽어낸 것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 AGI, 2045년 인간과 AI의 완전한 합쳐짐을 예측한다. 2025년 MIT 강연에서도 그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세상은 이미 AI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과 AI가 어떻게 함께 진화할 것인가. AI는 어디서 왔는가. 무엇이 인간을 더 행복한 미래로 이끌 수 있는가. 그 마지막 질문이 핵심이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은 150명의 전문가를 모아 노동의 미래를 논의했다. 두 캠프로 나뉘었다. 한쪽은 AI가 일을 대신하면 인간이 자유로워진다고 봤다. 다른 한쪽은 그 자유가 공허하다고 했다. 인간만이 공급할 수 있는 것 — 치료, 코칭, 교육, 커뮤니티 구축 — 이 마지막 가치가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성 자체가 희소 자원이 되는 시대. 기본소득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지, 아니면 인간의 노동 실패를 증명하는 시대가 될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이다.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든 인간과 인간이 서로 교류하고 인간다움을 더 풍요롭게 하는 교육과 시스템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이세돌은 AI 스타트업의 기술로 20분 만에 바둑 앱을 만들고 자신이 만든 AI에게 졌다. 그는 말했다. "AI는 승부나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을 살려주는 도구로 정의돼야 한다." 그러면서 방향을 틀었다. "바둑을 잘 두는 AI는 있지만 바둑을 잘 가르치는 AI는 없다." AI가 압도적으로 잘하는 영역이 아니라 AI가 아직 못하는 영역으로 이동하는 것. 이것이 인간이 찾아야 할 자리다.


AI 지배는 저항조차 모르게 작동한다


그러나 낙관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결이 클수록 취약점도 커진다. PC가 보급되면서 해킹이 생겼고, 스마트폰이 퍼지면서 딥페이크와 보이스피싱이 생겼다. AI가 일상에 들어오면서 어떤 범죄와 통제가 만들어질지 아직 다 보이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AI를 통한 지배가 과거의 권력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예전의 지배는 물리적 강제나 정보 독점이었다. AI를 통한 지배는 개인의 패턴을 학습해서 각자에게 맞춤화된 방식으로 작동한다. 내가 저항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수 있다. 독재자는 죽지만 그가 설계한 AI 시스템은 남는다. 되돌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던 인간에게 자동차를 주는 것인지, 행동을 통제하는 빅브라더를 심는 것인지 — 이 질문의 답은 기술이 결정하지 않는다. 인간이 결정한다. AI를 통제하는 사람을 또 누가 통제하는가. 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는가. 저자는 답을 쓰지 않았다. 앨런 케이의 말처럼 그 미래는 읽는 사람이 직접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네트워크가 통제의 수단이 아닌 공존의 구조가 되도록 교육하고 성찰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남기는 질문이고, 우리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일이다.




P.S. 그런 면에서 자기 언어로 자기 경험을 쓰는 사람들은 어쩌면 이미 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타인의 글에 공감하고, 응원을 건네는 일. 작은 행위처럼 보이지만 인간과 인간이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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