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17.
'꼬꼬마 텔레토비'를 기억하나요.
언덕 위에 갓난아이의 얼굴을 한 태양.
화사한 꽃들 사이로 뛰어다니는 토끼.
멀리 마법 풍차가 돌아가는 이곳에 4명의 텔레토비가 말한다.
“빠빠, 맘마”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흔들.
짧은 다리로 뛰고 구르고 깔깔깔.
그 당시 유아 프로그램으로는 기록적인 시청률17%와 주중 100%의 광고판매율 등을 기록했다고 한다. 처음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아이의 눈높이를 분석하고 계산해 만들었다. 영국의 언어학자 앤디 대번포트가 제작에 참여하였고, 국내 제작분도 대학의 유아교육 전문인력이 감수하였다. 언어학과 유아교육이 집결체였다.
오늘 어린이 뮤지컬에서 빠진 것
큰애가 우연히 티비에서 영화 '정글북' 예고편을 봤다. 나무 줄기를 타고 정글을 날아다니는 모글리, 실감나는 동물들은 녀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침 백화점에서 뮤지컬 '정글북'을 하길래 다녀왔다.
관람객은 취학 전 유아가 대부분이었다. 배우들의 분장이나 연기력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얼굴에 그려진 호랑이의 검은 무늬와 희번득거리는 눈에 아이들이 무섭다고 엄마쪽으로 몸을 기댔다. 하지만 모글리의 곰친구가 흥을 돋굴 때 아이들 몸이 더 움추러들었다. 쿵쿵 울리는 비트에 곰 바루가 LED 불빛이 번쩍거리는 DJ 테이블에 서서 몸을 흔들었다.
"푸츄핸접! 푸츄핸접! 컴 온. 아~예"
클럽이 뭔지. DJ가 뭔지도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은 대체 뭘 "소리 질러"야 하는지 어리둥절했다.
열연하는 배우, 친절한 공연 스텝, 깨끗한 공연장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관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