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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Mar 11. 2018

뿌염을 안 하는 이유

2018.3.10.



작년 학기초였다.

긴 생머리가 차분하니 잘 어울렸던

우리반 김태태양이 갑자기 머리를 싹뚝자르고 온 것은...


머리는 갑자기 왜 잘랐니

라는 사소한 질문에서

나는 모발기증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들었다.


독한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 아이들에게

가발을 만들어줄 머리카락을 기증받는다고 했다.


신선한 정보였지만

선뜻 '나도 할래' 할만한 입장은 못되었다.

긴 생머리를 찰랑거릴만한 나이도 아닌데다가

타고난 칙칙한 피부톤에 염색은 습관이 된 터.

아무래도 난 힘들겠다 싶었다.


그 이후로도 레드로 염색을 하고 별 생각 없이 살다가

TV에서 우연히 암투병 중인 아이를 보고

다시 생각이 났다.


어차피 머리는 기를 생각이었으니

이참에 한번 시작해보자 하고

버티고 버티는 중이다.


평소때는 별 상관 안 하고 괜찮다가도

가끔 미용실에 미친 듯이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특히 머리가 너무 지저분해 보일 때 그렇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다.

그런거...(불끈!)


더군다나 난

굵고 튼튼한 모발의 대명사 아니던가!

(학창시절 머리숱이 '밧줄'이라는 별명이...다들 줄다리기는 해보셨죠?)


'오늘 드디어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

라는 일기는 언제 쯤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공하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





+


요즘 미모에 굉장히 욕심내는

김태태양.

진짜 넌 배울 점이 녀석이야.

쌤도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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