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10.
작년 학기초였다.
긴 생머리가 차분하니 잘 어울렸던
우리반 김태태양이 갑자기 머리를 싹뚝자르고 온 것은...
머리는 갑자기 왜 잘랐니
라는 사소한 질문에서
나는 모발기증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들었다.
독한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 아이들에게
가발을 만들어줄 머리카락을 기증받는다고 했다.
신선한 정보였지만
선뜻 '나도 할래' 할만한 입장은 못되었다.
긴 생머리를 찰랑거릴만한 나이도 아닌데다가
타고난 칙칙한 피부톤에 염색은 습관이 된 터.
아무래도 난 힘들겠다 싶었다.
그 이후로도 레드로 염색을 하고 별 생각 없이 살다가
TV에서 우연히 암투병 중인 아이를 보고
다시 생각이 났다.
어차피 머리는 기를 생각이었으니
이참에 한번 시작해보자 하고
버티고 버티는 중이다.
평소때는 별 상관 안 하고 괜찮다가도
가끔 미용실에 미친 듯이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특히 머리가 너무 지저분해 보일 때 그렇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다.
그런거...(불끈!)
더군다나 난
굵고 튼튼한 모발의 대명사 아니던가!
(학창시절 머리숱이 '밧줄'이라는 별명이...다들 줄다리기는 해보셨죠?)
'오늘 드디어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
라는 일기는 언제 쯤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공하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
+
요즘 미모에 굉장히 욕심내는
김태태양.
진짜 넌 배울 점이 많은 녀석이야.
쌤도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