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하책방 Feb 15. 2021

色과 形態

단상록(斷想錄)




색(色)은 마음의 빛이며 형태(形態)는 마음의 길이다.  빛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꺽이지 않으며 물러서지 않는다. 빛의 직진은 삶의 무가해한 순수, 이면에 대한 무목적인 질투이기도 하다. 삶에 대한 의미를 생존의 방향으로 놓아둘 때 이 직진성은 무가해하며 무목적인 길로 달려간다. 한치 앞을 살피지 않는 그런 순수는 삶과 죽음의 가느다란 경계를 달리는 삶의 또 다른 위협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진의 빛이 아름다운 굴절들로 풍성해질 때 내가 만든 공간을 가득채워 순수와 이타적인 삶의 희열이 될 때 그 빛들은 내 마음에 형태가 되고 쌓여 길이 된다. 승화라고 불러도 좋을 이 형태적 결과는 나의 자주적이고 내면적인 울림이다. 마음의 결을 따라 빗어내는 세월이 또 다른 형태의 빛이 되고 길이 되는 그런 과정이 결국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삶이기를, 우리는 소망한다.   





작가의 이전글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