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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9. 건축 설계 요소와 국내 사례 분석

by 빛담

건물 통합을 위한 주요 건축 설계 요소

태양광 패널의 건물 통합 방식 (외벽, 지붕, 창호 등)

BIPV 기술에서는 태양광 모듈을 건물의 다양한 부분에 통합할 수 있습니다. 지붕 일체형 BIPV의 경우 기와나 지붕재를 대신해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여 지붕 자체가 발전 기능을 갖도록 합니다. 커튼월 및 외벽형 BIPV는 건물 외벽의 마감패널로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거나, 로이유리 대신 태양전지 유리를 적용하여 건물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도록 합니다.

이 밖에도 창호형 BIPV는 반투명 태양전지를 이중유리 사이에 삽입하여 창 자체가 빛을 들이면서 발전도 하는 방식이며, 발코니 난간, 차양 겸용 캐노피, 건물 일체형 태양광 슬라브 등 다양한 통합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BIPV 시스템은 건물 외피의 기밀성과 방수, 구조적 기능을 함께 충족해야 하므로, 창호나 지붕에 설치할 경우 일반 창호․지붕 시스템처럼 설치되되 직류(DC) 배선이 통합되는 식으로 구현됩니다.

반면 BAPV는 건물 구조에 별도 앵커나 프레임을 부착하여 옥상, 외벽 표면에 패널을 장착하는데, 이는 건물 구조체 바깥쪽에 추가되는 형태로 기존 건물에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미관 및 디자인 고려사항 (색상, 패턴, 소재 통합 등)

BIPV를 건축물에 적용할 때 심미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통적인 청색/검정색 태양광 패널은 건물 디자인과 조화가 어려울 수 있어, 컬러 모듈과 패턴 유리 등의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태양전지 셀 위에 특수 잉크나 필름으로 색상을 입혀 다양한 16가지 색상의 BIPV 모듈을 구현한 국내 사례가 있으며, 외관상 일반 유리처럼 보여 거부감 없이 건물 디자인에 녹아들게 할 수 있습니다. 초기 BIPV 시장에서는 이러한 컬러 태양광 모듈이 큰 관심을 모았으나, 변색이나 박리(접착층 들뜸) 현상을 해결하는 기술적 개선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셀과 배선이 들여다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턴이 있는 특수유리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국내 연구에서는 미관을 위해 표면에 물방울 무늬처럼 요철 패턴을 넣은 텍스처 유리 BIPV 모듈을 개발하여 시험했는데, 이 패턴유리가 버스바 등의 내부 금속선을 가려주는 시각적 효과를 주면서도 발전 효율 저하는 0.5%p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와 마감 기법을 통해 BIPV 모듈을 건물 외관 디자인과 통일성 있게 만들 수 있으며, 야간에는 모듈 뒤로 조명을 넣어 미디어 파사드처럼 연출하는 등 부가적인 디자인 효과도 추구되고 있습니다.


단열 및 차음 성능 연계

건물 외피의 일부로 태양광 모듈을 쓸 경우, 단열성과 차음성 등 건축물 성능과 연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신 BIPV 시스템은 복층유리 형태로 제작되어 외부 기후로부터 건물을 보호함과 동시에 열적․음향적 차단 성능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3중유리 구조의 태양광 모듈은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높은 단열 성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두 겹의 유리 사이에 셀을 배치한 구성으로 일반 커튼월과 유사한 차음 효과를 냅니다.

실제 BIPV용 태양광 유리는 로이코팅 등 유리 기술을 적용하여 열관류율을 낮추고, 태양광 셀이 차광 역할을 일부 함으로써 일사부하를 줄여 냉방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합니다. 또한 태양광 모듈로 구성된 외피는 빗물과 바람을 막아주는 외기 차단막 역할도 수행하여, 건물 내부를 쾌적하게 유지합니다. 이처럼 BIPV 시스템은 단순 발전 설비를 넘어 복합 기능성 외장재로 활용되며,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요소와 일체화되어 설계됩니다.


구조적 안정 및 안전 요소 (풍하중, 내화 성능 등)

건물 외장에 태양광을 통합할 때는 구조․안전 요소를 면밀히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높은 곳에 설치되는 태양광 패널은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풍하중 설계를 충족해야 합니다. BIPV 모듈과 부착 시스템은 풍압시험 등을 거쳐 UL 580 (지붕시스템 내풍시험) 등의 기준을 통과하도록 개발되며, 설치 시에도 구조체에 확실히 고정되어 패널 탈락 위험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화재 안전성도 핵심 고려사항입니다. 건물 외벽에 적용되는 BIPV는 불연성 또는 난연성 재료로 구성되어야 하며, 화재 시 화염의 전파를 막는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태양광 모듈은 건축자재로서 내화시험을 거치고, UL 790 (화재 등급) 등의 표준에 부합하는지를 검증받습니다. 실제로 BIPV 제품들은 전기적 안전뿐만 아니라 온도 변동, 기계적 하중, 충격 강도, 풍압 저항, 방수 성능, 내화 성능 등에 대해 엄격한 시험 및 인증을 통과해야 건축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 UL 규격에서는 BIPV 패널이 건축 외장재로서 전기적 안전, 화재확산 방지, 구조적 내구성 등을 모두 만족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고층 건물 외벽에 BIPV를 적용할 경우 외벽청소용 곤돌라 등의 유지보수 동선과 작업 안전도 고려하여, 모듈 배치와 설치 프레임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처럼 풍하중, 지진하중, 화재, 작업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구조계획 및 상세 노드 설계가 BIPV 적용 건축물의 안전성을 좌우합니다.


국내 BIPV/BAPV 적용 건축물 사례

송파 KT 타워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KT송파지사 타워는 전 층 외벽 스팬드럴(spandrel) 부분에 BIPV 모듈을 통합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2021년 준공된 이 쌍둥이 타워 건물은 일반적인 검은색 유리커튼월처럼 보이지만, 실은 불투명한 벽체 구간 전체를 올블랙 특수 태양광 모듈로 마감하여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적용된 BIPV 설비 용량은 약 314kW에 달하며, 남향 위주로 배치된 패널을 통해 연간 약 5천만 원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태양광 모듈을 건물 외벽 유리와 동일한 색상으로 특수 제작하여 외관의 통일성을 확보했고, 모듈과 모듈 사이에는 커튼월 프레임을 활용한 통합 배선 시스템을 적용하여 깔끔한 디테일을 구현했습니다. 송파 KT 타워 사례는 고층 상업용 빌딩의 파사드 전체에 대용량 BIPV를 일체화한 국내 최초 수준의 사례로 평가되며, 건물의 심미성, 경제성을 모두 충족시킨 모범적인 BIPV 적용 예시로 꼽힙니다.

송파KT타워.png 송파KT타워


한화 본사 빌딩 (서울)

한화그룹 본사 빌딩은 1980년대 건물 외관을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한 사례로, 파사드에 태양광 발전 기술을 통합하여 2022년 CTBUH 리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네덜란드 UN스튜디오(UNStudio)가 설계를 주도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커튼월을 철거하지 않고 층별로 순차시공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외장에 임베디드 솔라 패널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이중외피를 구축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외벽에 불규칙한 패턴의 수직 루버와 패널이 배열되어 있는데, 이 반투명 패널 일부에 태양전지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으로 빌딩의 태양광 패널이 멀리서 볼 때 눈에 띄지 않고 건물의 유리 커튼월과 조화를 이루며, 실내에는 자연광을 들이면서도 태양열 부하를 줄이는 이점이 있습니다. 한화 본사는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에너지자립률을 크게 높였으며, 친환경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건물 자체가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상징적인 본사 건물로 탈바꿈했습니다.

한화본사빌딩.png 한화 본사 빌딩(서울)


서울시청 신청사

서울시청 청사는 공공건축물에 신재생에너지를 통합한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2012년에 완공된 서울시청 신청사는 지붕에 건물일체형 태양광 패널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 절감기술을 적용하여, 건물 에너지의 약 28~29%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곡면 형태의 지붕에 곡률에 맞춘 태양전지를 배치하고, 일부는 건물 외벽에 장식적 요소로 통합하여 도심 한복판에서도 태양광 설비가 디자인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설계로 서울시청사는 완공 당시 친환경 랜드마크로 주목받았으며, 공공 부문에서 BIPV 도입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image_readtop_2012_306943_1337509688639410.jpg 서울시청 신청사


기타 사례

이 밖에도 국내에는 BIPV를 도입한 건축물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세종시 스마트시티 사업의 일부 건축물에서는 외장패널 일체형 BIPV가 도입되어 스마트에너지관리시스템과 연계되었으며,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역시 일부 외벽에 태양전지 패널을 통합해 친환경 성능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단 울산 신사옥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건물들은 적극적으로 BIPV 커튼월을 채택하여 건물 자체가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선도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신설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캠퍼스에도 약 67kW 규모의 컬러 BIPV 모듈이 외장에 설치되어, 방문객들에게 미래형 태양광 건축자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558066287_bDv_lotteworldtower.jpg 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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