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및 제품 혁신을 통해 ZEB 제도권 ‘노크’
지난 3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우리는 중문이 단순한 인테리어 자재를 넘어, 우리 집의 에너지 효율과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했습니다. 과학적인 시험을 통해 입증된 놀라운 단열 효과부터 강화된 안전 기준의 필요성, 그리고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시대의 필수재로서 중문의 위상과 '단열성능 등급제' 도입의 시급성까지 심도 있게 다루었습니다.
이제, 중문 산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체계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성능을 고도화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ZEB 인증과 같은 국가 건축물 에너지 정책의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후속 기사에서는 중문 산업의 미래를 바꿀 이러한 혁신적인 노력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과거 중문 시장이 디자인과 가격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이제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성능 중심의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중문의 단열성능 평가 시험 방법'이 있습니다. 이 표준화된 시험 방법은 제조사들에게 자사 제품의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시험 방법을 활용한 다양한 R&D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주요 R&D 추진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의 알루미늄, PVC, 목재 프레임을 넘어 단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복합재질(Composite) 프레임이나 열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열교차단(Thermal Break)’ 설계 적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로이(Low-E) 코팅 유리 및 아르곤 가스를 주입한 복층유리나 삼중유리를 적용하여 단열 성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열성능은 문 자체의 성능만큼이나 문틀과 벽체, 문짝과 문틀 사이의 기밀한 마감 처리가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외부 공기 누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성능 가스켓(Gasket) 소재를 개발하고, 문짝의 변형을 최소화하여 장기간 사용에도 초기 기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 설계 연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SPS-KPSA 0001-7415 표준에 명시된 개폐력, 내충격성, 손끼임 방지 등의 안전 기준을 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한창입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를 고려하여 비상 상황에서도 적은 힘으로 쉽게 열 수 있는 수동 개방 기능이나 문이 닫힐 때의 충격을 흡수하는 댐퍼 기능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그 외 저소음 등의 장점을 내세운 리니어 모터를 사용하는 자동 중문 등의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개발 노력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중문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국가 공인 제도인 ZEB 인증 시스템에 공식적으로 반영시키는 것입니다. 현재 ZEB 인증은 외벽 창호의 열관류율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고려하지만, 실내 공간의 열 관리를 책임지는 중문의 역할은 정량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열쇠가 바로 ‘중문 단열성능 등급제’의 제도화입니다. 등급제가 도입되면, 건축 설계자는 ZEB 설계를 할 때 등급에 따라 명시된 중문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건축물 에너지 평가에 정량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ZEB 인증을 받으려는 건축물에 단열성능 1등급의 중문을 설치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 절감 성능을 인정받아 ZEB 등급 상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조사에게는 고성능 제품 개발의 동기를 부여하고, 건축주와 소비자에게는 에너지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국가적으로는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제품안전협회 및 한국인테리어중문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이 등급제가 녹색건축인증(G-SEED) 등 관련 정부 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문 산업의 이러한 혁신적인 변화는 결국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에서 완성됩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디자인만으로 제품을 고르는 '묻지마 설치'에서 벗어나, 우리 집에 설치될 중문이 어떤 표준에 따라 만들어졌고,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졌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제품이나 포장, 설명서에 SPS-KPSA 0001-7415(안전성)나 단열성능등급과 같은 표준번호 등의 제품의 특성을 명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의 첫걸음입니다. 소비자의 이러한 적극적인 요구가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정직하게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우수 기업들이 인정받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중문은 이제 우리 생활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지구를 위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약속이 되었습니다. 기술개발과 제도 개선이라는 두 날개를 단 중문 산업이 만들어갈 안전하고 따뜻한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