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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Nov 17. 2019

2012 하계 베트남 해외봉사

오랜만에 다시 찾은 해외봉사

갓 제대한 후 첫 학기는 정말 폭풍처럼 지나갔다. 그 폭풍 속 태풍은 베트남 해외봉사였다. 어쩌다 보니, 자연스레 또 해외봉사에 가게 됐는데 이번엔 프로그램에서 학생이 아닌 조력자 혹은 중간관리자의 역할인 '스탭(*스태프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우리는 '스탭'이라 통칭했다.)'이란 역할을 맡았다. 같은 학생임에도 중간에 끼어서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 이상의 매력이 있었다.

한 학기의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떠나는 날! 마이앤트메리의 공항가는 길이 생각났었다.

이번 베트남 해외봉사팀의 스탭은 총 4명이었다. 나와 다른 형 그리고 우리를 현지에서 도와줄 베트남 유학생 형 두 명이었다. 그중 민찌 형이랑은 엄청 친해졌다.

내 뒤에 있는 형이 바로 우리 민찌 형이다.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유독 행사들이 많았던 거 같다. 아래 사진은 우리와 함께 봉사를했던 띤양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환영해주는 모습이다. 내 옆에 있는 분이 당시 팀장역할을 맡았던 형이다.

신 짜오, 신 깜언!

우기라 그런지 모기가 정말 많고 습했는데 하필 또 모기장을 잘못 쳐서 저런 불상사가 났다. 정말 몸에 100방도 훨씬 넘게 모기를 물렸었다. 현지 사람들이 이러다 뎅기열에 걸리겠다고 걱정할 정도로 심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다만 미칠 듯 간지러웠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모기와의 악연

스탭의 큰 역할 중 하나는 이렇게 상비약과 기타 봉사팀에 필요한 많은 부분들을 늘 숙지하고 챙겨주는 것이었다. 전체적인 진행 및 조율을 팀과 교직원 혹은 다른 결정권자와 협의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도 때때로 주어지지만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이렇듯 팀원의 안전을 지키고 유사시에 침착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참고로 저 작은 가방을 봉사 내내 메고 다녔는데 진짜 나중엔 군장 느낌이 났다.

나 제대했는데 웬 군장...?

해외봉사는 각 기수별, 나라별로 그 봉사의 성격이 달라진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현지에서 원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번 베트남팀은 주 목적은 이렇듯 교육 및 놀이봉사로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를 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있었다.

교육 봉사 / 놀이 봉사 모습

그리고 노력봉사는 사실 이 팀의 주 봉사는 아니었다. 그래서 현지에서 요청 온 외벽도색의 경우 큰 부담을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참 사람 일은 알 수가 없어서 실무자의 무리한 요구와 스탭의 미숙함 등 여러 요인으로 모두를 힘들게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때의 나는 맘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외부'요인에 대한 경험도 적었던 것 같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노력봉사

처음 겪는 시간으로 힘들어할 때, 민찌 형의 인도로 근처 조그마한 가게에서 먹었던 오리지널 베트남 쌀국수. 호찌민이든, 한국이든 정말 베트남 쌀국수 중에선 저게 제일 맛있었다.

형의 마음이 담긴 인생 쌀국수!

그 시간을 통해 내가 배운 점이 있다면 역할에 따라 의도적으로 둬야 하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중간 관리자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면 많은 부분이 그 거리에서 기인하는 게 아닐까. 한 명의 봉사자로서는 아쉽고 섭섭한 부분도 있었다. 베트남 스탭으로 갔을 때는 아무래도 스탭으로서는 처음이니까 그런 부분들이 어려웠다. 가끔은 팀원처럼 행동하기도 했던 것 같다.

베트남팀을 인솔하셨던 교직원들 / 아이들과 나

교육봉사를 다 마친 후 이렇게 하루를 잡아서 준비해온 것들을 이렇게 전시도 하고 문화공연을 진행했다.

우리의 순간들을 담은 칠판

함께 봉사를 했던 띤양대 학생들과 번갈아가면서 준비해온 문화공연을 했다. 그 친구들은 주로 현지 전통 춤을 많이 선보여줬고 우리는 K-POP 댄스를 많이 준비해서 보여줬다. 마을주민들과 함께해서 더 흥겨웠다.

팀원분들, 띤양대 학생들과 즐거운 한때

봉사를 마치고 다시 방문한 띤양대. 악수하고 있는 분은 띤양대 총장님이신데 사람인연이 재밌는 게 저분과 이 봉사 직후 우리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마주쳐서 반갑던 기억이 있다. 봉사가 줬던 또 하나의 재밌었던 순간이다.

공손한 악수...*

그렇게 봉사를 마치고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시간을 가슴에 새기고 호찌민에서 잠시 관광을 했다. 다들 들떴지만 오히려 그럴 때 끝까지 스탭으로서 역할과 긴장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스탭으로서는 처음이라 괜히 더 힘이 들어갔던 것 같기도 하다. 

여기가 호찌민입니까?

매번 그렇듯 베트남에서도 정말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했고 재밌었다. 무엇보다 좋은 베트남 친구들도 많이 알았고 스탭을 통해 중간관리자로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시간이었다. 덕분에 귀국 후 거의 바로 진행했던 다른 봉사에서 맡은 역할은 쉽진 않았지만 한결 수월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소중한 이야기가 내 맘속에 소담히 쌓였다...*

제 주특기는 4.2" 박격포... 아니 현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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