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만난 천사들
베트남에서 정말 좋고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귀국한 나는 상당히 지쳐있었다. 하지만 바로 예정되어 있던 큰 봉사가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LH 그리고 LH봉사단과 내가 속한 베어드봉사단이 함께하는 울릉도 '스쿨어택' 멘토링 여름캠프였다. LH봉사단은 학기 중에도 주로 멘토링을 비롯한 교육 관련 봉사들을 많이 진행하는데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스쿨어택이란 교육캠프를 열고 있었다. 나는 사전기획부터 교육의 진행이나 여러 부분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은 스태프 중 영상을 맡았다. 내 일과는 참 심플했다. 매일 개인적으로 가져간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다. 그리고 밤, 새벽에 영상으로 편집한다. 그래서 마지막 날 전에 학부모님들과 함께하는 문화공연날 틀 영상과 졸업식에 쓸 영상을 각각 만들어낸다...* 데드라인이 데드라인인지라 버겁기도 했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가끔씩 LH에서 필요한 사진이나 영상 같은 걸 요구하시면 보내드리는 게 부업(?)이었는데 기업과 직접 그렇게 소통하면서 홍보역할을 익히는 것도 내겐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중에 LH 측에서 내가 보내준 사진으로 보도자료를 만드셔서 내가 찍은 사진들이 언론매체에 실리고 내가 만든 영상이 LH측에 의해 다시 쓰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덤으로 주어진 보람이었다. 개인적으로 베트남 해외봉사를 마치고 한 1주 쉬고 1주 준비해서 바로 갔기에 체력이나 여타 다른 미흡함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었다. 다행히 먼저부터 준비해오신 다른 스태프 및 팀원분들과 사고 없이 잘 따라준 아이들 덕에 또 하나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새길 수 있었다.
교육봉사는 과학, 놀이, 영어의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져 순환식으로 진행됐다. 과학교육에서 진행됐던 풍선으로 달걀 안 터지게 하는 프로그램에선 나도 초등학교 때 빨대로 달걀 안 터지게 하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어서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영어교육은 공항, 영화관 등으로 상황극을 만들어 자연스레 아이들이 표현을 습득하도록 도왔다.
또 영어로 된 영화를 보여주며 영어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줬다.
놀이교육팀은 티셔츠 꾸미기, 사물놀이 등 정말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게 준비해주셨다.
놀이교육팀이 실내에서 교육할 때 강당을 사용했는데 나는 강당 칸막이 뒤 한구석에 저렇게 살림을 차리고 편집을 했다. 근데 학교가 밤에 보면 좀 무서운 그림도 있고 정말 컴컴해져서 되게 무서웠다. 물론 내가 겁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진짜 그 분위기는 어마어마했다. 어후 특히 밤에 저기서 혼자 편집하면 공포 영화 같은 느낌...*
그렇게 이어졌던 4일간의 교육 뒤에 문화공연이 있었다. 핸드벨처럼 봉사단 선생님들이 직접 준비해 간 공연 프로그램 못지않게 마술, 춤 등을 아이들의 교육과 연계하여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게 참 좋았다.
그렇게 이어졌던 4일간의 교육 뒤에 있었던 문화공연 날.
이렇게 핸드벨처럼 봉사단 선생님들이 직접 준비해간 공연프로그램도 많았지만
마술, 춤 등을 아이들의 교육과 연계하여 혹은 따로 준비하여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게 참 좋았다.
마지막 행사는 졸업식이었다.
졸업식 중 교사들이 이렇게 한명 한명 호명되어 아이들에게 한마디씩 하는 순서가 있었다. 솔직히 나는 영상스태프라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컴퓨터 앞에서 편집과 씨름했지 직접적으로 아이들에게 교육하거나 놀아주는 시간이 적었다. 어린 마음에 아쉬움도 컸는데, 아이들이 내 차례에 밝고 크게 "카메라맨 !!카메라맨 샘이다!!!" 막 이렇게 외쳐줘서 저때 진짜 뭉클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나의 애매하게 묻음 때묻은 걱정과 아쉬움을 따뜻하게 씻어줬다. 아이들은 참 특별하다. 그래서 감사했던 나는 굳이 한마디를 더 했다. "얘들아 이왕이면 PD라고 불러줘(당시 내 꿈이니까)" 그러자 아이들은 바로 "PD샘!PD샘!!"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보여줬던 스쿨어택의 공연영상과 졸업식 영상을 소장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을까봐 학교 컴퓨터에 백업해놨으니 가져갈 사람 가져가라고 말했다. 곧 이어 내가 만든 영상이 상영 되었다. 내 관점으로 찍은 사진과 영상으로 편집된 영상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순간이 정말 특별하게 남았다. 몇몇 부분을 보고 우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보니 더 밝게 만들 걸 그랬나 싶기도 했었다.
마지막 단체사진을 끝으로 울릉도 스쿨어택은 끝이 났다. 2012년 여름은 베트남 갔다와서 울릉도 갔다오니 끝나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울릉도는 얼마나 정신 없이 갔었는지 정확한 캠프 일정을 가서 알았다. 내가 알던 것보다 이틀인가 더 많았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진짜 재밌었다. 어떻게 갔나 싶으면서도, 안 갔으면 큰일났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