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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Oct 01. 2024

장담할 순 없어도 항상 흐리진 않은 날씨

#19 2022.07.21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왔다. 열심히 일하고 하늘이 살짝 갠 틈을 타 호수를 돌았다. 요즈음 우리 집 늙은 개가 눈에 띄게 자주 잔병치레를 겪는 걸 보며 많은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속상하다. 물론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여전히 누구보다 귀엽지만 그가 견디는 아픔을 가늠할 길이 없어 미안할 때가 많다. 살아 있음만으로 위로가 되는 존재가 오래 함께하길 바라지만 무엇보다 머무는 곳이 어디든 편안했으면 좋겠다.

잠시 비가 멎은 순간, 구름 사이 하늘은 오히려 맑다. 티끌이 적은 공기 속, 날이 생각보다 서늘해 반가웠다.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나가니 확실히 사람이 정말 많았다. 보통 나는 북적이는 걸 선호하지 않는데 오늘은 왠지 웃고 떠들거나 심지어 화내는 행인까지 모두 정겨웠다. 나의 취향과 기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마음가짐인 것 같다. 일체유심조...* 맑음과 흐림이 공존하는 하늘은 뭔가 하늘이 호수를 비춘 듯, 호수에 하늘이 비친 듯 투명했다. 오랜만에 마주한 길냥이들도 안심을 더했다. 왠지 모를 안온함을 느끼며 기대가 자라던 하루였다. 날씨를 장담할 순 없지만 아무리 우기여도 항상 흐리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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