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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Oct 01. 2024

진심으로 쌓은 호수를 위한 방어선

#18 2022.07.12

예상대로 업무가 평소보다 많고 부담스러워 조금 지칠 정도였다. 하지만 사회생활 8년 차를 맞은 직장인에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은 그나마 통제 가능한 변인에 속한다. 피로가 조금 벅찰만하면 반려견의 포근한 낮잠과 어머니의 시원한 꿀물 한 잔 등 많은 것들이 힘을 줬다. 아름다운 달무리 아래 호숫가를 둘러 걷는 일도 든든하게 나를 지탱했다.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많은 뿐 참 감사와 빚이 많은 인생이다.

사랑하는 호수의 평화를 깨는 불법 낚시에 대해 관할 기관의 대처와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의 민원을 주고받았다. 어떻게 보면 유난일 수 있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신 주무관님 덕분에 작고도 큰 변화가 생겼다. 덱이 있는 호숫가 특성상 낚시 포인트는 거의 무한에 수렴하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애용되는 곳 중 하나에 불법 낚시 금지 현수막 및 장애물 등 방어선이 보완됐다. 먼저 받은 연락으로 알고 있었기에 해당 지점에 가까워지니 진심으로 설렜다. 남보다 준법 시민은 아닐지언정 지킬 수 있는 것들은 그러고자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쁜 공무원에게 짐을 더해준 건 아닌지 죄송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보다는 감사함과 뿌듯함을 더 느꼈다. 감히 나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보람이 되고 호수에는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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