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국의 자취부터 공룡 발자국까지
국내 소도시 여행을 가면 덜 유명할 뿐, 볼 만한 곳들이 참 많다는 걸 실감하곤 한다. 경상북도 의성도 마찬가지였다. 기억에 남는 의성 관광지 몇 곳을 기록해 본다.
조문국(召文國)은 의성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국가다. 박물관 인근에 분포하는 260기 이상의 고분에서 다양한 관련 유물들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박물관은 의성군청에서 조문국 및 의성 지역의 역사와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조사, 수집, 전시, 보존하기 위하여 2013년 개관했다.
주차장이 널찍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였는데 오후 5시에 입장을 마감했다. 감사하게도 입장료는 무료였다. 생뚱맞게 느껴지는 어트랙션이 있는 로비를 지나 의성과 조문국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에 입장했다.
독특하게도 입구 언저리에 조문국의 전통 의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선사시대, 삼한시대, 삼국시대 및 의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마침 국보순회전 ‘황금빛 매혹, 신라 장신구’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함께 볼 수 있었다.
화려하고 정교한 신라의 장신구는 참 아름다웠다. 다만 조문국을 공격했던 국가의 유물이 조문국 박물관에서 전시된다는 점이 조금 묘하게 느껴졌다.
바로 옆 민속유물전시관은 의성 지역에서 전승, 보존되고 있는 민속놀이와 의성 사람들이 사용하였던 민속 유물을 전시한 공간이다. 지금은 폐교가 된 조문초등학교에 대한 유물도 전시되어 뭔가 더 생생했다. 모두 보고 나오니 어느덧 5시가 지났다.
바로 옆에 고분이 있어 신기했다.
근처에 경덕왕릉과 의성 조문국사적지가 있어 가 봤다.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성 금성산 고분군은 지금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행정 구역 상으론 대리리, 탑리리, 학미리 등지에 이른다고 한다. 조문국 경덕왕이라 전해지는 고분을 포함해 약 374기의 고분이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랫동안 조문국의 도읍지였던 땅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했다.
조문국고분전시관은 멀리서 보면 약간 이글루 같기도 했다. 대리리 2호분이 있던 자리에 세워져 무덤 내부 모습을 재현한 모습과 당대의 풍습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더운 날 잠시나마 냉방의 찬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무덤가의 한기도 무더위를 가시는데 보탬이 됐다.
풍경이 진짜 아름다웠다. 약간 윈도우 배경 화면 혹은 텔레토비 동산이 떠오르기도 했다.
입구 쪽으로 돌아오면 조금 뜬금없이 조문국의 기마 무사 동상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문익점 면작 기념비가 있다. 무슨 연유로 이곳에 자리했나 찾아보니 고려 말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 선생의 손자 문승로 선생이 의성 현령으로 있을 때, 이곳에 다시 파종했었다고 한다. 1935년 김서규 경상북도지사가 문익점의 목화 재배를 기념하여 비석을 세웠다는데 개인적으론 이곳에 비석까지 세울 관계성인진 조금 의아했다.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화석 산지 또한 근처에 있다. 이곳은 1989년 의성군 관내 지방 도로 확장 공사 중 흙을 깎아내면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규모 공룡 발자국이 온전히 보존되어 천연기념물 제373호로 지정되기도 한 곳이다. 공룡 관련해선 국내 최초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무려 300개 이상의 공룡발자국을 관찰할 수 있다. 얼핏 보면 그냥 풍화된 돌 같기도 하지만 공룡발자국이라 생각하고 보니 기분이 묘했다. 오늘 나의 발자국은 어느 곳에 어떻게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