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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Nov 17. 2019

2007년 소록도

기대와 실망의 공존. 그럼에도 자연스레 이어진 길.

2006년 소록도에서 처음으로 봉사의 '맛'을 알게 된 나는 2007년 다시 소록도를 찾았다. 처음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했고 무엇보다 많은 어르신들께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고 싶어 했음에도 막상 갔을 땐 마냥 좋지 않았다. 먼저 1년 새 이미 많은 어르신들이 영영 먼 곳으로 떠나셨거나 타지로 이사를 가신 상태였다. 어린 마음에 괜스레 상심이 컸다. 그래도 거짓말처럼 1년 전에 뵀던 어르신 한 분을 다시 뵙고 인사드림으로써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봉사를 하면 얻게 되는 특권 중 하나가 그런 특별한 순간들인 것 같다. 또 이때는 나랑 친한 친구들이 많이 가서 친구들과 함께 봉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소록도의 연륙교인 소록대교가 개통하기 직전이라 여전히 배를 탔다.
당시 우리가 묵던 소록도의 교회


봉사 활동은 1년 전과 비슷했지만 어르신들의 집을 청소해드리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 단체생활에 서툰 고등학생들이었음에도 조별로 움직이며, 설거지부터 여러가지 활동을 직접하며 나름 주체성을 기르는 시간이기도 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단체와 조직에 대해 배웠다.

봉사활동 모습

시간이 지나고 보니, 친구들과의 잊지 못할 추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덤'인 것 같다.

나와 고등학교 단짝 종현이
우리 조 친구들

봉사를 다 마친 뒤엔 이렇게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도 보냈다. 지금은 소록도가 관광 쪽으로 개발되었다고 들었다. 당시엔 지금에 비해 더 '섬'이었다. 덕분에 티 없이 맑았던 우리는 탁한 바닷갈에서 그 누구보다 해맑은 시간을 보냈다.

아마도 티 없이 맑았던 우리

개인적으로 첫 소록도 봉사가 너무 특별했고, 행복했기에 기대가 컸다. 기대만큼 차지 않는 마음에 아쉬움이 컸던 두 번째 소록도 봉사였다. 그럼에도 내가 나눈 시간과 마음 이상으로 겪은 행복했고, 감사했다. 알게 모르게 '봉사' 혹은 '나눔'을 삶의 방식으로 체화해 나갔던 것 같다. 대학교에 가면 다른 봉사들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품게 됐다. 나에게 '소록도'는 뭐랄까, 지극히 개인적인 봉사의 성지로 그렇게 영원히 남았다.

또 도전했던 스타리그 컨셉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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