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일하고억울하잖아요.

by 홍선영

나만 일하고 억울하잖아요.


억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20대 초반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하루아침에 겨우 잠을 잘 수 있는 평수의 월세방으로 이사했다. 그러고도 남은 빚이 있었다. 가족 앞에 남겨진 그 빚을 청산하기 위해 10여 년의 세월을 쏟았다.

돈을 많이 벌어야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적성에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이면 나쁜 일이 아니면 해야만 했다. 그렇게 시작한 세일즈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성격이 내성적 인터라 새로운 사람과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할수록 일은 재미없었다. 나와 어울리지 않는 재미없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현실에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동생들은 일하지 않는데 나만 빚을 갚기 위해 일한다 생각에 억울함도 있었다. 억울하다는 것은 내가 하지 않은 일로 이유 없이 벌을 받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분한 감정을 뜻한다. 내가 하지 않은 일로 받는 벌이니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을 경험하게 되는 상황이다. 나의 잘못도 아니고, 책임의 의무도 없는 일에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다는 건 달갑지 않다. 그러니 가슴 깊이 화가 올라왔다. 나는 늘 화난 사람처럼 행동했고,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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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모든 것이 억울했다. 장녀라는 책임감을 가진 내가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졌다. 내 인생이 내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가족의 생계를 무시할 수 없었고 그렇게 현재만을 위해 살았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억울했던 그 시절이 있어 다행이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실적이 좋아 인정을 받았고 내성적인 성격이 점차 변했다.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못했던 성격이었는데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외향적 성격이 되었다. 일을 하며 워낙 힘든 기억이 많아서 웬만큼 힘든 일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정도로 단련되었다. 결국 그때는 억울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나만 일을 해서 손해 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만 일을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다.

지금 억울하다 여겨지는 일이 있다면, 그 일에 최선을 다해 보자. 예를 들어 나만 야근을 해서 억울하다면, 그 시간에 집중하자. 야근을 통해 나는 회사 일을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게 된다. 꼭 손해라고만은 볼 수 없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힘든 일이 지나가면 기쁜 일이 다가온다. 지금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억울한 일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만 일을 한다는 건 억울함이 아닌 기회다.


애플의 창업주이자 창조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 그는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가 세상에 내놓은 제품들은 혁신이고 우리는 그로 인해 그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손안에 컴퓨터라니 혁신이 그의 창의적인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는데 바로 자신이 창업한 회사인 애플에서 쫓겨나게 된다. 매킨토시 컴퓨터의 성공 이후 열정을 가지고 만든 리사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주주들은 스티브 잡스의 일에 대한 고집과 자기중심적 성격을 운운하여 그 책임을 물었다.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컴퓨터를 만들었지만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팀워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독불장군의 모습에서 부하들을 배려하고 의견을 듣는 리더가 되었다. 그렇게 회사를 떠난 스티브 잡스는 13년 만에 다시 애플의 경영자로 돌아왔고 그 후의 애플은 성공 가도를 달린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난 시간 동안 스티브 잡스는 자신에게 유리한 기회를 만들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자신이 문제들을 고쳐가는 기회로 삼았다.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넥스트 컴퓨터와 픽사를 경영하면서 단점을 고치며 성장했다. 쫓겨난 사실은 억울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기회가 되었다. 아마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쫓겨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애플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억울해하지 말자. 최선을 다하는 지금의 시간이 기회가 된다.

억울하다는 부정적인 감정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직면하는 현실과 나를 지금의 상황으로 몰아간 상대에게 분노하게 된다.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꼭 손해는 아니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도 있다. 손해가 아닌 이익에 집중해 보자. 지금의 상황을 긍정으로 바라보는 옵티미스트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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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미스트가 되다는 건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 억울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다. 여기에 상황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면 옵티미스트가 되자. 옵티미스트란 긍정 관점으로 어려운 상황이나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나의 실수는 아니지만 기업을 대표하여 고객의 질책을 받는 경우가 있다. 가령, 직원이 알려준 방법으로 이동했지만 길을 잘못 들었다며 항의하는 고객을 응대하다 보면 여러 감정이 스쳐 간다.

“고객님 제가 알려드린 것이 아니라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라며 내 잘못이 아닌 일을 더 이상 언급하기 싫다고 대처할 수도 있다. 긍정적인 직원이라면 ‘이 정도 일쯤은 감정 상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지.’ 생각하며 고객을 공감할 수도 있다.

옵티미스트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고객의 불만 사항을 받아들이고 비슷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고객에게 보다 쉬운 방법으로 길을 안내하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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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심리학의 권위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부정적 정서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한정하고, 긍정적 정서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확대한다고 주장한다. 사례에서 상황을 억울하게 받아들인다면, 그 부정적인 감정은 사고와 행동을 한정한다. 고객의 항의를 들어주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어떻게 하면 고객의 이야기를 멈출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옵티미스트의 긍정적 정서는 사고와 행동을 확대한다. 내가 고객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입장으로 상황을 주도하게 된다.


살다 보면 나만 일해서 억울하다는 감정이 들 수도 있다. 사소한 일로 억울해 말자. 손해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얻는 이익에 집중해보자. 잃는 게 있다면 얻는 것이 있다. 얻는 것이 있으니 억울해 말자. 부정적인 감정은 나를 현재의 문제에만 한정하는 좁은 시각과 행동을 하게 한다. 나의 사고와 행동을 확대할 수 있는 옵티미스트가 되자. 잘 될 거야라는 무작정 긍정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잘 될 것이 가로 확대하여 생각하자. 상황을 내편으로 만드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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